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헨드릭 하멜 지음 / 최지현 옮김 / 보물창고
시골을 다녀오면서 한번 가본적이 있는 하멜기념관. 지난번 방문할때는 제주도에 표류한 외국인 정도로만 알고 다녀왔는데요.
보물창고의 <하멜 표류기>를 사진 자료와 함께 다시 보았더니 생각과 마음이 많이 달라지네요.
다시 한번 가보아야겠다.. 그럼 아는 만큼 다시 보이겠다 싶어집니다.
저 역시 하멜이란 이름을 들어서만 알고 있었는데요.. 커가는 아이와 함께 이야기 나누고파 이번에 같이 읽게 되었답니다.
헨드릭 하멜은 네델란드 동인도 회사에 소속된 회계사로
1653년 조선에 표착하여 1666년 일본 나카사키로 탈출하기까지 13년간 조선에 억류된 외국인이지요.
이 책에는 하멜의 기록대로 하멜일지 와 조선 왕국에 대한 기술 그리고 이후상황 을 나누어 정리해 놓았습니다.
하멜일지 편에서는
1653년 8월 16일 퀠파르트 (제주도)에 난파하여 생존한 스페르베르호의 승무원과 선원들에게 일어난 일들을 적은 기록으로
나가사키로 탈출하기 전까지 그들의 눈으로 본 조선의 풍속과 정치. 군사. 교역 등을 기록되어 있는데요.
돌아가기전까지 14년간 네덜란드 동인도회사에서 받지 못한 임금을 받기위해 보고서 형식으로 작성한 것이었어요.
그래서 책 속에서도 재미난 이야기 형식이아닌 년도별로 간결하게 기록해 놓은 보고서 형식을 그대로 취하고 있습니다.
조선이라는 나라의 존재를 유럽에 소개한 최초의 문헌으로서 하멜 표류기가 그 의의는 있다 하는데요.
솔직히 저는 외국인 눈에 비친 조선의 모습이 어떠하였을지 궁금하면서도 또 외국인 눈에 어떻게 비추어졌을지 염려되기도 하더라구요.

조선이라는 나라의 존재에 대해 잘 몰랐던 하멜이기에
조선인을 처음 볼때는 추방당한 중국인인가 추측했다고 적혀 있구요.
일본으로 가고 싶다고 말하는 자신들에게 의사는 잘 통하지 않지만 돌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며
지내는 것에 불편함이 없도록 살펴주고 친절을 베푼 한 목사의 모습을 느낀 그대로 사실감있게 적어놓았더라구요.
그리고 또 그와는 대조적으로 새로 온 목사는 반찬지급을 줄이기도 했고
또 어떤 곳에서는 노역을 심하게 시킨곳도 있었다고도 적혀있었어요.
이런 기록은 조선에서 억류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자신들의 거취문제가 달라질때마다 기록되어 있는데요.
궁으로 압송되어 가며 머문 해남. 영암, 장성. 정읍. 태인. 금구. 전주 은진. 연산 . 공주 등
우리나라의 구체적 명칭들과 모습
그리고 비가 오지 않아 흉년이 든 나라의 모습과 왜란을 겪으며 황폐해지고 굶주린 백성들의 모습이 그들의 시선으로 그려져 있었어요.
이 기록들이 사실인지 아닌지 논란이 있는것은 사실이지만
친절하다고 느낀것도 있고 가혹하다 표현한것도 있었으며 인정이 많다라고 이야기하기도 한걸보니
우리나라의 풍습들을 바라보는 그들의 소견은 그냥 느낀 그대로 솔직한 표현이 아니었을까.. 하는 제 개인적인 생각이 들었답니다

하멜의 일지 중 제가 조금 놀랐던 부분은
바로 일본으로 탈출하여 나가사키 수장의 질문과 그에 대한 대답을 적어놓은 기록부분이었습니다.
50가지가 넘는 질문들이
이방인에 대한 관심과 그들이 가지고 있는 문물에 대한 관심도가 너무도 잘 표현된 문항들이었는데요.
그 중에는 일본이 하멜일행에게 우리 조선에 대한것들을 묻는 질문이 많더라구요.
조선이 얼마나 큰지. 지금 전쟁 수행중인지. 조선의 무기와 군사장비들은 어떤지.
전라도의 크기와 위치. 성이나 요새까지도 묻고 있어서요.
지금의 조선인인 제가 보이기에도
하멜일행이 한 그 자세한 대답들은 조금... 불편하더라구요 ^^.
조선에 머무르는건 허락하지만 돌려보내지는 않겠다는 조선의 결정에 저도 동의하는 부분이 생긴건 바로 이 기록들때문이었어요. ^^
그들이 탈출하며 일본에 머무름으로서 결국 우리 나라의 지리적 군사적 정보 .조선의 현황이
일본으로 고스란히 다들어가버린......
그리고 한편으로는 그런 생각도 들었어요.
하멜 일행중 8명만 일본에 1년을 머물렀는데
그 1년 동안에 일본은
하멜일행에 대한 조사를 하멜 스스로 기록에 남길만큼 자세히 했다는 거잖아요.
그런데 우리 나라에서 머무는 13년동안에 우리는 그들에게서 뭔가를 알아내려고 하지 않았구나...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네요.
그들의 다른 문물이나 사상들을 알아보고 그들이 알고있는 다른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기회였을 수도 있었을텐데 하는 ......


조선 왕국에 대한 기술 편은 하멜일행이 우리 나라에 머무는 동안
외국인 시선으로 바라본 조선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지리적요건. 기후와 농업. 군주제. 가옥.장례. 형법.결혼.교육 등 그들이 바라본 조선의 모습과 풍습이 적혀져 있습니다.
생활모습 . 장례문화 등 꽤나 자세히 서술되어 있어 조선시대이 모습을 유추해볼만한 자료가 될듯 합니다.
그러나 그 표현들을 보면 문명이 다르고 종교가 다르기에 한쪽으로 편향되어 바라보는 시선이 없지 않다는거~~^^

하멜이 속해있던 동인도 연합회사와 하멜의 육필보고서 . 하멜이 튼튼한 요새라고 표현했던 남한산성과 전라좌수영 지도 까지
하멜 표류기와 관련 있는 사진 자료들이 많이 첨부되어 있어 글과 함께 하나하나 살펴볼 수 있었네요~.
삽화와 함께 하멜에 대한 보다 객관적인 접근이 되도록 하멜의 보고서 형식 그대로 되어있어서
하멜을 처음 접하는 초등고학년 아이들에게 건네주기에 아주 좋은 구성으로 되어있었던것 같구요.
* 로 책의 밑부분에 설명이 바로바로 적혀있어 더욱 아이들이 이해하기 편했던것 같습니다.
분량적인 부담이 적어 관심있게 읽을 수 있는
하멜일지 . 조선 왕국에 대한 기술 편.
그리고 보고서의 형식과는 다른 이후상황 편에는
하멜 표류기에는 다 담아내지 못한 다른 기록도 살펴볼수가 있어 더욱 흥미로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