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열로드에서 만나/ 이희영, 심너울, 전삼혜/ 위즈덤하우스

로열 로드에서 만나 ㅣ 텍스트T 4
이희영.심너울.전삼혜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1월

처음엔 화려하고 예쁜 책 표지에 끌렸다. 그래서 정확한 내용도 잘 모르고 일단 집어 들어서 읽기 시작했다. 이 책은 총 3명의 작가가 옴니버스 식으로 구성한 소설집이다. '메타버스'라는 공통된 주제를 가지고 작가 각 개인의 개성을 살려 멋진 작품을 완성시켰다.

세 작품 모두 재밌고 흥미로웠다. 첫번째 단편을 쓴 이희영 작가님은 『페인트』를 통해 이미 잘 알고 있던 분인데 새로운 소설을 읽게되서 너무 반가웠다. 메타버스 속 아바타 캐릭터에 빠져서 돈을 탕진하게 되고 결국 몹쓸짓까지 저지르는 아이에 대한 이야기를 쓰셨는데 주인공에게 충분히 공감이 되면서도 설득력있게 쓰신 것 같다. 나 또한 게임에 돈을 쓰고 후회한 경험이 있기에 주인공에게 감정이입하며 읽게 되었다. 청소년들 또한 많은 공감을 하며 읽지 않을까 싶다.

두번째와 세번째 단편을 쓴 심너울, 전삼혜 작가는 좀 생소한 분들이었는데 이번 작품을 통해서 새롭게 알게 되었다. 심너울 작가님의 『이루어질 수 없는』은 VR세계에 살고 있는 한 남자가 주인공이다. 자신이 사는 세계가 가상세계인 것을 모르는 '완전 몰입 사용자'인데 가상세계 속에서 어떠한 여자를 만나면서 뒤틀린 세계에서 눈을 뜬다는 내용이다. 이 소설을 보면서 예전에 재밌게 본 '프리가이'라는 영화가 생각이 났다. 나중에 VR세계가 널리 상용화가 된다면 충분히 생겨날 수 있을만한 상황이라 몰입하면서 읽게 되었다. 전삼혜 작가님의 『수수께끼 플레이』는 메타버스 속에서 만나 친구가 되는 두 아이의 이야기이다. '이름을 안다고 서로를 완전히 이해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라는 문장이 인상적이었다. 꼭 규격화되어있는, 외적인 정보를 알지 못하더라도 우리는 가상현실에서도 충분히 진정한 소통을 할 수 있는 친구를 만나기도 한다. 그리고 오히려 그 점이 진짜 속이야기를 할 수 있고 더 가까워지게 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청소년들이 무척 공감하면서 읽을만한 내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세 단편 모두 너무 재미있었다. 청소년들과 '메타버스'를 주제로 한 토론을 할 때 이 책을 활용해도 좋을 것 같다. 어른들도 청소년들도 모두 흥미롭게 읽을만한 좋은 책이었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지원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

3학년 27반 비밀 교실/ 이승민/ 토토북

3학년 27반 비밀 교실 ㅣ 토토는 동화가 좋아 8
이승민 지음, 신성희 그림 / 토토북 / 2022년 12월

『3학년 27반 비밀 교실』은 보면서 자꾸만 웃음이 피식피식 새어나오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책이다. 새로 전학한 학교에 등교한 은서는 비밀의 방처럼 숨겨져있는 "27반"에 들어가게 된다. 그곳에는 신기한 동물친구들이 가득하다. 표정이 없지만 친절하고 착한 늑대 울후, 느리지만 선생님보다 똑똑한 거북이 엄수, 땅굴파기가 너무 지루하고 싫은 두더지 두덕이, 거짓말을 절대 하지 못하는 토끼 토순이 등 다양한 동물 들과 함께 지내는 학교생활이 은서는 너무 즐겁다.

그런데 각 동물들을 잘 보면 반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아이들의 특징이 조금씩 보인다. 행동이 느린 아이, 표정이 없는 아이, 겉모습에 신경쓰는 아이, 떠드는 아이 등 아이들이 이 책을 보며 자신의 반에 있는 친구들을 저절로 떠올릴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을 아이들과 함께 읽고 다양한 활동을 해볼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어떤 동물과 잘 맞을까? 내가 은서라면 어떤 동물 친구를 비밀노트에 쓰고 싶을까? 내 주변 친구를 동물에 비유하자면? 과 같은 질문들을 만들어 함께 이야기해볼 수 있고, 새로 돌아오는 3월 새학기에 동물에 빗대어 자신을 소개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보는 내내 마음이 즐겁고 행복해지는 어린이소설이었다. 아이들과 이 책을 함께 꼭 읽고 싶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지원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

거인의 사막/ 고은지/ 계수나무

거인의 사막 ㅣ 책가방 속 그림책
고은지 지음 / 계수나무 / 2023년 1월

이 책의 주인공은 사막에서 홀로 살고 있는 거인이다. 거인은 동물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어 다가가지만, 동물들은 하는 것 마다 망가트리고 말썽만 피우는 그를 싫어한다. 그러던 어느 날, 사막여우의 등에 붙은 전갈을 떼주려고 쫓아가던 거인은 나쁜요정의 꾐에 넘어가 사방이 온통 거울인 방에 갇히게 된다. 뒤늦게 거인의 진심을 알게 된 사막여우가 그를 찾아내 구해주고, 거인은 앞으로 동물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며 소통하기로 약속한다. 그 이후로 동물들과 거인은 서로를 이해하며 사이좋게 지내게 된다.

