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열, 불온한 조선인 혁명가 - 일왕 부자 폭살을 꿈꾼 한 남자의 치열하고 뜨거운 삶과 사랑
안재성 지음 / 인문서원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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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 제작되어 상영되고 있는 인물 박열에 대한 관심이  이제서야  뜨겁다. 

 일제와 맞서 싸우며 독립을 외친 많은 운동가들의 이름중에서 왜 박열이란 이름은 그동안 등장하지 못했던 것일까 의문을 가져본다.

3남 1녀중 막내로 태어나  뛰어난 학구열을 가졌던 그는 경성고보에 입학하여 후진양성을 위한 꿈을 꾸는 학도였다.

그러나 1919년  1월 21일 고종이 사망하며 반일시위에 행동대원으로 활동 . 조선독립신문의 발간과 흑도회를 창립.

조선인의 힘으로 세운 진보적 사회단체를 조직하여 활동한다. 그가 조직한 <흑도회>는 무정부주의자 즉 아나키스트들이 대부분이었으며

박열 또한 청년기를 사회주의에서 무정부주의로 그리고 허무주의로 사상적 변화기를 겪는다.

  특히 이 책을 읽으며 내가 주목했던 것은 그가 무정부 주의자로 22년의 오랜 수감생활후 납북되어진 인물이라는 점 

 그리고 그가 일본인 여성 가네코후미코와 활동을 함께 했다는 점이 굉장히 흥미로웠다.

일제치하를 겪으며 우리나라가 가지고 있는 반일적 시위와 반일적 감정을  극대화  시킬 수 있는 인물에 박열은 빠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이 책을 읽으며 그리고 박열의 차후 행보를 보며 더욱 이해하게 되었다.


 

박열이 체포되는 시점 조차 관동대지진을 틈타 조선인 대학살을 자행했던 일본이 그 엄청난 사건들을 무마하기 위한 조선인 독립가들의 색출과정에 있었다.

그 시점의 박열은  일본 왕세자와 일본 고위자들을 처단하기위한 계획을 세우고 있었던 터라 그의 체포는 더욱 안타까웠다.

박열이  계획은 세우고 있었으나 아직 거사를 시도하지 않은 시점이기에 처음 체포될때의 그의 죄목은  불법으로 불령사를 결성했다는 이유뿐이었다.

그러나 취조 과정에서 박열의 태도는  숨길이유가 없는 당당함 그 자체였다.

1924년 예심판사 앞으로 쓴 < 한 불령선인으로부터 일본의 권력자의 계급에게 전한다>와  <나의 선언>의 글들을 살펴보면  일본의 강압적인 합병과  경제상의 탈취. 토지 측량조사를 통한 토지갈취와 협박. 학교에서의 교육적 탄압까지도 실랄하게 비판하고 있으며

박열과 가네코 두 사람 머릿속에만 있었던 폭탄구입과  권력이라는 악마에게 독점된 인간을  해방시키기 위해 천황과 황태자를 죽이려 했다는  사실을 거침없이 쏟아내고 있다.  천황폐하는 병자로 표현하고 경시청관리들을 집권자들의 충실한 개새끼라 표현한 그의 표현이 극단적이면서도 통쾌할 따름이었다.


 

그리고 그가 사랑하고 사상을 함께 했던 가네코 후미코를 바라보게 되었다.

일본인 여성과 감옥에서 결혼한 박열. 그 여인과 일본의상을 입고 다정하게 찍은 사진도 존재한다.

<조선청년>이라는 잡지에 실린 '개새끼" 라는 박열의 시를 보고 박열을 찾아가 사랑을 고백했다는 가네코 후미코.

그 일본인 여성이 사상적으로 박열과 통하고  일본의 왕세자 결혼식에 박열과 함께 투탄할 계획을 세우며 20 개월에 거친 예심 끝에 대역죄로 본 재판에 넘겨지기까지 한다.  자신의 행동을 감추려 하지 않고 스스로 밝히며 박열과 함께 운명을 같이 하는  그 모습은

 감옥에서 무기징역을 거부하며  죽는 그 순간까지도 변치않는 전사같은 태도라할만했다.


 대심원 재판을 일본정부를 큐탄하는 장으로 삼고자했던 박열의 요구 조건을 간략히 간추려 보자면

첫째. 나 박열을 피고로서 법전에 서는 것이 아니다.

천황을 대표하는 법관이 법관을 쓰고 법의를 입는 다면 나도 조선의 민족을 대표하는 입장에서 조선의 왕관을 쓰고 조선의 왕의를 입는것을 허락하라.

둘째. 나 박열은  일본이 조선을 강탈한 강도행위를 탄핵하고자 법정에 서는 것이기 때문에 내가 법정에 서는 취지를 내가 선언하도록 해달라.

셋째. 나 박열은 일본어를 사용하고 싶지 않다. 조선어로 말할터이니 통역을 준비해 달라.

넷째. 내 좌석을 너희 일본인판사와 좌석과 동등하게 만들어 달라   였다고 한다.


책의 곳곳에 등장하는 장문의 그의 글들과 일본인이 행하는 법정에서도  민족을 대표할만큼의 당연한  권리를  주장했던 그의 기개는

왜 이제까지 몰라보았을까 싶을 만큼   당찬 울림의 소리들이었다.

무기징역으로 바뀌고  22년의 형량을 살고 나와

 미국과 소련의 반목과 쟁투아래 가려어져 있을지라도 그의 행보가 의도하지 않았던 납북으로 종결결되었을지라도 

그  울림있는 박열의  소리를 묻혀서는 안되겠다 싶다.


 독립운동가 박열에 대한 의외성을 발견하고 그 박열을 대하는 일본인의 의외성도 함께 발견하도록 해주는 < 박열. 불온한 조선인 혁명가> 였다.

일제 강점기를  겪은 나라의 민족이기에 한쪽으로 편중되어 바라보게 되는  시선이  내 스스로도  없진 않지만 

 맹목적인 반감을 주기보다  판단하도록 이끌어주는 자료의 전달에 오히려 많은  생각이 교차하게 되었다.

그의 이러한 모습이 영화에서는 또 어떻게 그려내고 있을지 책을 읽고 나니 영화가 더욱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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