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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칭찬통장 ㅣ 책읽는 어린이 노랑잎 9
신채연 지음, 김고은 그림 / 해와나무 / 2017년 4월
평점 :

칭찬이라는 것과는 너무도 거리가 멀던 아이 도동찬.
선생님 눈에 띈 장난과 말썽이 전부 다 동찬이가 한 짓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얼마나 많이 걸렸는지 선생님은 동찬이를 부를 때마다 " 또 동찬이 너야?"를 줄여서 아예 " 또동찬 "이라고 부르네요.
평소 때 부려놓은 말썽이 워낙 많은 터라 우유갑 버린 진짜 한 행동도 동찬이 짓.
의도하지 않았던 덩치 큰 진수와 부딪친 일도, 경도 놀이하며 안경이 떨어진 일도. 모두 모두 일단 동찬이 잘못이 되어 먼저 야단을 맞게 됩니다.
이런 동찬이의 모습이 참 귀엽고 재미있게 그려지고 있기는 합니다만~.
ㅎ~ 아들이 둘이나 있는 저의 입장에서는 선생님께 맨날 혼나는 동찬이가 남 같진 않더라구요~ ^^
특히 초등학교 1학년 때 천진하고 개구쟁이인 동찬이와 같은 모습이
선생님께는 잘못 찍히지는 (?) 않을까 염려되던 때가 저도 떠오르기도 했네요~.

이런 동찬이에게 찾아온 " 칭찬통장"은 맨날 '난 야단맞는 아이야~'라는 스스로의 자책에서 탈피하게 해주는 '성장 통장'이 되어주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정말 순간의 위기를 벗어나고 야단맞지 않으려는 단순함에서 칭찬통장을 자기 것으로 만들지요~.
하지만 그 이름을 바꾸는 그 순간부터 칭찬통장에 적힌 내용은 동찬이의 행동을 바꾸는 미션으로 작용하게 됩니다.


내가 의도하지 않았는데~~ 나는 그럴 의사가 없었는데~~ ㅋ~
갑자기 손을 번쩍 들어 발표를 하고 점심시간 더러워진 교실을 청소하는가 하면~
평소 때는 하지도 않던 아빠 안마를 해드리고 정말 싫어하던 아랫집 마귀 할머니에게 배꼽에 코가 닿을 만큼 허리를 숙여 꾸벅 인사를 다합니다~.
ㅋ~ 억지로 하는 행동이기에 내 뜻대로 되지 않고 있을 때 나타나는 그 억울한 표정이 그림에 너무도 드러나 더 재미있었어요~.

동찬이 스스로도 평소와는 다르게 행동하는 자기 모습이 당황스러웠겠지만
그러면서도 달라진 자기의 행동에 반응하는 주변 사람들의 모습도 바뀌어 있음을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주변 사람의 달라진 반응은 먼저 한 내 행동과 관련이 있었었음을 깨닫게 되지요.
그걸 깨닫는 순간 또동찬이는 이제 사람의 예절을 알고 도를 아는 도동찬이가 되어있습니다.
그래서 이기적으로 나만의 이득을 위해 사용해보려던 칭찬통장의 목록에서
친구 예진이를 위해서 또 진수를 위해서 칭찬통장을 사용하지요~ ^^
' ~~ 하지 마라" ' ~ 하면 안 돼" 의 잔소리보다 훨씬 더 효과적이고 어감 좋은 동찬이의 칭찬통장.
장난꾸러기의 행동 변화와 마음의 변화의 모습이 참 재미있게 그려지는 책인듯합니다.
내 의도와는 다른 억지로의 행동 변화의 모습이 그림과 함께 어우러지니 더욱 동찬이 행동이 보이는 듯 유쾌하였구요~.
차츰차츰 녹아들듯 행동의 변화로 인해 마음의 변화가 함께 오는 과정이 참 귀엽고도 따뜻하게 그려지고 있네요.
선생님의 야단. 엄마 아빠 할머니의 잔소리 바람보다
훨씬 더 효과 좋은 햇빛의 방법이 아이들에게 필요함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하는 <수상한 칭찬통장> 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