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가드
마윤제 지음 / 특별한서재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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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가드』는 마윤제 작가의 첫 소설집으로 총 8개의 단편이 실려있다. 표제작 《라이프가드》를 비롯하여 《강(江)》, 《도서관의 유령들》, 《어느 봄날에》 등 마윤제 작가만의 개성이 담긴 다양한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마윤제 작가의 작품은 처음 읽어봤는데 꽤 신선하고 좋았다. 전체적인 책의 느낌은 짙은 회색빛에, 비가 오는 흐린 날씨가 연상되어진다. 책을 읽는 내내 작가 내면에 침잠되어 있던 어떤 고독과 슬픔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전체적으로 다 좋았지만 특히 좋았던 편은 《도서관의 유령들》과 《라이프가드》이다. 《도서관의 유령들》은 워낙 도서관과 관련된 이야기를 좋아하기도 하고, 구성이 독특해서 기억에 남았다. 《라이프가드》는 이복자매에 관한 내용인데 한여름날 바닷가의 풍경이 고스란히 느껴지며 마치 내가 작품 속에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이 책의 등장인물들은 다들 무언가를 유실(遺失)한 사람들이다. 아버지를, 아내를, 혹은 책을, 자유를, 중요한 어떤 것을 잃어버렸다. 잃어버린 뒤의 행동은 다양하다. 정처없이 배회하기도 하고, 책을 찾으러 도서관에 가기도 하고, 중요한 것을 다시 찾기 위해 끝 없이 구덩이를 파기도 한다. 그러한 여러 인물들의 모습을 보며 나 또한 무엇인가를 잃어버리고 사는 것은 아닌지, 그것을 찾기 위해 노력했는지, 스스로 자문해보기도 했다. 가을밤의 촉촉한 비가 생각나는, 여운이 많이 남는 책이었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지원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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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옥에 갇히면 내 손을 잡아 줘요 2
김흥식 지음 / 씨드북(주)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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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흥식 작가의 '내 손을 잡아줘요'는 아동폭력에 관한 그림책 시리즈이다. 첫 번째 책 '무인도에서 보내요'는 가정폭력에 대한 그림책이고, 이번에 나온 두 번째 책 '감옥에 갇히면'은 언어폭력에 대한 그림책이다. 무인도에서 보내요를 무척 인상 깊게 읽었던 터라 새로 나온 신작 또한 무척 기대를 하고 읽기 시작했다.


책은 감옥 안에서 태어난 '정우'의 모습으로 시작한다. 점점 자랄수록 쇠창살이 늘어나도 정우는 원래 그런 줄로만 알고 감옥을 벗어나지 못한다. 그래서 정우는 감옥 안에서 먹고 자며 그 안의 생활에 익숙해져간다. 그러던 어느 날, 정우는 자신보다 더 한 무시무시한 가시가 박혀있는 감옥에 갇힌 한 아이를 만나게 되고, 그 아이와 함께 감옥을 부수기 시작하는데...


알록달록 예쁜 색깔이지만 그 안에 무시무시한 나쁜 말들이 쓰여있는 감옥의 쇠창살을 보며 아이러니함을 느꼈다. 그리고 감옥 안의 세상이 전부인 줄 알고 그 안에서 안락함을 느끼는 정우의 모습에서 요즘 흔히 말하는 '가스라이팅'이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어른들의 나쁜말로 인해 홀로 고립되어 있던 아이들이 서로에게 다가가고 결국엔 하트모양 안에서 함께 하는 모습에서는 공감과 소통에 대해 생각해 보기도 했다.


작가님은 쇠창살, 감옥과 같은 여러 상징성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의미 있게 그려냈다. 전작 '무인도에서 보내요'도 무인도, 괴물과 같은 키워드를 통해 가정폭력을 보여주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는데 이번 작품 또한 은유적으로 표현을 잘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과 어른들이 함께 이 책을 읽으며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말과 행동에 대해서 생각해 보고 서로에게 한 뼘 더 다가갈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다.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는 좋은 그림책이었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지원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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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만, 조금만 더 모든요일그림책 7
소연정 지음 / 모든요일그림책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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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만, 조금만 더'는 다섯 남매의 우당탕탕 시끄러운 일상이 그려진 귀여운 그림책이다.

어느 날, 엄마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다섯 남매는 선반 위에 놓인 상자를 발견한다. 상자에는 무엇이 들었을까? 남매는 서로 좋아하는 것들이 들어있을 거라 상상하며 궁금해한다. 그러다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상자에 손을 뻗게 되는데... 콩콩 뛰어도 보고, 동생을 어깨에 들춰매고 손가마도 해보지만 선반까지 도저히 손이 닿지 않는다. 그래서 다섯 남매가 모두 하나씩 등에 올라타기 시작한다. 남매는 결국 상자를 손에 넣을 수 있을까? 상자에는 무엇이 들었을까?

하얀 바탕에 귀여운 다섯 남매와 선반 위 상자만 나오는 심플한 그림이기 때문에 등장인물들의 행동과 표정에 더욱 집중이 된다. 그림이 세세하고 예뻐서 어떤 재료로 그린 건지 궁금했는데 목탄을 주 재료로 하여 그렸다고 한다. 거기에 더해 각 아이들의 특색을 살린 색감까지 덧입혀져 완성도 있는 그림책이 나온 것 같다.

