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아이의 비밀 서사원 고학년 동화 2
무라카미 마사후미 지음, 카시와이 그림, 심수경 옮김 / 서사원주니어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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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마음과 마음이 만나 진정한 나와 서로를 알아가는 마음 여행>

꿈속에서 까만 고양이와 만났던 그날 밤, 내 마음속은 사요코의 마음으로 가득 차 흘러넘쳤다. 나는 사요코였고 사요코는 나였다. 두 마음이 완전히 합쳐졌다. 우리는 하나였다.

p.257-258


 빛과 어둠으로 대비되는, 겉보기엔 너무나도 다른 두 아이가 서로에 대해 알아가며 마음을 나누고 진정한 친구가 되는 이야기.

 어린 시절의 경험과 기억이 인생에 큰 영향을 준다는 것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타인과 상호작용을 하며 사회생활을 배워나가야 하는 시기에 스스로 사람으로부터 멀어지려고 하는 구라키 사요코는 안쓰럽다. 작가의 후기에 나오듯 이 세상에는 생각보다 많은 아이들이 이해받지 못해 혼자 울고 있고, 도움이 꼭 필요한데 혼자서 힘겹게 허덕이고 있다. 더구나 스스로 타인과의 관계에 가시 돋친 단단한 벽을 세운 사요코이기 때문에, 누군가와 마음을 터놓을 수 없다. 자신의 눈에만 보이는 소중한 친구인 '까만 고양이'로 인해 일어난 사건들 때문에 마음의 문을 닫았지만, 그렇기에 유일한 친구인 까만 고양이가 더욱 소중하다.

 미쓰하시 아쿠루는 누구에게도 말 못 할 비밀이 있다. 타인과의 신체 접촉을 통해 그 사람의 마음을 읽는 능력이 있다는 것. 각자 듣고 싶어 하는 말을 하고 분위기를 밝게 만들어 인간관계에서 상처받을 일 없이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삶을 살아간다. 하지만 그런 아쿠루도 안쓰럽긴 마찬가지다. 능력을 이용해 주변 사람들의 불행을 막아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끼며 매일 온전한 자신을 지우고 또 다른 자신을 연기하며 살아간다.

 전혀 다른 것처럼 보이는 두 아이는 비슷한 외로움을 느낀다고 생각된다. 나를 세상에서 단절시키며 스스로를 고립하는 외로움, 타인에게 맞춰 자신을 내보이지 못하는 외로움. 사요코는 까만 고양이라는 자신의 또 다른 마음에게만 기대어 현실에서 맺는 관계를 거부하고, 아쿠루는 자신의 진정한 마음을 누군가에게 내보인 적이 없다. 그래서 두 아이가 온전히 서로의 마음에 들어가 서로를 위한 자리를 만들어 괴로움이나 슬픔 대신 신뢰, 애정, 즐거움 등 누군가와 공유할 수 있는 아름다운 것들로 채워가는 과정이 더욱 감동적이다. 두 주인공 주변의 인물들 또한 그들의 성장을 도우며 자신들도 각자의 방식으로 성장해나간다.

 마음속이 슬픔이나 우울함으로 가득 차 있더라도, 신뢰와 애정을 주고받으며 마음을 나누다 보면 마음속 세계가 점점 넓어지며 풍요로워진다. 마음의 벽이 단단한 사람은 아주 작은 틈도 보이지 않아 곁에 다가가기도, 말 한마디 걸기도 어렵다. 하지만 지치지 않고 다정하게 걸어주는 말 한마디와 어떠한 계기만 있다면 그 벽에 금이 가고 틈이 생긴다. 그렇게 서로가 서로를 위한 누군가가 되어 마음에 작은 공간 하나씩 내어주다 보면, 진정한 자신의 마음과 마주하고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며 더욱 건강한 마음으로 현실을 살아갈 수 있게 된다.

 작가가 이 책을 통해 전하는 따뜻한 응원이 단단한 마음의 벽에 틈을 만들 용기, 상처를 어루만지는 위안이 되어 주길. 진정한 자신을 마주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따뜻함을 나눌 수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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