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스트 웨이 : 30주년 기념 특별판 아티스트 웨이
줄리아 캐머런 지음, 박미경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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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비우고 채우며 내 안의 창조성을 회복하는 12주간의 여정>


모닝 페이지가 삶에 자리 잡으면 길잡이가 생긴다.

직감이나 어렴풋한 느낌 같은 감각은 점차 내면의 일부가 된다.

우리는 무엇을 받아들이고 무엇을 피해야 할지 직관적으로 알게 된다.

p.7

30주년 기념판 서문 中


 글쓰기를 하면서 감정과 이성 사이에서 균형을 잡지 못해 버거울 때가 있다. 진심을 담으려다 보면 흐트러지고, 정리하려 들면 마음이 빠져나가는 느낌이다. 잘 쓰고 싶은 마음은 분명한데, 그것이 때론 나를 더 옥죄는 기분. 어딘가 답답하고 혼란함을 겪고 있을 때 《아티스트 웨이》와 만나게 되었다. 이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더 자유롭고 완성도 높은 글을 쓸 수 있게 될까 하는 호기심이 나를 이 책을 이끌었다. 《아티스트 웨이》가 3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사랑받고 있다는 사실은 나를 안심시켰다. 변화의 속도가 너무 빠른 요즘, 창조성도 조급하게 다뤄지는 시대에 '천천히 나를 회복하는 일'이야말로 사라지지 않을 가치라고 말해주는 것 같았다. 지금 내가 이 책을 만난 건 우연이 아니었던 것 같다. 어쩌면 내 안의 창조성이 조용히 다시 말을 걸기 시작한 건지도 모른다.





《아티스트 웨이》는 창조적인 삶을 회복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한 12주간의 프로그램이다. 각 장은 본문과 연습문제, 과제, 점검으로 이루어져 있다. 예술가뿐 아니라 일상의 창조성을 되찾고 싶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이 여정에서 글쓰기와 자아 탐색, 실천적 과제를 통해 스스로와 다시 연결될 수 있는 길을 안내한다. 오랜 시간 사랑받아온 이 책은 30주년 기념 특별판이 출간되며 다시 한 번 많은 이들의 마음을 두드리고 있다.


《아티스트 웨이》는 단순한 창조성 회복 책이 아닌, 지금 나 자신을 돌아보는 아주 사적인 여행이다. 아티스트 웨이의 핵심은 '모닝 페이지'와 '아티스트 데이트'라는 두 가지 도구에 있다. 12주간의 실천 과제를 수행하는데 꼭 필요한 창조성 회복 루틴이라고도 할 수 있다.





 모닝 페이지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떠오르는 생각과 감정을 검열 없이 3페이지 가량 자유롭게 쓰는 글쓰기이다. 내면의 잡음을 정리하고 자기 자신과 솔직하게 마주하며 창의성을 깨우는 데 큰 도움을 준다. 아티스트 데이트 일주일에 한 번 혼자서 미술관 관람, 산책, 음악 감상 같은 창의적인 활동을 하며 ‘내면의 어린 아티스트’에게 관심과 사랑을 주는 시간이다. 내면의 어린 아티스트는 순수하고 자유로운 창의력의 원천이지만, 성장 과정에서 상처받거나 억눌리기 쉽기에 지속적인 돌봄과 격려가 필요하다. 아티스트 데이트는 그 어린 자아를 회복하고 창의성을 되살리는 특별한 자기 치유법이다. 모닝 페이지가 내면의 혼란과 자기검열을 걷어내는 ‘비움’의 작업이라면, 아티스트 데이트는 새로운 자극과 즐거움을 채워넣는 ‘채움’의 시간이다. 이 두 가지 도구는 창의성을 회복하는 과정에서 서로를 보완하며 균형을 이룬다.


 모닝 페이지와 아티스트 데이트는 아주 단순한 도구지만, 꾸준히 하다 보면 뭔가 안에서 막힌 게 풀리는 느낌이 든다. 무엇보다 놀라웠던 건, 작가 자신도 여전히 매일 아침 모닝 페이지를 쓰고 있다는 점이었다. 30년 넘게 창조성 회복 도구들을 고안하고 창조성을 회복하는 법을 가르쳐온 사람이 지금도 그 방법을 쓰고 있다는 건, 이 책의 진심이 어떤 종류의 것인지, 정말 삶을 달라지게 하는 효과가 있는지 보여주는 가장 강력한 증거였다.





