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의 마음 책고래마을 48
유하정 지음, 안효림 그림 / 책고래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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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문학가 유하정 작가와 볼로냐 라가치상을 수상한 안효림 작가가 두 번째로 만난 작품 <벽의 마음>을 읽어보았다.

두 작가의 첫 번째 책인 <마음 정원>과 책의 판형, 표지 색상이 비슷하다. 따스한 분홍빛의 배경에 예쁜 꽃이 그려져 있어 마음이 따듯해지는 포근한 느낌의 그림책이라고 예상하고 읽어 내려갔다. 하지만 책의 내용은 내가 생각한 것과는 많이 달랐다. 이 책은 로드킬로 죽어가는 동물들을 보는 벽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고라니와 고양이와 멧돼지가 죽는다. 꽃을 따라가다가, 엄마와 길을 나서다가, 걸음마 연습을 하다가 죽는다. 그들은 왜 죽어야만 했을까?

나는 출퇴근길이 30분 정도 되기 때문에 매일 운전을 많이 하는 편이다. 그러다보니 어쩔 수 없이 로드킬 사고를 일주일에 2-3회 이상 보게 된다. 마치 잠든 듯 다소곳이 누워있는 동물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내장이 터져나가고 몸이 기괴하게 꺾여진 모습으로 죽어 있어서 보는 순간 바로 눈길을 돌린다. 그리고 너무나 끔찍하기에 머리속에서 얼른 잊으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또 하루가 지나가고, 또 다른 동물이 죽고, 또 잊고... 다른 보통의 사람들처럼 그렇게 그들을 보낸다.

하지만 책의 주인공인 '벽'은 다르다. 그 동물들이 왜 그렇게 죽어야만 했는지 안타까워한다. 그리고 슬퍼하고 애도한다. 눈물을 흘린다. 벽의 모습을 보며 무심하게 지나갔던 그 동안의 나를 돌아보게 되었다. 그러면서 자주 있는 일이라고, 보기 안좋다고, 그렇게 등을 돌려버렸던 나를 반성하게 되었다.

책을 읽으며 마음이 많이 아팠지만 의미 없이 죽어간 많은 동물들을 생각하며 진심으로 애도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많은 어른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좋은 책이었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지원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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