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디지털 시대 - Google 회장 에릭 슈미트의 압도적인 통찰과 예측, 개정증보판
에릭 슈미트 & 제러드 코언 지음, 이진원 옮김 / 알키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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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시대라는 말이 의미하는 바는 간단하다. 더 편리해진다는 것, 더 단순해진다는 것. 하지만 오리가 물위에서는 고상해보여도 물 아래에서 자신의 발로 열심히 물길질을 하듯이 디지털 시대가 의미하는 바가 그리 단순한 문제는 아닌 것같다.

 

이 책에서는 기술의 고도화된 발달로 사회의 모습이 어떻게 변화될것인지에 대해서 신원, 보도, 국가, 혁명, 갈등, 전투 등등 해서 총 7장에 거쳐서 설명을 하고 있다. 앞으로의 우리 미래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공인인증서 폐지와 관련된 입법안이 상정될것이라는 뉴스를 본 적이 있다. 공인인증서와 같은 관치보안 검증 시스템이 아니라 보안 서비스 업무 역시 경쟁을 통하여 효과적인 it 보안 환경을 만들어가자는 것이다.

 

이 책에서 언급하고 있듯이 이러한 공인인증서 폐지 입법안은 '과거에는 오프라인에서 신원을 만들어서 온라인으로 가지고 왔지만 이제는 온라인에서 신원을 만들어서 오프라인으로 가지고 오는 시대가 되어 간다'고 설명하고 있는 것의 첫번째 변화순서일 것이다. 이것만 보더라도 이 책에서 설명하고 있는 변화들이 그냥 하나하나 꿈꾸듯이 무책임하게 쓴 글들이 아니라 확실한 근거를 바탕으로 많은 토론과정을 통하여 쓰여졌다는 것을 알수있었다.

 

인터넷 기사나 출간되는 책들 중에 미래의 잘나가는 직업에 대한 언급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러한 기사나 책들을 읽어보면 약간의 억지스러운 면이  있어 읽기가 꺼려질 뿐더러 제대로 된 미래를 예측하는 것을 방해하는 측면이 많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 나중에 어떠한 직업군이 잘 나가게 될 것인지, 그리고 앞으로 닥쳐올 미래에 대해 우리가 어떠한 대비를 해야 될지에 대해서 어느 정도 알 수 있을 것이다. 우리의 미래는 불확실하지만 이 책을 통해 예측가능한 미래의 모습을 설계해보는 시간을 갖는 것은 일개 힘없는 시민 중에 하나인 나와 같은 평범한 사람들에게도 의미있는 시간이 될 것임을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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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아프게 하는 것이 나를 강하게 만든다
알렉상드르 졸리앙 지음, 성귀수 옮김 / 책읽는수요일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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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장애인들이 일반사람들이 하는 것을 자기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을 보면 조금 거북스럽다. 얼마 전에 어느 책 앞 표지에 팔다리가 없는 사람이 파도를 타는 걸 본 적이 있는데 개인적으로 나는 보기가 민망했다.(책 내용은 보질 못해서 모르고 순전히 그 사진만 보고 느낀 것이다.)

 

그 사람이 사실 그것을 하기까지는 주위 사람들이 거기까지 운전을 해줘야하고, 타다가 헤엄을 못 치고 바다에 빠질까봐 노심초사해야 하는 등 주위 사람들의 도움을 받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사진 상으로는 '나도 일반 사람들이 하는 것을 할 수 있어!'라는 걸 말하고 싶겠지만 그건 사실 혼자하기는 불가능한 것이다. 그 사람은 자신이 신체 상의 컴플렉스를 극복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겠지만 실상은 자신 내면의 컴플렉스를 강화시키고 있다. 왜냐하면 그것을 극복했다고 생각하지만 또 다른 벽이 생겨버리고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또 다시 발버둥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면 진정 자신이 원하는 것이 뭔지에 대한 생각은 제쳐두고, 그것을 극복하는 것에만 혈안이 된 삶을 살 가능성이 농후해질 것이다.

 

이 책의 저자인 알렉상드르 줄리앙은 그러한 컴플렉스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지 않는다. 그는 장애인이 못하는 것은 그건 내가 못하는 것이야라는 것을 분명히 알고 말한다. 그렇다고 그 못하는 것때문에 의기소침해진다든지 그러진 않는다. 왜냐하면 그는 다른 일, 내가 잘하고 좋아하는 일을 찾기 위해 노력하면 그만이기 때문에...

 

그리고 그는 석가모니 붓다가 '금강경'에서 한 말을 인용하면서 그의 생각을 압축적으로 전해준다.

 

"거대한 인내 속에는 인내하는 자가 없다."

 

즉 인내란 노력이나 긴장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두는 것, 내려놓는 그 자체를 의미한다고 말해주고 있다.

