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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세이 - 질문하고 생각하는 사람을 위한
제럴딘 매코크런 지음, 김재용 옮김, 장시은 감수, 호메로스 원작 / 윌마 / 2026년 8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전쟁은 길고도 길었다. 그러다 타오르는 불꽃과 튀는 선혈, 짓밟는 말발굽의 굉음 속에서 전쟁은 갑자기 끝났다. 트로이만에 천 번의 조수가 밀려오고 밀려 나가고 있었다. 10년 동안 전쟁을 치른 사내들이 이제서야 다시 물가로 모여들었다.
p.18
영화 <오디세이>의 개봉과 함께 출판계에도 «오디세이» 붐이 일었다. 여러 출판사에서 «오디세이»를 새롭게 출간하며 영어판 번역본부터 그리스어 원전 번역본까지 다양한 번역본으로 즐길 수 있게 되었다. 번역만큼 책의 스타일도 다양한데, 주요 장면마다 명화를 곁들여 이해를 돕는 형식이나, 성우들의 생생한 목소리로 연출된 오디오북도 만나볼 수 있다. 고전을 조금 더 쉽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도록 하는 다양한 시도가 반갑게 느껴진다.
고전이라고 하면 너무 딱딱하고 어렵다는 인식 때문에 선뜻 손이 가지 않는 경우가 많다. 큰맘 먹고 독파를 시도해도 책장이 잘 넘어가지 않아 완독에 실패하기도 한다. 고전은 예전에 쓰인 이야기 중 시대가 변해도 그 가치가 퇴색되지 않고 교훈적인 내용을 담고 있기에 많은 이들이 꼭 읽어야 할 책으로 추천한다. 게다가 막상 읽어보면 굉장히 재미있고 흥미로운 내용을 담은 것들도 많다. 그래도 여전히 고전 읽기가 망설여진다면 요약 편집된 입문용 책을 통해 부담은 내려놓고 가볍게 읽어보는 것도 좋다.

이렇게 내용을 축약해서 조금 더 쉽고 간결하게 전달하는 입문용 책은 글을 재구성하는 작가의 역량이 책의 퀄리티와 직접 연결된다. 내용을 축약하는 데에만 집중하다 보면 인과관계가 설명되지 않기도 하고, 심지어 맥락과 본질을 흐리기도 한다. 그렇기에 이 책의 저자인 제럴딘 매코크런은 이 분야의 전문가라고도 할 수 있다.
제럴딘 매코크런은 영국을 대표하는 아동문학 작가로 170여권의 책을 썼다. 특히 오래된 신화와 고전에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어 어린 독자들에게 전하는 데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고전을 축약하면서도 선명한 장면과 입체적 인물을 통해 고전이 지닌 서사적 재미를 온전히 끌어내는 것이 그의 강점이라고 한다.

«오디세이»는 오디세우스가 10년에 걸친 트로이 전쟁을 승리로 이끌고 또다시 10년에 걸쳐 고향으로 돌아가는 여정을 그린 이야기다. 거센 바다를 떠돌며 외눈박이 퀴클롭스, 키르케, 세이렌 등을 만나 온갖 모험과 시련을 겪으면서도 그는 자신이 누구인지, 자신이 돌아갈 곳이 어디인지를 끝내 잊지 않고 마침내 고향으로 돌아가게 된다.
«오디세이» 원전은 10년의 모험을 그려낸 만큼 길기도 하지만, 이야기의 짜임도 상당히 복잡하다고 한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어린 독자들이 더 쉽고 생생하게 이야기를 읽을 수 있도록 장면을 없애거나 순서를 바꾸기도 하고, 원전에는 없는 사건과 대화가 들어가는 등 원전에 작가의 각색이 들어갔다고 한다. 주요 장면에는 판화 삽화가 실려 있어 이해를 돕고 상상하는 재미를 더해준다.


책 앞쪽에 삽입된 오디세우스의 방랑 지도와 뒤쪽의 부록에 실린 인물과 용어 사전 등은 오디세우스의 모험과 발자취를 쉽게 상상하며 이야기를 읽어나갈 수 있도록 돕는다. 부록에는 호메로스에 관한 이야기, «오디세이»를 읽은 후의 생각거리, 호메로스가 살았던 기원전 8세기 경 그리스의 모습 등이 함께 나와있어 배경지식을 쌓을 수 있고 생각의 깊이를 더해준다.

고전의 즐거움을 알려주면서도 내용의 깊이 또한 놓치지 않는 제럴딘 매코크런의 «오디세이». 고전을 처음 접하는 아이들부터 고전이 어렵게만 느껴지는 어른들까지 누구에게나 추천하고 싶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다른 고전들에도 관심이 생기고, 원전에도 도전해 보고 싶어질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