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아내
K.L. 슬레이터 지음, 박지선 옮김 / 반타 / 2025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나는 무릎 위에 떨어진 작고 구겨진 검은색과 금색 무늬 스카프를 내려다보았다.

경찰이 계속 찾고 있는 스카프와 똑같았다.

p.128



 충격적인 반전으로 독자를 끌어들이는 심리 스릴러, «남편과 아내». 교통사고를 당한 파커와 루나 부부의 집에서 살인사건의 결정적 단서가 발견되며, 살인사건과 그 이면에 숨겨진 이야기들을 풀어간다. 평범해 보이는 부부와 가족의 삶이 무너지는 과정을 예측하기 어려운 전개와 치밀한 심리 묘사를 통해 세밀하게 담아냈다.


 파커와 루나는 어쩐지 파커의 가족과 사이가 좋지 않아 보인다. 파커의 부모인 니콜라와 칼은 손자인 바니가 보고 싶지만 점점 만날 기회가 줄어든 것에 마음이 좋지 않다. 하지만 이야기는 니콜라에게 아주 특별한 날에서 시작된다. 파커 부부가 일이 있어 바니를 하룻밤 맡기기로 한 날. 아이를 맡기고 떠나기 전, 파커는 니콜라에게 꼭 전해야 하는 말이 있다며 다음 날 다른 가족들이 없는 시간에 찾아오겠다고 한다. 그러나 그날 밤 큰 교통사고가 발생하고, 중상을 입은 파커는 중환자실에, 루나는 일반 병실에 입원한다.


 파커 부부가 병원에 있는 동안 바니를 자신의 집에서 돌보고 싶었던 니콜라는 병원에 요청해 아들의 옷가지에 있던 파커의 집 열쇠를 받는다. 잠시 의식을 되찾은 파커는 엄마에게 "집에 가지 말라"라고 말한 뒤 다시 상태가 급격히 나빠진다.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은 니콜라는 바로 아들의 집으로 간다. 도착하자마자 집이 매물로 나와있다는 사실과 아들과 루나가 각방을 쓰는 듯한 흔적에 충격을 받는다. 바니의 짐을 챙겨 나오다 무슨 생각인지 루나의 방에 들른 니콜라는 자신과 파커, 바니가 함께 찍은 사진이 쓰레기통에 버려져 있는 것을 보게 된다. 놀란 마음에 쓰레기봉투를 뒤지다 버릴만한 물건들이 아닌 듯해 일단 봉투째로 자신의 집으로 가져온다. 이야기는 여기서부터 급류를 탄다. 바로 그 봉투 밑바닥에서 경찰이 수색하던 살인사건의 핵심 단서인 스카프가 나왔기 때문이다.


 스카프를 발견한 이후 니콜라의 혼란과 불안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 파커와 루나 모두를 찾아 스카프에 대해 묻고, 스카프를 버렸다가 다시 되찾기도 하며 끝없이 흔들린다. 아들과 며느리 둘 모두가 의심스럽지만, 피해자의 유가족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 아들에 대한 믿음과 진실을 알게 될 때까지는 아들을 보호하고 싶은 엄마로서의 마음과 진실을 밝혀야 한다는 정의감이 충돌하며 괴로워한다. 한편, 루나는 니콜라가 스카프를 가지고 있다고 경찰에 신고하고, 혼수상태에 빠진 파커에게 모든 책임을 돌리려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 아들을 지키고 싶은 니콜라는 진실을 찾아 점점 더 깊게 사건을 파고들기 시작한다.


 니콜라, 파커, 루나, 루나의 엄마인 마리의 시선으로 과거와 현재를 오가다 보면 살인사건 이면의 진실과, 부부와 개인의 문제점들이 수면 위로 떠오른다. 평범해 보이는 삶을 사는 개인과 부부는 상당한 과거와 사연을 품고 있다. 가족들 간에도 어떤 선을 지키고 모든 것을 표출하지 않는 것이 잘 사는 방법이라고도 하지만, 그들이 무너져내리는 과정을 지켜보다 보면 결국 부부간이나 가족 간에 무언가를 숨긴다는 사실 자체가 파멸로 가는 일이 아닐까 새삼 깨닫게 된다.


 니콜라를 제외한 모든 이가 의심스러워지고 어떤 것이 진실인지조차 헷갈릴 때쯤 범인이 밝혀진다. 이야기를 읽으며 머릿속에 나름의 정리를 했던 것들이 한순간 무너지며 경악스러웠다. 인간의 추악함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사람들의 모습도 끔찍했다. 더 이상 뭔가를 쓰면 그저 스포밖에 되지 않을 것 같아 글쓰기가 조심스럽다. 과연 거짓말을 하고 있는 건 누구일까? 직접 읽으며 치밀하게 짜인 심리 서스펜스를 즐겨보시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