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늦게 뜨는 아침 베스트 세계 걸작 그림책 43
필립 C. 스테드 지음, 에린 E. 스테드 그림, 강무홍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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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스 할아버지' 시리즈에 이은 스테드 작가 부부의 합작 그림책 '해가 늦게 뜨는 아침'을 읽어보았다. 


어스름한 새벽, 노새와 젖소와 조랑말이 아침이 오기를 기다린다. 셋은 얼른 아침이 와서 주인 아주머니가 주는 여물이 먹고 싶다. 어떻게 하면 아침이 오게 할 수 있을까? 뭐든지 잘 알고 있을 것 같은 올빼미에게 가보기로 한다. 올빼미는 알려준 방법은 이렇다. '양들을 지나, 울타리를 넘고, 벌판을 가로질러, 거인을 깨우지 않고, 세상의 끝으로 가면 되.' 과연 노새와 젖소와 조랑말은 올빼미가 알려준 방법 대로 세상의 끝으로 가 아침을 불러올 수 있을까? 


나에게는 이 책의 작가인 두 부부가 익숙하다. 글을 쓴 필립 C. 스테드 작가는 전작 '지혜로운 늙은 개에게 창이 되어 주고 싶어'를 인상 깊게 보았고, 그림을 그린 에린 E. 스테드는 '고래가 보고 싶거든'이라는 책을 그림책 모임에서 사람들과 함께 읽었던 기억이 있다. 따로 또 같이 활동하는 이 작가 부부는 함께 했을 때 시너지가 엄청난 것 같다. 아모스 할아버지에 이어 <해가 늦게 뜨는 아침>도 올해의 책과 도서관 추천도서로 뽑혔을 만큼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 


나 또한 이 책을 인상 깊게 보았다. 일단 그림이 훌륭하다. 약간 어두운 하늘색이었던 새벽이 페이지가 넘어감에 따라 점차 빛을 띄고 환한 아침이 되어가는데 색의 표현이 너무 좋고 아름다웠다. 글도 간결하면서도 힘이 있었다. 아침을 기다리던 세 동물이 세상의 끝을 향해 용기 내어 한 발짝 나아가는 모습에서 왠지 모를 벅찬 감동을 받았다. 책을 다 읽고 나니 마치 하나의 예술작품을 본 것과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 책은 아이와 함께 읽기에도 좋고, 어른들이 읽기에도 좋은 책인 것 같다. 아이들에게는 동물들이 나오는 이솝우화처럼 재미있게 읽힐 것 같고 어른들에게는 숨겨진 의미와 해석을 찾아가는 재미를 줄 것 같다. 그림책을 좋아하는 모든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멋진 그림책이었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지원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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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의 마음 책고래마을 48
유하정 지음, 안효림 그림 / 책고래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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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문학가 유하정 작가와 볼로냐 라가치상을 수상한 안효림 작가가 두 번째로 만난 작품 <벽의 마음>을 읽어보았다.

두 작가의 첫 번째 책인 <마음 정원>과 책의 판형, 표지 색상이 비슷하다. 따스한 분홍빛의 배경에 예쁜 꽃이 그려져 있어 마음이 따듯해지는 포근한 느낌의 그림책이라고 예상하고 읽어 내려갔다. 하지만 책의 내용은 내가 생각한 것과는 많이 달랐다. 이 책은 로드킬로 죽어가는 동물들을 보는 벽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고라니와 고양이와 멧돼지가 죽는다. 꽃을 따라가다가, 엄마와 길을 나서다가, 걸음마 연습을 하다가 죽는다. 그들은 왜 죽어야만 했을까?

나는 출퇴근길이 30분 정도 되기 때문에 매일 운전을 많이 하는 편이다. 그러다보니 어쩔 수 없이 로드킬 사고를 일주일에 2-3회 이상 보게 된다. 마치 잠든 듯 다소곳이 누워있는 동물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내장이 터져나가고 몸이 기괴하게 꺾여진 모습으로 죽어 있어서 보는 순간 바로 눈길을 돌린다. 그리고 너무나 끔찍하기에 머리속에서 얼른 잊으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또 하루가 지나가고, 또 다른 동물이 죽고, 또 잊고... 다른 보통의 사람들처럼 그렇게 그들을 보낸다.

하지만 책의 주인공인 '벽'은 다르다. 그 동물들이 왜 그렇게 죽어야만 했는지 안타까워한다. 그리고 슬퍼하고 애도한다. 눈물을 흘린다. 벽의 모습을 보며 무심하게 지나갔던 그 동안의 나를 돌아보게 되었다. 그러면서 자주 있는 일이라고, 보기 안좋다고, 그렇게 등을 돌려버렸던 나를 반성하게 되었다.

책을 읽으며 마음이 많이 아팠지만 의미 없이 죽어간 많은 동물들을 생각하며 진심으로 애도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많은 어른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좋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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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 떨어진 아이 문지아이들
전미화 지음, 조원희 그림 / 문학과지성사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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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 떨어진 아이는 한 남자와 가족이 된다. 아이에게는 야무지고 단단한 빛이 났다. 둘은 함께 있어 행복하지만 주변 사람들이 아이가 어디에서 왔냐며 무례하고 끈질기게 묻는다. 아이가 묻는다. "난 어디에서 왔어?" "하늘에서." 하지만 답이 충분치 않았는지 자꾸만 떼를 쓴다. 고립되어 간다. 외로운 아이가 되어간다. 아빠는 어떻게 해야할까? 어떻게 해야 아이를 외로움에서 꺼낼 수 있을까?

