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독 후에 추천사를 다시 읽을 때면 저릿하다. 추천사를 쓴 이와 나에게는 그새 하나의 공통점이 생겼다. 같은 책을 함께읽은 사이. 낯선 가게의 메뉴판만 읽다가 용기를 내어 들어가 맛본 한 그릇의 맛이 이럴까. 맛있게 한 그릇 뚝딱한 후에 다시 읽어보는 메뉴 이름이 전과 달리 내 것처럼 느껴질 때랑 비슷할까. 하나의 이야기를 끝마친 이 밤에 책 이야기를 나눌수 있는 이가 존재한다는 것만으로도, 어두운 밤 불 켜진 집을 발견한 듯 마음을 놓을 수 있다.
여러가지 이야기가 녹아있지만 결국 한가지로 통하는 건 이 지점인 것 같다
아버지의 평생을 지배했지만 아버지가 빨치산이었던 건 고작 사년뿐이었다. 고작 사년이 아버지의 평생을 옭죈 건 아버지의 신념이 대단해서라기보다 남한이 사회주의를 금기하고 한번 사회주의자였던 시람은 다시는 세상으로 복귀할 수 없도록 막았기 때문이었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의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 그래서 아버지는 고작 사년의 세월에 박제된 채 살았던 것이다.
엄청 유치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엄청 재밌었다. 안 유치한 건 아니지만 필력으로 극복. 배경이 고등학교다보니 중간중간 청소년 소설인가? 싶은 부분이 있다.보조배터리한테 좀 잘 해줘라…ㅠ그래서 후속편 언제 나온다고요?
엄청 차근차근 추근거리네
전 편이 본격 추리물의 문제편이었다면 이번 권은 초반 1/3이 해답편, 나머지는 평소와 같은 단편 모음집이다. 단편들이 더욱 좋았던 게, 앞부분에서 숨가쁘게 달려오며 만난 사람들을 잠시 숨돌리며 세세하게 관찰하는 듯해서였다. 헤이시로는 사람들을 관찰하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등장 인물들이 규정 짓는데, 경찰 겸 동사무소 공무원 비슷한 직업을 가진 인물의 취미라기엔 참 일 없어보이기는 하지만 덕분에 나도 옆에서 이야기속에서 만난 사람들에 대해 더 자세하게 알게되어서 친해진 기분이라 좋았다.얼굴도 동그랗고 몸도 동그란 마루스케 할아버지 넘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