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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꾸제트
질 파리 지음, 성귀수 옮김 / 열림원 / 2017년 2월
평점 :
절판

질 파리 / 성귀수 옮김 / 열림원
이카루스라는 이름이 있지만 "꾸제트"라 불리는게 더 친근한 표현이라고 느꼈던 아이 꾸제트.
'호박 덩어리'라는 뜻의 다소 좋지 않은 표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꾸제트"라는 이름은 엄마가 불러주는 이름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가슴이 먹먹해진다.
사고로 다리를 다치게 되면서 모든 게 변해버린 엄마.
그 엄마가 아이를 부르는 난폭한 표현이 바로 꾸제트 였음에 불구하고
엄마를 하늘로 보내고 감화원에서 살아가는 이카루스에게는 보고 싶은 얼굴 . 듣고싶은 엄마의 목소리가 바로 꾸제트에 들어있나 보다.
저마다의 사연으로 감화원에 들어온 아이들.
꾸제트 만큼이나 아픈 사연의 아이들을 만나며 저마다의 상처를 털어놓는 것만으로도 서로에게 위안이 되어주고 있다.
입에 담기도 어려울 만큼의 사연이 사고. 학대. 불륜. 살인 등이어서 그 수위가 아이들이 보기에는 조금 세다 싶을 만큼이긴 했지만
가족들, 친척들과 살지 못하고 감화원에 보내져 보호를 받는 정도의 현실임을 감안한다면 오히려 그게 솔직하다 싶다.
그렇기에 책의 처음에 등장하는 "하늘을 죽이고 싶다"라는 표현은 다소 격해 독자를 놀라게 하면서도
이제 9살밖에 되지 않은 어린아이의 입에서 나오는
가혹한 현실의 원망이 담긴 하늘을 향해 내뱉는 울음이 섞인 절규였음을 느끼게 한다.

감화원의 생활을 통해 함께 살아가는 카미유. 시몽. 알리스. 보리스. 암투 안.
그리고 돌봐주시는 로지 아줌마와 경찰 레이몽과의 관계가 오히려 유쾌하게 그려지고 있다.
암울한 가정에서는 맛보지 못했던 애정과 관심. 진짜 형제처럼 토닥토닥 장난도 하고 벌도 함께 받으며 아이들은 정겹게 살아간다.
평범한 사람들이 그들을 보기에는 불쌍한 처지로 보였을지 모르나
그 안에 있는 꾸제트과 까미유는 가족이 있었을 때는 느끼지 못했던 행복함의 결정체를 맛보며
즐거움의 공간. 사랑이라는 것이 느껴지는 세상이 있음을 알게 된다.
그렇기에 어마어마한 사건을 일으키고 감화원에 들어온 꾸제트는
아주 긍정적 사고를 하고 궁금해하고 받아들이는 유쾌한 아이로 그려지고 있다.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며 한 번도 원하는 걸 받지 못했던 선물을 받기도 하고 까미유 이모의 이중적인 모습을 폭로하는가 하면
감화원을 쫓겨나야 할 운명에 처한 시몽을 구해내는 일도 다 함께 힘을 합치며 멋지고 통쾌하게 이루어 내고야 만다.
그런 인간적이고 따뜻한 아이들과의 소소한 사건들이 책을 읽는 독자로 하여금 읽는 내내 슬몃 웃음 짓게 만든다.
책을 다 읽고 나니
정작 나는 꾸제트를 통해 긍정의 에너지를 받았으면서
다 자란 사람 행세를 하지만 우리 어린이들보다 훨씬 어리석어 어른들이야말로 잘 지켜보아야 할 존재
라고 했던 아이들이 말이 가슴이 와 박혔다.
엄마와 함께 살고 있었다면 지금까지도 산에 와보지 못했을 거라는 꾸제트의 독백도 가슴이 아팠다.
그러면서도 벙어리장갑을 끼워주는 어는 아이의 엄마에게 시선이 가있는
꾸제트의 돌이킬 수 없는 아이러니함도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가족과 함께 할 수 없는 가장 절망적인 상황에서 만난 또 하나의 가족.
평범함을 찾는 평범하지 않은 이야기에 귀 기울이게 된 <내이름은 쿠제트> 였다.
<내 이름은 꾸제트>가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어 상영되고 있어서 그 원작 소설에 궁금증이 더 컸다.
책에서 나왔던 아이들의 저마다의 사연과 코제트를 비롯 친구들의 모습(특히 시몽)이 어떻게 그려졌을지 그것 또한 무척 궁금해졌다.
애니메이션이 칸국제영화제 감독주간 초청,안시국제애니메이션 작품상과 인기상,
멜버른국제영화제 관객상,유러피안필름어워즈 최고 애니메이션상,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노미네이트 많은 상을 수상해서 더 이목이 집중되고 있나 보다.
책과 함께 이제 영화도 관람해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