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크루그먼, 미래를 말하다
폴 크루그먼 지음, 예상환 외 옮김 / 현대경제연구원BOOKS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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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제 대공황'이라면 대한민국에서 세계사 공부 열심히 했던 사람들은 한번 쯤 들어봤을 만한 이야기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루즈벨트 대통령이 뉴딜 정책을 썼다는 내용 또한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하나의 상식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뉴딜 정책'이 정확히 무엇인지에 대해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다.

미국 경제학자 폴 크루그먼이 지은 <폴 크루그먼 미래를 말하다>는 '뉴딜 정책'이 대압착의 시대였다고 이야기 한다. 과거 미국은 자본가와 노동자 사이에 양극화가 상당히 심했다. 찰스 디킨스가 만들어낸 스크루지 영감의 탐욕은 자본가들의 상징이었다. 반대로 노동자들은 일은 열심히 하지만, 그만큼의 가치를 보상받지 못하였다.

이러한 불균형은 결국 미국에 대 공황을 불러 왔다. 너무 강력한 양극화는 노동자나 자본가, 양쪽이 살 수 없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이 때, 당시 미국 대통령 루즈벨트는 '뉴딜'(New deal)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하게 된다. 루즈벨트는 각 기업의 노조활동을 지지해 주기 시작했다. 아울러, 자본가들에게 세금을 많이 부담해서, 상대적으로 열악한 미국 육체노동자들에게 각종 사회보장 제도로 지원을 해주기 시작했다. 자본가는 세금으로 돈을 많이 지불하기 때문에 중산층으로 떨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반면 열악한 환경에서 자신의 직업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각종 제도, 정책을 바탕으로 중산층으로 올라 설 수 있었다. 결국 '대압착'으로 설명되는 뉴딜 정책은 결국 성공하게 되었다. 이는 1970년대 미국 보수층 집권기까지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 책은 우리에게 '뉴딜 정책'을 새롭게 제시해 준다는 측면에서 상당히 좋은 책이다. 비록 이 책의 주제인 "미국의 전국민의료보험제도는 새로운 뉴딜정책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개인 성향에 따라 쉽게 받아 들일 수 없는 내용이다. 그렇지만, 책을 통해 당시 '뉴딜 정책'의 긍정적 영향을 새롭게 깨닫게 된다면, 이만큼 가치있는 일은 없다.

이 책을 읽어보니 생각나는 정책은 대한민국의 '녹색 뉴딜 정책'이다. 경제위기를 해결한다는 목적아래 진행되고 있는 이 정책이 '과연 대 압착과 연관이 있느냐? '하는 점은 상당한 의문이다. 현재의 중산층 청년들에게 삽자루 하나를 쥐어주는 태도. 각종 양심고백으로 들어나고 있는 정부와 기업의 유착관계. 분명히 새로운 거래, New deal은 맞을 수는 있어도, 루즈벨트의 '뉴딜'과는 같다고 볼 수 없다. '대압착'이 아닌 '대늘림'의 New deal 정책, 그리고 그 결과에 대한 상상은 기분이 영 좋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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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어진 현실 - 한국의 지역주의, 무엇이 문제이고, 무엇이 문제가 아닌가
박상훈 지음 / 후마니타스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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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한번 쯤 시청해 보았을 <트루먼쇼>. 그 영화 후반부에는 짐 캐리가 '만들어진 현실'을 당당하게 깨부수고 나오는 장면이 있다. 많은 사람들은 저 장면을 보고 '역시 인간은 독립적일 필요가 있어!'라고 소리 높여 외친다. 하지만 우리가 사는 대한민국 현재에 그런 일은 말만큼 쉬워보이지 않는다.

그 중에 하나가 '지역주의'이다. 으례 선거 철만 되면 각 대중매체들은 '경상도 사람들은 나쁘다', '전라도 사람들은 나쁘다.'라는 논리를 온 지역에 퍼트린다. 아울러 정치인들 중에는 '지역주의'라는 단어를 이용해서 자신의 당선 수단으로 이용한다. 대중들은 '지역주의'는 고대 역사부터 계속 내려온 '진실'이라고 계속 이야기 한다. 아울러 그들은 이런 사회적 인식을 부시지 않으면 대한민국은 망할지도 모른다고 탄식을 내뱉는다.

