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의 밥상: 수라와 궁궐 요리사 그리고 조선의 정치

왕의 밥상 - 수라와 궁궐 요리사 그리고 조선의 정치
김진섭 지음 / 지성사 / 2025년 3월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왕의 밥상:

수라와 궁궐 요리사 그리고 조선의 정치

김진섭 지음

이 도서는 조선시대 수라상에 관한 이야기이다 조선시대 수라간은 궁궐에서 아무나 접근할 수조차 없는 엄격하게 통제되던 곳이였는데 왕과 관련된 민감한 부분이기때문에 기록으로 남긴 자료가 드물고 현재 전하는 수라상과 관련된 정보도 일부분에 지나지않다고하니 더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수라간과 궁궐요리사가 세세하게 분업화가 되어 있고 체계적이라 놀랐고 궁궐 요리사는 요리만 한게 아니라 외교관 역할도 하는 등 다양한 일정을 소화해야했다는 점도 흥미로웠다 그래서 수라와 긴밀하게 연결된 조선의 정치와 사회 그리고 문화를 정리한 도서 '왕의 밥상'이 기대가 되었다

왕의 밥상에서부터 시작되는 조선의 정치 이야기는 굉장히 재미있게 읽었다 특히 유학을 통치이념으로 따랐던 조선시대에서는 자연재해가 일어나면 왕의 부덕으로 받아들이고 하늘의 노여움을 풀어야하는 책임과 의무를 강조했었는데 왕의 밥상과 관련된 근신으로는 철선, 감선, 소선 등이 있다 철선은 식사를 하지 않는 것이고 감선은 왕의 밥상에서 반찬의 가짓수를 줄이는 것이고 소선은 고기 먹는 것을 중지하는 것인데 이 모든건 왕이 스스로 결정했다는 점이 인상깊었다 근신의 의미도 있었지만 왕이 대신들을 상대로 자신의 의지를 관철시키려는 의도에서 하는 경우도 있다는 점이 재미있었다 가끔 사극에서 보면 대비가 밥을 굶으면 왕은 불효자의 입장에서 자유로울 수 없어 대신들의 질타를 받게 되는 장면을 봤는데 마찬가지로 왕이 밥을 굶으면 왕을 잘 보필해야 하는 책임과 의무가 있는 대신들도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나보다 영조가 밥상정치를 가장 잘 활용한 왕이라고 하는데 역시 노련한 정치가였나보다 이 도서를 읽고나니 그의 정치를 더 알고싶어졌다

왕의 밥상과 관련된 요리사와 환관들은 업무의 특성상 특전이 부여됐는데 어디든 권력이 있는 곳에 횡포와 부정 비리 등은 빠질 수가 없나보다 부정 비리의 대표적인 인물인 도설리 박경례를 비롯한 환관들이 수라를 통해 부정 비리를 저지르는 등 한국사를 공부하면서 한번도 듣지 못한 이야기들이 가득했고 왕의 밥상하면 빠질 수 없는 독살에 관한 이야기들도 흥미로웠다

사극에서 보면 대령숙수라든지 궁궐에 있는 요리사가 다 남자인 경우가 많아서 왜 요리사들이 다 남성인걸까 궁금했는데 남성 요리사들이 궁궐 주방을 독차지하는 이유는 남성 중심의 봉건사회와 유교를 신봉하던 조선시대의 특수성과 연관이 있었다 여성의 사회 진출이 허용되지 않았던 조선시대에서는 여성이 공식적인 직책을 가질 수 없었기에 궁궐요리사도 마찬가지로 여성에게는 허용되지않았던 곳이였나보다 그리고 각종 행사나 대규모 양의 음식을 만들어야하는 등 힘든 노동 강도도 영향을 끼쳤던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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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라에는 왕 한 사람만을 위한 용어를 사용할만큼 왕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고 왕의 밥상을 준비하는 과정은 철저한 통제 속에서 오직 왕만을 위한 특별한 절차와 의식을 지켜야했는데 이를 통해 통치자와 피치자의 관계를 재확인하는 것이였고 왕이 주관하는 궁궐의 잔칫상이나 제사상을 통해 최고 권력자의 존재감을 살펴볼 수 있는 척도가 되고 그 당시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를 엿볼 수 있다니 너무나 놀라웠고 왕의 밥상에 많은 것이 내포되어 있다는 사실을 이 도서를 읽고나서 알게 되었는데 한국사에 관심이 많은 나에게 너무나 흥미로웠던 시간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