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틀그라운드 - 끝나지 않는 전쟁, 자유세계를 위한 싸움
H. R. 맥매스터 지음, 우진하 옮김 / 교유서가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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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국의 국민들조차 존중하지 않는 국가가 어떻게 이웃 국가들을 존중할 수 있겠는가." - 안드레이 사하로프 Anderi Sakharov (109쪽)

♥︎ 역사에 대한 피상적인 이해는 종종 완전한 무지보다 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443쪽)


* 『배틀그라운드』에 도달하기까지 교유당 서포터즈 활동을 하며 느낀 인문사회 분야 도서들의 공통점은 제목에 부제가 붙는다는 것이었다. 『가구, 집을 갖추다 : 리빙 인문학, 나만의 문명』, 『청춘, 여름, 꿈의 무대 고시엔 : 100년 역사의 고교야구로 본 일본의 빛과 그림자』, 『마지막 지식인 : 아카데미 시대의 미국 문화』, 『인간은 왜 잔인해지는가 : 타인을 대상화하는 인간』, 『배틀그라운드 : 끝나지 않는 전쟁, 자유세계를 위한 싸움』 늘어놓고 보면 책의 본 제목만 보았을 때는 책의 내용을 확실히 알 수 없음을 알 수 있다. 제목으로 궁금증을 유발하는 것이다. 그리고 책을 빌리거나 구매하려는 사람들을 위해 책 선택의 지름길을 제시해놓은 것이 부제라고 볼 수 있겠다. 교유서가와 싱긋 책들의 부제는 본 제목을 설명하면서 책 내용을 깔끔하게 요약하고 있다. 책을 읽고 나면 본 제목과 부제를 모두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 핵심 포인트다. 이 사실을 깨닫고 나서 인터넷 서점 홈페이지에 들어가 베스트셀러에 꼽히는 인문사회 분야 도서들의 표지만 쭉 열람해보았다. 대부분의 책들이 부제를 통해 책의 내용을 설명하고 있지 않은가. 제목과 부제목의 조화가 이루는 향연을 훑고 있자니 그동안 이 사실을 눈치채지 못한 것이 이상할 지경이었다. 아무튼 인문서의 경우 강렬한 제목과 그를 뒷받침해주는 깔끔단정한 부제목이 모두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모두 교유당 서포터즈 활동 덕택!


* 『배틀그라운드』를 읽고 나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과연 이 지구에 '전쟁이 멈출 날'은 존재할까 하는 것이었다. 왜인지 십 년 후에도 이십 년 후에도 '끝나지 않는 전쟁'과 유사한 부제목을 단 책이 나올 것만 같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뉴스를 읽고 있자면 우리 땅에서 일어난 일이 아님에도 마음이 아프고 막막한 기분이 드는데, 문제는 이러한 크고 작은 싸움이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당장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고 있고 우리나라 또한 크고 작은 정치적 문제에서 벗어날 수 없는 위치에 있지 않은가. 폭력과 살인이 발생하는 이유는 결국 인간이 다른 인간을 악한 행동을 투영하는 존재, 즉 악한 행동을 가해도 되는 존재로 상정하고 그것을 공동체와 집단으로 확산시키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자의 '악'이란 주관성을 띠는 수단으로서, 많은 경우 폭력을 정당화시키는 기제로 사용된다. 이는 인간이 전쟁과 싸움을 멈추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이며 따라서 『배틀그라운드』에 등장하는 정치 이야기는 일종의 고질적인 현상이자 인류가 해결해나가야 할 총체적인 과제에 관한 서술이다. 


* 자밀 자키는 "우리는 우리의 미래에 대해 스스로는 잘 알아차리지 못하며 따라서 아직 직면하지 않아도 되는 문제를 해결하려는 건 인간의 본능에 반하는 행동이다. 또한 우리가 어떤 행동을 했거나 혹은 하지 않았을 때의 결과가 아직은 드러나지 않았고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사람들에게만 영향을 미치게 될 경우, 우리는 오늘 당장 어떤 희생을 치르거나 투자를 할 가능성이 적(572쪽)"다고 말한다. 이는 전쟁뿐만 아니라 전쟁에 사용되는 핵의 장기적인 위험성 그리고 기후위기의 고질적 문제까지 포괄하여 이야기하고 있다. 맥매스터는 미국인의 입장에서 세계를 바라보고 있지만 그의 시선을 읽음으로써 나 또한 전쟁, 세계 정세 그리고 미래에 대해 다시금 고찰해볼 수 있었다.


#_교유당 서포터즈 활동을 위해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리뷰는 개인의 주관적 시각에서 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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