그러나 <만들어진 현실 - 한국의 지역주의. 무엇이 문제이고, 무엇이 문제가 아닌가?>에서는 이러한 '편견'을 과감히 깨부순다. 이 책의 저자,  박상훈은 책을 통해 '지역주의'는 절대 역사 적으로 만들어 진게 아니라고 주장한다. 오히려 이 실체는 1971년 총선거에서 박정희 정권이 김대중 후보를 앞서기 위해 새롭게 만들어진 내용이라고 주장한다. 이 지역주의와 '공산당이 싫어요'라는 반공주의와 다시 결합하게 된 게 현재의 지역주의라고 말한다.

이러한 실체가 없는 내용은 1987년 전두환, 노태우 군사정권이 김영삼, 김대중을 누르기 위해 조직적으로 다시 이용된다. 군사정권은 자신들의 정치적 승리를 위해서는 당시 후보자들의 취약점을 효과적으로 이용해 될 필요가 있었다. 가장 좋은 방법은 김대중은 호남사람, 김영삼은 영남사람, 김종필은 충청사람이라는 이분법적인 내용, 즉 지역주의였다. 이러한 내용은 결과적으로 노태우 외에는 다른 후보자가 자신의 지역만을 생각하는 이기주의자라는 인식을 대중들에게 심어주게 되었다. 김영삼, 김대중이 당시 가지고 있던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은 싹 무시되었다.

이러한 여러 부정적인 요인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지역주의 망국론은 잘 못 되었다고 말한다. 정치학 적으로 '지역주의'는 언어, 풍습이 본국과 너무나도 다른 경우를 나타낸다. 그 차이가 너무나도 심하기 때문에, 이들 지역은 자신들만의 독립국가를 만들려는 목적을 가지게 된다. 중국의 티벳, 위구르, 러시아의 체첸이 이런 논리를 바탕으로 설명할 수 있는 지역이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그런 '지역주의'가 전혀 없다. 같은 언어, 풍습을 지니고 있는데 굳이 자치국가를 만들려는 의도는 전혀 없다. 오히려 일제강점기를 통해서 한반도 내 지역간 똘똘 뭉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었다는 내용이 더 옳다. 지역주의로 인해 대한민국이 망할 가능성은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

책의 주장은 참 흥미롭다. 특히 이는 과거 노무현 대통령이 지칭했던 지역주의와는 다른 개념이라는 점에서 상당히 놀랍다. 이 책의 논리대로 한다면 노무현 대통령은 실체가 없는 적과 싸우고 있었다는 점이다. 또한 그 유령이 대한민국을 망가트리고 있다는 의견을 가지고 있었다는 특징이 있다. 이는 노무현 대통령 지지자에게는 논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책에서 근거로 들고 있는 있는 관련된 여러가지 정치학적 조사들 또한 무시할 수 없는 개념이다. 여러가지 대학 논문들, 그리고 저자가 1987년 대선을 정치학 적으로 분석한 내용은 지역주의 망국론의 허구, 권위주의 정권이 만든 지역주의를 뒷받침하는데는 무리가 없다.

결론적으로 해당 책은 지역주의에 대해 균형적 관점을 유지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좋은 책이다. 지역주의의 형성과정에 대해 기존과 다른 입장을 생각하고 싶다면 이 책은 당신에게 매우 적절하다. 또한 정치에 대해 모르는 이들에게 해당 책은 대한민국의 '지역주의'라는 용어를 새롭게 정의내려 줄 수 있다. 책을 통해 정권이 만든 현실 '지역주의'를 새롭게 발견할 수 있다면 당신은 대한민국 사회를 더욱 올바르게 판단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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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함정 - 무엇이 우리의 판단을 지배하는가
자카리 쇼어 지음, 임옥희 옮김 / 에코의서재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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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다닐 때부터, 우리는 에디슨이라는 이름을 숟하게 들어 왔다. 1800년대 후반, 미국 최고의 발명가였던 그 덕분에 20세기는 더욱 큰 발전을 이룩할 수 있었다. 그가 발명했던 축음기는 현재 MP3 음악을 개발하는데 큰 기초가 되었고, 건전지의 발명은 '전기'가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들에게 큰 깨달음을 주었다. 하지만, 그렇게 상상력이 풍부했던 그도 '생각의 함정'에 빠진 적이 있다. 

