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적이라기보다 만족스러운 삶을 사는 방법

시간을 정복한 남자 류비셰프
다닐 알렉산드로비치 그라닌 지음, 이상원.조금선 옮김 / 황소자리 / 2004년 1월

이 책에 대해 알게 된 것은 어느 신문의 기사를 통해서였고 나는 그 기사를 본 이틀 뒤 한 대형서점에서 이 책을 찾았으나 이미 모두 나간 상태였다. 그리고 이틀 뒤 이 책은 화제의 신간이라는 코너에 올려져 있었다.

이 책은 한 러시아인 과학자가 이룬 방대한 양의 업적을 가능하게 한 '시간통계'를 다루고 있다. 이 '시간통계'에 대한 이야기는 미디어리뷰에서 자세하게 다루고 있으므로 굳이 내가 언급하지 않아도 될 듯 하다.

내가 이 책을 읽고 느낀 것은 많은 사람들이 자기계발과 삶의 질에 대해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이러한 관심과 '시간'은 불가분의 관계에 놓여있다는 것이다. 류비셰프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성공과는 조금 거리가 먼 삶을 산 사람인지도 모르겠다. 그는 부유하지도 않았고 높은 명성을 얻지도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시간을 다룰 줄 아는 사람이였고 그 덕분에 자신의 삶을 계획할 수 있었고, 자신의 삶의 목표에 그 누구보다 가까이 다가갔다. 그는 타인이 보기에 성공하지는 못했을지언정 자신을 극복할 줄 아는 강한 정신력을 지닌 사람이었다. 이런 삶을 살 수 있는 사람이라면 최소한 자신의 삶에 만족할 수 있지 않았을까? 사람이 인생을 사는데 있어서 자신의 삶에 만족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이 무엇이 있겠는가?

'시간을 정복한 남자 류비셰프'을 베스트셀러인 '아침형인간'과 비교해보자면, 후자가 자신의 방식을 권유하고 그것을 실천할 것을 강요하는 반면 전자는 그저 이러한 삶을 본보기로 보여주고 그 삶의 가치에 대해 풀어놓는다. 시간을 주제로 다루고 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지만 독자에게 다가가는 방식이 다르다는 점이 두 책의 확연히 다른 성격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아침형인간'을 보고나면 한 번 해볼까하는 생각을 갖게 된다면, '시간을 정복한 남자 류비셰프'는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스스로가 시간을 이용할 줄 아는 방식을 알아내려 노력하게 된다.

이책을 통해 무언가를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면 이책을 그다지 권유하고 싶지 않다. '시간통계'는 일반인들이 쫒아하기에는 무척 버거운데다가 설명이 친절하다고 볼 수는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좀더 나은 삶을 살고 싶은 이라면, 지금껏 자신이 보내온 시간을 반성해보고 싶은 이라면, 이책은 좋은 동반자가 되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