나는 이 책을 보는 내내 엄마 미소가 지어졌다. 엄마가 없어도 싸우지 않고 사이좋게 잘 지내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사랑스러움이 느껴졌고, 상자에 든 물건을 꺼내며 함께 행복해하는 모습에선 너무 귀여워서 나도 모르게 피식- 웃음이 새어나왔다. 그리고 문득 아이들은 이 책을 어떻게 읽을까? 궁금해지기도 했다.

엄마는 어딜 가는 걸까요?

상자에 든 물건이 뭐라고 생각하나요?

나라면 상자를 어떤 방법으로 꺼낼 것 같나요?

다섯 아이들 중에 누가 나와 제일 비슷해 보이나요?

엄마가 돌아왔을 때 아이들은 혼이 났을까요?

어떤 장면이 제일 마음에 들었나요?

등등 다양한 질문을 해보며 아이와 함께 읽으면 더욱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심플한 그림에 소소한 이야기지만 왠지 모르게 빠져들어 미소를 짓게 만드는 정말 사랑스럽고 예쁜 그림책이었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지원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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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그리트의 껍질
최석규 지음 / 팩토리나인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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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재밌는 한국 미스터리 소설을 읽어보았다. 제목은 「마그리트의 껍질」이다.

주인공 강규호는 큰 사고에서 기적적으로 살아남았지만 지난 2년 간의 기억을 모두 잃어버렸다. 그런 그에게 정신과 의사는 기억나는 모든 것을 기록하라고 노트를 주고, 그는 자신의 모든 일상을 기록하기 시작한다. 회사로 복귀한 그는 회사와 집을 오가며 무료한 일상을 보내는 듯 보이지만, 화장실 벽에 숨겨진 사진과 작은 금고를 발견하고, 모르는 남자에게 미행을 당하는 등 자꾸만 이상한 사건에 휘말린다. 그에게 지난 2년간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는 것일까?

속도감 있는 전개와 궁금증을 자아내는 내용 덕에 책을 잡은 자리에서 바로 슥 다 읽어버렸다. 마치 내가 기억을 잃은 주인공이 된 것 같은 느낌에 도대체 숨겨진 비밀이 뭘까? 조마조마한 마음에 순식간에 읽어내려갔던 것 같다. 마침내 밝혀진 비밀은 나에게 조금 충격적이기도 해서 다 보고 난 후에 여운이 길게 남았다. 스포라 얘기할 수 없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독자분들 중에 결말에 대해 호불호가 좀 갈리지 않을까 싶다.

책에는 정신의학, 뇌공학, 심리학 외에 다양한 책과 미술에 대한 내용도 나온다. 특히나 책의 제목이기도 한 '르네 마그리트' 작가에 대해 새롭게 알 수 있어서 좋았다. 책을 읽고 궁금해서 작가의 그림을 찾아보았는데 형이상학적인 느낌이 이 책과 꽤 잘 어울린다는 느낌을 받았다.

무엇이 선과 악을 결정짓는가? 인간의 본성을 통제할 수 있는가? 악이란 무엇일까? 책을 읽고 나서 근원적이고 철학적인 질문에 대해서도 고민해보았던 것 같다. 재밌고 흥미로운 소설이었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지원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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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스테이는 지구에서 뉴온 3
장한애 지음, sujan 그림 / 웅진주니어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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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상큼하면서도 발랄한 어린이소설을 읽어보았다. 제목은 「홈스테이는 지구에서」.

주인공 공유수의 엄마가 운영하는 홈스테이는 다른 곳과는 조금(?) 다르고 독특하다. 바로 '외계인'을 위한 홈스테이이기 때문이다. 이곳은 전 은하계에서 지구로 놀러온 외계인 하숙생들에게 지구에서 지켜야 할 규칙과 적응방법을 알려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공유수는 조금 독특한 '가랑비'라는 외계인 손님과 학교친구 '준수'와 함께 여러가지 사건에 휘말리며 함께 모험을 하고 우정을 쌓아나간다.

외계인을 위한 홈스테이라니? 일단 소설의 설정 자체가 무척 독특했고, 다양한 캐릭터들이 책의 재미를 더욱 살려주었다. 지구의 온갖 동물로 변신할 수 있고, 말을 하면 입에서 씨가 나오고, 물을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는 외계인들이 나와 신기했다. 주인공과 친구들이 겪는 다양한 사건들과 그 사건을 겪으며 견고하게 쌓아가는 우정도 참 보기 좋았다.

무엇보다 제일 좋았던 점은 책의 중간중간 나오는 삽화들이었다. 알록달록하고 화려한 색감에 디테일한 그림들까지 책을 더욱 재밌게 볼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그림들만 따로 소장하고 싶을 정도로 내 마음에 쏙 드는 삽화였다.

알록달록한 삽화에 톡톡 튀는 캐릭터들과 재밌는 내용까지, 아이들의 눈길을 확 사로잡는 좋은 어린이소설인 것 같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지원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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