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런 벽지
샬럿 퍼킨스 길먼 지음 / 내로라 / 2021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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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별 생각 없이 가볍게 소설 한 편 읽어볼까 하고 시작했다가 책을 덮는 순간의 기분이란!

출산을 한 지 얼마 안 된 육아 우울증을 겪는 여성의 1인칭 시점으로 시작하는 이 소설은 처음 가볍고 경쾌한 문체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그래서 결말이 이토록 충격적일거라고는 상상하기 힘들었어요.

작가가 실제 자신이 겪었던 신경 쇠약증 혹은 육아 우울증의 경험으로 쓴 소설이라 주인공의 심리 묘사가 아주 세세하게 표현되고 있습니다. 방 가득 채워진 누런 벽지를 바라보는 주인공의 사고의 변화들을 읽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주인공의 입장에서 큰 방 한가운데 못 박힌 채 있는 침대에 마치 내가 누워있는 기분이었어요.

중간 정도까지 읽다 보니 어느 정도 결말이 예상되기는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말은 충격이었습니다. 아무래도 그 괴기스런 상황을 너무도 경쾌하고 담담하게 서술하는 1인칭 시점의 서술 방식이 주는 반전이 아닌가 싶어요.

작가인 샬롯 퍼킨스 길먼은 당시 여성들에게 요구되는 여자다움과 사회활동에 적극적인 여성을 문제 시 하는 분위기에 반대하였고 실제 자신이 의사의 진단과 달리 자신의 일을 찾아 하면서 병이 회복되는 과정에서 여성에게도 자신만의 일이 필요함을 깨달았고 그래서 여성들이 자신의 일을 가질 것을 늘 강조했다고 해요. 그래서 그녀는 작가이자 페미니스트이고 휴머니스트라고 소개되고 있습니다.

물론 그녀는 자신이 가진 병을 스스로 극복했지만 소설에서는 그 병과 그리고 자신을 둘러싼 억압에서 벗어나지 못한 주인공의 괴기스러운 결말로 마무리하고 있는데요.

모르긴 몰라도 당시 이 소설이 가져오는 파장은 크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실제 한 의사는 이 책이 출판되어서 읽히면 읽는 이들이 미칠지도 모른다고 책이 출간되는 것을 반대했다고도 하네요.

앞에는 작가가 이 소설을 쓰게 된 계기가 나오고 소설 뒤에는 작가에 대한 소개와 이 소설의 배경이 되는 당시 상황과 소설에서 의사가 처방한 휴식 치료법에 대해서도 설명이 나오는데요. 끝까지 읽어보는 것이 이 작품을 완전히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월간으로 한 달 한 권 단편 소설을 읽는 다는 취지로 월간 내로라에서 발간한다고 하니 다음 소설인 <꿈의 아이>도 궁금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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