<미움>, <중요한 문제> 등의 작품에서 인상깊었던 조원희 작가와 내가 제일 좋아하는 그림책 중 하나인 <어느 우울한 날 마이클이 찾아왔다> 를 집필한 전미화 작가님의 공동 집필한 그림책이라고 하여 읽기 전부터 무척 기대가 되었다. 조원희 작가님의 심플하며 눈에 확확 들어오는 그림과 은유적인 표현과 절제된 언어로 쓰여진 전미화 작가님의 글이 잘 어우러져 멋진 그림책을 완성되었다.

혈연을 중시하는 우리나라의 특성 상 입양가족은 어디서나 눈에 띄고 소문의 중심일 수 밖에 없다. 특히나 몇년 전 입양한 아이를 학대한 일명 '정인이 사건' 이후로 입양가족에 대한 사람들의 시선이 예민하고 날카로울 수 밖에 없다. 이 책은 그러한 입양가족을 사람들이 어떻게 바라보는지, 또 그것을 입양된 아이가 어떻게 느끼는지 매우 직접적으로 보여준다. 그래서 책을 읽으며 실제로 입양가족이 책을 보고 어떻게 느낄지 궁금해지기도 했다.

하늘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 자꾸만 숨어버리는 아이를 위해 아빠가 한 행동이 아이에게 좋은 영향을 주었을까? 외로운 아이에겐 어떻게 다가가는게 좋을까? 책을 읽고 나서 다양한 질문들이 떠올랐다. 사람들과 함께 읽으며 토론하고 싶어지는 좋은 그림책인 것 같다. 입양가족에 대해 새로운 시선으로 볼 수 있게 해주는 그림책이었다. 많은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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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종! 쌓기의 달인
노인경 지음 / 문학동네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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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씨의 의자', '고슴도치 X' 등의 그림책으로 잘 알려진 노인경 작가의 신작 <특종! 쌓기의 달인>을 읽어보았다.

밤이와 달이 남매는 계속해서 무언갈 쌓는다. 처음엔 집에 있는 작은 소품인 의자, 우산, 페트병 등을 쌓더니 어느새 변기를 쌓고 냉장고를 쌓고 심지어 집을 쌓아 올린다. 어디선가 나타난 마이크를 든 비둘기 기자가 질문한다. '왜 탑을 쌓나요? 이유가 뭔가요?' 그러자 남매는 이렇게 대답한다. '재밌으니까요!'

보통의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궁금해한다. '왜 거기 매달려있니?', '뭘 만들고 있니?' 혹은 '뭐가 그렇게 웃기니?' 그 질문에 대한 아이들의 대답은 늘 심플하다. '재밌어서요.' 그냥 재밌고, 좋고, 웃길 뿐이다. 거창한 이유는 없다. 해석할 필요도 없다. 즐거우면 된거다. 책에 나오는 남매도 그렇다. 계속해서 쌓아 올리지만 사실 어떤 것을 성취하겠다는 뚜렷한 목표가 있는 것은 아니다. 그저 쌓고, 무너트리는 것이 재밌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을 읽은 아이들은 남매의 행동에 공감하고, 어른들은 놀이본능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다.

책의 내용도 좋았지만 심플한 그림도 좋았다. 흑백으로 등장하는 이 남매가 어디서 많이 본 것 같다 했더니 노인경 작가님의 '밤이랑 달이랑'시리즈의 남매였다. 앞으로도 밤이와 달이 남매 시리즈가 등장하는 책을 많이 내주셨으면 좋겠다. 보는 내내 즐겁고 재미있는 그림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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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치 다듬기
이상교 지음, 밤코 그림 / 문학동네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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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교 시인의 동시에 밤코작가가 그림을 그린 귀여운 그림책 『멸치 다듬기』를 읽어보았다.

귀여운 두 부자가 신문지를 넓게 펼쳐놓고 열심히 멸치를 다듬는다. 대가리 따고 똥 따고~ 리듬에 맞춰 멸치를 열심히 다듬는데, 갑자기 신문지 위에 펼쳐진 멸치들이 그림에 따라 생생하게 살아 움직이기 시작한다. 바다 속도 헤엄치다가, 새들과 함께 하늘을 날기도 하고, 심지어는 발레리나와 함께 춤도 춘다?!

아이의 상상력에 신나게 움직이는 멸치들이 자꾸만 피식피식 웃음을 자아낸다. 리듬감 있는 동시도 흥겹지만, 밤코 작가가 그린 그림들이 한 장 한 장을 그냥 지나칠 수 없게 만든다. 멸치를 열심히 다듬고 엄마가 만들어준 맛있는 국수를 다 같이 먹는 장면에서는 괜시리 빙그레 미소가 지어진다. 그냥 보는 것 만으로도 자꾸만 행복해지고 노래를 부르게 되는 너무 귀여운 그림책이었다. 아이들과 함께 이 책을 읽고 동시의 매력에 푹 빠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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