전기 송전 방식은 크게 2가지로 나눠진다. 직류 송전 방식은 과거 에디슨이 발명한 방식으로써, 건전지와 간단한 전선들을 이용해서 전기를 보내는 방식이다. 우리가 초등학교 과학시간에 실험하였던 그 방식이다. 교류 송전 방식은 에디슨의 제자인 테슬라가 발명했으며, 우리가 각종 전자제품을 통해 흔히 이용하고 있다. 

에디슨은 자신이 발명한 직류 송전방식이 세계 여러 사람들에게 두루 사용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였다. 이 때문에 그의 제자가 발명한 교류 송전 방식을 폄하하기에 이르렀다. 에디슨의 이러한 고집은 그가 죽기전까지 계속되었다. 하지만, 그가 사망한지 100년 후, 에디슨이 발명한 직류 송전 방식은 일부 휴대용 가전 제품에만 이용되고 있다. 오히려 교류송전방식은 그의 생각과는 달리 세계 곳곳에서 널리 이용되고 있다. 

 <<생각의 함정 - 무엇이 우리의 판단을 지배하는가?>>는 에디슨이 이러한 잘못된 생각을 가지듯이, 보통 인간들 또한 '잘못된 생각'에 빠질수 있음을 알려준다. 이 책에서는 그 '생각의 함정'의 종류, 그 예시 등이 자세히 소개되어 있다. 나약함이 노출될 것을 두려워하는 '노출불안', 특정 사건의 원인을 혼동하는 '원인혼란', 여러가지 관점을 생각하지 않고 이분법적 사고로 한 사건을 보는 '평면적 관점', 과거의 경험이 미래의 성공을 보장한다고 착각하는 '만병통치주의', 정보의 통제가 좋다고 주장하는 '정보독점', 자신이 좋아하는 정보만을 들으려고 하는 '정보회피',  변화하는 시대 혹은 생각을 거부하는 '정태적 집착'. 이러한 '생각의 함정'은 결과적으로 자기 자신을 비롯한 타인, 한 공동체에 나쁜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이 책에서는 '생각의 함정'에 대한 근거로 베트남 전쟁, 이라크 전쟁, 그리고 각종 심리학적 병에 대한 치료방법등이 예시로 제시되어 있다. 하지만, 나는 이러한 심각한 근거보다는 간간히 우리의 사회생활 속에서 그 예를 찾을 수 있다고 본다. 

생각해보자. 다수의 대한민국 국민들은 자신의 나약함이 드러낼 것이 두려워서, 일부러 허세를 부린다. 이 때문에, 자기가 처리할 수 없는 일에 대해서 타인에게 도움을 구하지 않는다. 괜한 자존심에 '생각의 함정'에 빠질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이를 인정하려고 들지 않는다. 

자신의 친구들과의 트러블이 발생하는 경우를 생각해보자. 현명한 사람들을 제외하고 다수의 사람들은 트러블의 원인이 자신의 친구들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크다. 어떤 한 사건이 발생할 수 있는 원인은 타인의 영향도 있겠지만, 자기 자신의 성격도 그 하나가 될 수 있다. 무조건 '남 탓이다!' 하는 태도는 '원인 혼란'중의 한 예이다. 

이는 '평면적 관점'과도 연결이 된다. 트러블이 일어난 경우 사람들은 '악', 나는 '선', 혹은 그 반대의 경우로 상황을 판단하는 경우가 있다. 이분법적인 이러한 관점은 문제 해결에 큰 장애가 될 수 있음에도 대다수의 사람들은 감점에 치우치게 된다. 

이밖에도 상황을 직시하지 못하고 단지 희망만을 가지기 위해 '자기 계발서'만 구매하는 직장인, 변화하는 세상과 트렌드를 고려하지 않고 자기 고집대로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 이들은 자신들만의 '생각의 함정'에 빠져있다. 

이 책은 우리에게 '생각의 함정'의 유형을 제시함으로써, 감정적인 판단보다는 이성적이고 합리적으로 모든 것을 판단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올바른 판단을 통해 나는 물론이고, 나의 소중한 사람들, 그리고 우리의 공동체를 지키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사진출처: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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