도움을 요청하지도 않았는데 일방적으로 다가가는 거인을 보며 상대방을 배려하지 않는 선의는 과연 옳은 것인가 나쁜 것인가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사람들은 흔히 자신의 입장에서만 생각하고 다른 사람이 자신을 이해해주길 바라지만, 이러한 소통 방법으로는 결코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없다. 내 행동을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온전히 그 사람의 몫이다. 괜히 다른사람의 마음을 맘대로 넘겨집거나 그 사람의 행동이 내 생각과 다른걸 잘못되었다고 판단해서는 안된다. 이 책에서도 거인은 자신이 생각하기에 동물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행동을 멋대로 하지만, 결코 동물들은 그것을 달가워하지 않는다. 거인이 동물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나서야, 서로는 진정한 소통을 할 수 있었다.

이 책을 읽고 '일방적인 호의'와 '진정한 소통과 화합'에 대하여 생각해볼 수 있었다. 아이들 또한 이 책을 통해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을 키울 수 있을 것 같다. 아이들과 어른이 함께 읽고 이야기 나누기 좋은 책인 것 같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지원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

가짜 모범생/ 손현주/ 특별한서재

가짜 모범생 ㅣ 특서 청소년문학 23
손현주 지음 / 특별한서재 / 2021년 10월

최근에 "일타 스캔들"을 보며 서울 학부모들의 교육열을 간접적으로나마 느끼고 있다. 드라마 속에서 자녀의 공부를 위해 불법과 비리를 일삼는 부모들의 모습을 보며 과연 저 행동이 진정으로 자식을 위하는 것인가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게 된다. 이번에 읽은 《가짜 모범생》 나오는 부모 또한 자식에 대한 높은 기대치 때문에 아이를 망가트리고 결국엔 죽음까지 내몰게 된다.

주인공 선휘는 자신의 일란성 쌍둥이 형이 죽고 나자 큰 충격을 받고 방황하게 된다. 늘 전교1등에 어렸을 때 부터 수재 소리를 듣고 자란 멋진 형이었기에 선휘는 형의 자살이 믿기 지가 않는다. 형은 왜 자살을 했을까? 쌍둥이는 어렸을 적 부터 엄마에게 "교육 학대"를 당하고 있었다. 표면적으로는 아이의 위해서라고 하지만, 엄마는 본인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아이들을 정서적으로, 그리고 물리적으로 계속하여 학대해왔다. 결국 분노조절장애가 생긴 형은 다른 아이에게 폭력을 휘두르게 된다. 여기서 끝났으면 좋으련만, 이 엄마는 형의 앞길을 막으면 안된다며 동생에게 책임을 전가하려하고, 형은 동생에 대한 미안함과 충격으로 끝내 자살하게 된다.

이 책을 읽고 "교육 학대"라는 것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되었다. 물리적 학대, 방임 학대에 대한 기사만 접하다가 교육 학대라는 것이 생소해서 찾아보았는데 부모가 '너를 위해서'라는 명분으로 자녀에게 지나치게 훈육, 교육하는 행동을 말한다고 한다. 아이의 미래를 위해서라고 하지만 자녀의 자유를 억압한 채 부모의 욕구대로 행동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마치 자녀를 자신의 장난감으로 생각하고 휘두르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인간은 하나의 독립된 인격체로서 존중받아야 한다. 때에 따른 적절한 훈육과 충고는 자라나는 아이에게 꼭 필요한 것이지만, 그것이 지나쳐 독이 되었을 때는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 없이 '학대'라는 이름으로 변모하게 된다.

나는 이 책이 청소년소설이지만 오히려 부모들이 더 읽어야 하는 소설이라고 생각한다. 청소년 시기의 아이를 키우고 있는 어른들이 이 책을 읽고 자기 자녀에게 현재 어떻게 행동하고 있는지 스스로를 돌아보고 반성하는 시간을 가지면 좋겠다. 여러모로 생각할거리를 많이 던져주는 좋은 책이었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지원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

지혜로운 늙은 개에게 창이 되어 주고 싶어/ 필립 C. 스테드/ 주니어RHK

지혜로운 늙은 개에게 창이 되어 주고 싶어 ㅣ 베스트 세계 걸작 그림책 23
필립 C. 스테드 지음, 강무홍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3년 1월

『지혜로운 늙은 개에게 창이 되어 주고 싶어』는 작가가 떠나보낸 반려견을 생각하며 만든 그림책이다. 늙고 힘없는 반려견이 매일 창밖만 하염없이 바라보자 작가는 개가 보고 있는 물방울, 웅덩이, 우산, 그리고 나아가 되어 본 적 없는 것도 꿈꿀 수 있는 큰 창이 되어주고 싶다 말한다.

책을 보며 반려견을 위해 무엇이든 해주고 싶어하는 작가의 마음이 절절하게 느껴졌다. 작가는 죽음을 앞두고 있는 아이 옆에서 무력감과 상실감이라는 고통에 빠질 수 있었지만, 오히려 밝고 좋은 세상을 하나라도 더 보여주고자 애쓴다. 나 또한 현재 반려견을 키우고 있기에 이 책을 보면서 공감도 많이 되고 더 감정이입이 되었다.

운율감이 느껴지는 글에 화사하고 알록달록한 파스텔톤의 색깔, 그리고 다양한 동물들이 나오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읽어주기에도 좋다. 아이들에게 이 책을 읽어주며 여러가지 질문도 해보고, 또 나라면 늙은개에게 어떤 세상을 보여 주고 싶은지 직접 그려보는 활동을 해볼 수도 있을 것 같다.

어른들도 좋아하고, 아이들도 좋아할 것 같은 마음이 따듯해지는 감성적인 그림책이었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지원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