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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어린이 표
황선미 지음, 이형진 그림, 서울초등국어교과교육연구회 / 이마주 / 2017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황선미 글 / 이형진 그림 / 이마주
황선미 작가 소개 글에도 나와있듯이 황선미 작가하면 <마당을 나온 암탉>을 먼저 떠올리시는 분들이 대부분일 것 같아요.
책뿐만 아니라 애니메이션으로도 제작되어 큰 호응을 불러일으켰던 작품이기에 황선미 작가하면 < 마당을 나온 암탉>을 바로 연관 지어 떠올리실 듯합니다.
하지만 저는 황선미 작가의 작품을 가장 먼저 < 나쁜 어린이 표 >부터 보았었어요.
초등 아이들 학교생활을 고스란히 담고 있으면서도 선생님과의 갈등. 학교생활의 그 미묘한 아이들의 마음을 대변해주는 책이기에
초등 필독도서에 항상 들어있는 책. 아이들에게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은 책 목록에 항상 <나쁜 어린이 표>가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큰아이 초등 입학하자마자 본 책이니까 제가 <나쁜 어린이 표>를 읽어본 지도 벌써 5.6년쯤 된 것 같아요.
<나쁜 어린이 표>가 1999년을 시작으로 창작 동화 최초 100쇄 출간, 100만 부를 돌파 했다고 하더라고요~.
그런 <나쁜 어린이 표>가<나쁜 어린이 표>가 출간된 지 18년이 지나 새로운 표지로 갈아입고 재출간되었다고 하기에 더욱 궁금했습니다.
책이 도착하자마자 초 6 저희 큰 아이가 먼저 받아보았는데요.
책 표지 보자마자 단번에 " 그림이 바뀐 거예요?" 합니다~ ^^

책표지만 보아도 일러스트의 차이가 굉장히 크지요?
저희 아이가 느낌이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전에 책도 보고 싶다고 하길래 주말에 도서관에 가서 빌려왔네요.


구판 < 나쁜 어린이 표>
책 속 내용은 모두 그대로입니다 ~.
3학년이 된 건우는 반장선거에 나가서 7 표나 받지만 반장선거에는 떨어지고요.
반장에 당선된 경식이를 의식하며 친구랑 장난을 치다가 화분을 깨트리면서 선생님께 '나쁜 어린이 표'를 받기 시작합니다.
선생님은 절대로 매를 드시지는 않겠다고 하셨으나 대신 나쁜 어린이 표를 주시는 거지요.
물론 '착한 어린이 표'도 있습니다만 아이들의 뇌리에는 착한 어린이 표다 ' 나쁜 어린이표 '가 주는 상처가 크게 작용합니다.
착한 어린이 표의 초록색 스티커를 받은 아이들은 은근 저희들끼리 어울리는 경향이 생겨나고요.
나쁜 어린이 표의 노란색 스티커를 받는 애들은 같이 어울리지 않게 되었지요.


구판 < 나쁜 어린이 표>
그리고 선생님이 주시는 ' 나쁜 어린이 표"는
여태껏 나쁜 애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던 건우를 자꾸만 나쁜 아이로 만들어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건우는
이유도 묻지 않고 공평하지도 않으며 규칙도 마음대로 바꾸고 자꾸만 나쁜 아이 표를 주시는 선생님께도
'나쁜 선생님 표'를 만들어 수첩에 적어놓게 됩니다.
나쁜 선생님 표 하나 ! 고자질한 애한테도 나쁜 어린이 표를 줘야지요.
나쁜 선생님 표 둘! 싸움은 지연이가 먼저 시작했어요.
나쁜 선생님 표 셋 ! 저도 발표 좀 시켜주세요.
나쁜 선생님 표 넷 ! 창기는 떠든 게 아니라 수학문제를 읽었을 뿐이에요.
ㅎㅎ~ 가슴이 벌렁거리면서도 건우가 적어놓은 나쁜 선생님 표는 갈수록 늘어만 가네요~ ^^
저희 둘째 아이는 건우가 적어놓은 나쁜 선생님 표가 아주 마음에 들었다 합니다.
요즘 아이들 표현으로 '사이다' 같았다 하더라고요~.
억지스러운 건우의 개인적 이유가 아닌 친구의 모습도 살피고 선생님 모습도 세밀히 살핀 타당성있는 이유들이어서
친구들한테 보여주어도 친구들도 다 그렇게 생각했을 거라고 아주 장담을 하더라고요~ ^^


구판 < 나쁜 어린이 표>
나쁜 어린이 표를 받는 아이들은 갈수록 늘어나고 건우도 창식이도 서로를 탓하면서 아이들 간의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집니다.
그러다 건우는 선생님 책상에 놓인 나쁜 어린이 표가 가득 들어있는 스티커 통을 발견했네요.
과연 건우는 이 많은 나쁜 어린이 표를 어떻게 했을까요?
갈등만 커지는 친구들과 원망만 커지는 선생님과는 또 어떻게 화해하게 될까요?
선생님께 칭찬을 받고 싶은 건우의 마음. 노란 스티커 때문에 의도하진 않았으나 나쁜 어린이로 낙인찍혀가고
그 나쁜 아이 그룹에 끼고 싶지 않은 아이들의 갈등과 상처가 고스란히 전해지는 나쁜 어린이 표입니다.
그리고 누군가는 상처받았을 그 마음들을 이해하고 풀어주는 과정 또한 함께 들어있기에
나쁜 어린이 표를 읽고 나면 후련하고도 따뜻한 기운이 감돌게 되는 것이겠지요~.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책인만큼 내용적 변화는 없었고요.
조금은 큼직했던 글자의 사이즈를 줄여주니 글자가 두눈에 들어오는 부담이 줄어들면서 좀 더 가볍게 읽히는 듯 합니다.
그리고 상황의 느낌을 더욱 구체화시키고 마음 상태를 표현해주는 일러스트의 변화가
현대적인 지금 우리 아이들의 학교생활로 무대를 바꾸어 준듯한 느낌이 드네요~
조금은 올드했던 건우의 모습이 활동적인 느낌이 강하도록 선이 여러 번 겹친 만화속 캐릭터의 모습으로 변화하였고요.
반 아이들이 받은 노란 스티커의 모습도 핸폰 이모티콘의 모습을 형상화 시켜놓으니 훨씬 신식의 시대를 반영한 느낌이 더 나는 것 같아요~.
선생님 책상 위에서 발견한 노란 스티커를 열어본 순간 해리 포터의 판타지처럼 이모티콘의 노란 스티커가 쏟아지듯 나오는 장면은 아주 근사했네요~ ^^
<나쁜 어린이 표>의 새로운 책으로 건우와 함께 더욱 공감하면서 행복한 시간 보낼 수 있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