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김치 만화 클럽
허안나 지음 / 샘터사 / 2026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현실이 아무리 똥밭이어도

만화를 읽는 순간만큼은

꽃밭으로 도망칠 수 있었으니까.

p.14

​

​

일단 내가 '파김치(저자)'에 입덕한 것 같다는 점을 먼저 말해야겠다. 귀여운 그림과 숨길 수 없는 유쾌함! 책을 읽으며 저자와 나의 작은 공통점이라도 찾으면 혼자 환호하고, 책에 나온 만화들을 검색하고, 저자의 다른 작품들까지 섭렵하고 말았다. 좋아하는 것이 늘어나는 삶이란 어쩜 이리 풍족한지! 시간이 흐른 후에 파김치로 기억되고 싶으신 건지 아닌지 약간 헷갈리지만 어쨌거나 다음 작품을 부탁드립니다.





 «파김치 만화 클럽»은 번아웃과 무기력증으로 힘들어하던 저자를 일으켜 세워 준 만화와 거기에 엮인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만화 에세이다. 페이지는 가볍게 넘어가지만 그 안엔 무거운 울림과 짙은 위로가 담겨있다. 요즘 아이들은 잘 모르는 듯하지만 '파김치가 되다'는 말이 나에게는 퍽 친근한 관용어다. 저자가 나와 동년배라서 그런 건지 나도 어릴 때 자주 듣고 쓰던 말인데, 정말 오랜만에 듣게 되어 반가우면서도 한편으론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다.


 전세 사기, 반려묘와의 이별, 줄어든 수입에 아픈 고양이들의 병원비를 충당해야 하는 등 일련의 일들을 겪으며 번아웃이 온 저자의 당시 상황은 파김치가 되었다는 말로는 너무나도 부족하지 않았을까. 하지만 결국 파김치가 되었기에 찾아낸 연대와 공감이, 좋아하는 것들을 향한 마음이 오늘을 또 살아가게 하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 어쩐지 큰 위로가 되고 내일을 살아갈 힘을 주는 듯하다.





 저자가 만화를 소개하며 들려주는 다양한 사연과 그를 통해 끌어내는 이야기에 고개를 끄덕이기도 하고, 고양이들 이야기엔 같은 냥집사로서(우리집 묘르신들은 2010년생이다) 마음이 아파지기도 하며 울고 웃으며 읽었다. 무엇보다 어떤 이야기든 결국 유쾌하게 풀어내는 모습이 특히 좋았다. 우리가 살아갈 힘은 결국 작은 여유와 사랑에서 나오는 것이 아닐까. 일상의 소소하지만 좋아하는 것들과 마음을 기댈 한구석 같은 것 말이다.





 다양한 만화와 삶의 이야기를 통해 잠시 꽃밭으로 도피하고 싶은 쭈글해진 파김치들에게 추천하는 책, «파김치 만화 클럽». 가볍게 읽어 내려가며 무겁고 진심 어린 위로와 함께 영혼의 주름이 펼쳐지는 경험을 해 보길!



내가 수많은 만화로 치유받고, 영감받았듯이

이 책을 보는 또 다른 파김치들도

방구석 어딘가에서 조용히 미소 지을 수 있기를.

p.2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