 12주간의 실천 과제 중 내가 가장 강하게 반응한 건 7주 차의 ‘연대감 회복하기’ 파트다. 이 장은 창조성을 회복하는 데 필요한 올바른 태도, 즉 내면에 귀 기울이고 열린 자세를 가지는 법에 대해 다룬다.


 저자는 우리가 표현하는 것의 '원작자'가 아니라 '전달자'에 가깝다고 말한다. 마치 화가가 처음엔 계획을 가지고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지만 곧 그림이 이끄는 대로 변해가는 것처럼, 우리 역시 내면의 흐름에 자신을 맡겨야 한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가장 강력한 장애물 중 하나는 완벽주의다. 마일즈 데이비스의 말처럼, "실수란 없다". 실수는 두려워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창조성의 일부로 받아들여야 한다. 저자는 완벽주의가 최고의 기준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안의 최악을 추구하는 방식이라고 단언한다. 그림은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흥미로운 지점에서 멈추는 것이고, 책은 어느 시점에서 그냥 그만 쓰고 다음 작품으로 넘어가는 것이다. 그저 손을 놓고 다 됐다고 선언하는 것, 그게 창조성의 자연스러운 일부라는 말은 깊이 와닿았다.


 "완벽하게 하지 않아도 된다면 나는 _____를 시도할 것이다."

문장의 빈칸을 채워 넣는 과정은 내게 큰 울림과 통찰을 주었다. 꼭 완성되거나 완벽해야만 무언가를 할 수 있는 건 아니라는 사실과 일단 시작하면 어떻게든 될 수 있다는 낙관. 그것은 도전이 아니라 자유의 다른 이름이었다.





 '질투'에 대한 이야기도 인상 깊었다. 질투는 단순한 비교심이 아니라, 간절히 원하는데 용기가 없어서 도전하지 못하는 두려움을 가리는 가면이라는 설명이 무척 강력했다. 내가 하고 싶지만 하지 못했던 것을 누군가가 해낼 때 느끼는 감정, 그것은 내 안에 숨겨져 있던 열망의 신호일 수 있다. 질투의 대상을 구체적으로 쓰고, 그 질투를 해독하기 위한 구체적 행동 방침을 정한다. 그것은 질투라는 강력한 에너지를 미래로 향하는 원동력으로 만들어, 질투로 좁아진 시야를 넓히고 꿈을 향해 나아가게 한다.


 7주 차는 내 안의 창조성을 탐색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내면을 깊숙히 들여다보며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과거의 나와 마주하며 결핍을 인정하고, 현재의 긍정적인 면을 인식하게 한다. 문제에 답변하는 과정을 통해 과거에 무엇을 놓쳤는지, 내면의 어린 아티스트를 위로하고 격려하기 위해 지금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알 수 있다.



《아티스트 웨이》는 나에게 '글을 잘 써야 한다'는 강박보다, '내가 쓰고 싶은 것을 쓰고 있나?'라는 물음을 던지게 했다. 매일 아침 쓰는 모닝 페이지는 혼란스럽고 지루하기도 했지만, 그 안에서 조금씩 내가 나를 돌보는 감각이 살아났다. 완벽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 지금의 나에게는 자유였다. 글쓰기를 넘어서 무엇이든 좀 더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하고 도전할 수 있는 용기를 주었다. 내면의 소리를 들으며 나를 믿고, 나를 긍정하게 만드는 치유의 힘을 느꼈다.





꼭 예술과 관련된 일을 하지 않아도 괜찮다.

우리 모두는 창조적 존재이며 내면의 어린 아티스트를 가지고 있다.

예술적인 활동이 아니더라도 일상에서 창조성을 회복하고

자기 치유를 돕는 실천서인 ≪아티스트 웨이≫.

내 안에 잊힌 창조성을 끌어내기 위한 치유와 회복의 시간,

일상에서부터 모든 것이 변화하는 감각을 경험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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