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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로 다시 읽는 세계사 - 역사를 뒤흔든 지리의 힘, 기후를 뒤바꾼 인류의 미래
이동민 지음 / 갈매나무 / 2023년 4월
평점 :

<지리의 힘>이라고 팀 마샬의 책을 읽을 적이 있어요. 지리적 위치에 따라 나라 혹은 문명의 흥망성쇠를 자세하게 소개 놓은 책이었는데요. 우리가 흔히 역사를 바라보는 방식과 달리 '지리'라는 키워드를 통해 세계사를 설명해 주어서 재미있기도 했고 책을 읽으면서 식견이 넓어진다는 느낌이 들었었어요.
이번에 읽은 <기후로 다시 읽는 세계사> 역시 비슷한 맥락으로 '기후'가 세계사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가를 통해 세계사를 통사로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된 도서였어요.
처음 이 책을 알고 나서 재레드 다이아몬드의 <총,균,쇠>의 내용이 많이 떠올랐는데요. 역시나 <기후로 다시 읽는 세계사>에서 재레드 다이아몬드의 <총,균,쇠>의 내용을 자주 언급합니다. <총,균,쇠>에서 유라시아는 동서축으로 되어 있어 남북축으로 되어있는 아프리카와 아메리카에 비해 환경이 좋고 교류가 쉬워 빠른 속도로 문명이 발달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요. 유라시아와 아메리카의 운명을 나눈 결정적 차이에 대해서 <총,균,쇠>에서 언급한 화학무기와 강철, 그리고 가축에서 유래하는 전염병에 대한 내성의 존재 여부에 더해 유라시아인들이 말을 가축을 길들이고 활용함으로써 스텝이라는 불리한 기후환경에도 불구하고 성장할 수 있었음을 이야기하고 있어서 <총,균,쇠>나 <지리의 힘>과는 또 다른 시각에서 세계사를 이해하고 접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앞서 이야기한 <총,균,쇠>나 <지리의 힘>에 비해 분량도 적고 더 쉬운 편이라서 두 책을 접하기 전에 미리 <기후로 다시 읽는 세계사>를 읽는 것도 방법이 아닌가 싶어요. <기후로 다시 읽는 세계사>를 미리 읽고 두 도서를 읽는다면 내용을 이해하는데 더 많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인류가 생겨나면서부터 시간의 흐름으로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어서 세계사를 통사적으로 크게 훑는데에도 도움이 되더라고요.
책의 마지막에서는 본문에서 다룬 세계사 주요 사건과 기후변화 연표도 있어서 인류사의 주요사건과 주요 기후변화를 연결하여 기후변화가 인류사의 주요한 사건에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지를 한 눈에 볼 수 있어서 내용이 정리가 되어 좋았습니다.
요즘은 융합이나 통합형 수업을 많이 하더라고요. 학교의 수업도 그런 방향으로 많이 바뀌고 있고요. 그런 의미에서 기후와 역사를 묶어 함께 이해할 수 있는 <기후로 다시 읽는 세계사>와 같은 책을 통해 융합적 사고를 하는 기회를 가져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뿐만 아니라 도서의 뒷부분은 현재 우리가 직면한 기후위기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기후위기가 가지고 올 문제들과 그것을 예방하기 위한 국제적인 노력들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있어서 한번쯤 읽고 내용을 정리해둔다면 토론수업 등에 유용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기후라는 키워드로 세계사를 이해하는 방식이 참신하고 재미있고 또 더 쉽게 세계사에 접근할 수 있게 해 주어서 좋았던 <기후로 다시 읽는 세계사>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