 

금방도 언급했지만 저자는 불교에 대한 조예가 굉장히 깊으며 그것에서 큰 깨달음을 얻었음을 보여주고 있으며, 우리가 앞으로 어떠한 삶의 방식을 만들며 살아가야 하는 지를 나지막히 전해주고 있다.

 

책 페이지 수가 그리 많지 않고, 읽기가 어렵지 않지만 그것에 담겨져있는 내용은 매우 유익하며, 실 생활에 적용가능할 뿐만 아니라 작가의 생에 걸친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진심어린 울림을 전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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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마흔, 이순신을 만나다 - 삶을 바꾼 열다섯 번의 위대한 만남
박종평 지음 / 흐름출판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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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기 전에 제목에 나와있는 '마흔'에 대해서 생각해보았다. 링컨이 그랬다고 한다. 마흔이 되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질 줄 알아야된다고..

 

내 나이가 아직 마흔까진 5,6년 정도 남았으니 안심이 된다지만 이전까지 그랬듯 앞으로의 시간은 엄청난 속도로 달려갈 것이니 정신 바짝차리지 않으면 그냥 무의미하게 멍한 얼굴로 마흔을 맞이하게 될것이다.

 

이런 생각에 이 책이 눈에 띄였다. 흔들리는 마흔, 이순신을 만나다.

 

이순신 장군은 만31살에 과거에 급제했다. 그 당시로 감안하면 늦은 나이에  합격을 한 것인데 그 중 무수한 시험에 불합격을 했을 것이다. 이순신 같은 사람이 왜 과거에 그렇게 불합격을 했을까.. 생각해본다. 그냥 땡땡이치면서 공부를 하진 않았을 것이고..

내 생각에 공부다운 공부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자기 수양이 되는 공부, 자기 자신을 갈고 닦을 수있는 공부.. 그런 공부를 하다보니 출제비중이 높은 경전 공부를 게을리하게 된 것일 수도..

 

이 책에서는 그런 이순신을 만나볼 수있다. 자신에게 진짜 공부가 되어 자기 몸에 체득이 될 수 있는 고전과 위인들에 대한 공부에 집중한 이순신을 말이다. 책은 이순신의 삶 속에서 그가 누구의 영향을 받았으며, 어떤 책을 보고 배워서 자신을 갈고 닦았는지에 대해 아주 생생하게 그려나가고 있다. 제갈공명, 류성룡에서부터 송의 장군 유기에 이르기까지..

 

작가가 어떻게 이순신이 영향을 받았던 이들과 책들을 알고 그것들을 우리에게 알려주는지 놀랍기만 하다. 이 책을 읽는다고 해서 흔들릴 마흔살이 덜 흔들리거나 그러진 않을것이다. 다만 이순신이 이성적이기 힘든 전쟁터에서 자신의 처지를 명확히 인식하고 정확한 상황판단 속에서 적을 무찔렀듯이, 자기 자신이 지금 현재 흔들리고 있으며, 어떠한 판단과 행동을 해야 한다는 것은 알수있지 않을 까 생각한다.

우리가 생각하고있는 걱정들을 가만히 보면 시대가 변했지만 근본적인 걱정들은 비슷하며, 그에 대한 해결방법 또한 유사하다는 것을 알 수 있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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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꼽손 - 다함께 배꼽인사 해요
나은희 글, 강우근 그림 / 한권의책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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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딸래미가 따라 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장만했는데 배꼽에 손을 올리지는 않는다. 그저 인사만 90도로 잘 할뿐..ㅋ 책으로 인사하는 법을 어느 정도는 가르쳐놓은 것같아 뿌듯하다. 그만큼 이 책이 좋은 책이라는 것을 방증한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유아용 책답게 글자수는 줄이고 아기들이 좋아할만한 동물들을 많이 그려넣어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캥거루, 하마, 사자, 원숭이 등 하나같이 배꼽을 크게 드러내고 인사할 때 배꼽을 잡고 인사하게끔해서 공손하게 인사하는 예절을 재미있게 가르쳐주고 있다. 집에서도 엄마 아빠가 교육을 제대로 할 수있는 도구로써의 책인 듯 싶었다.

 

아직 우리 애기는 배꼽이 어딘지는 알고 있는데 아직 그쪽에 손을 대고 인사하는 법까지는 도달하지 못한듯하다. 하지만 캐릭터들 모두 구부려서 인사하는 것을 보고는 금세 따라하게 되었다. 역시 애기들은 좋아하는 만화를 보고 곧장 따라하듯이 보여지는 것들 모두가 교육이며 학습거리라는 생각이 든다.


교육적인 면이 보다 많은 책은 재미없다는 상식을 깬 책이라고 할까? 우리 애기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따라해보고 싶은 마음을 들게 만든 것은 작가가 아이들의 눈으로 그림을 그리고 책을 썼기 때문이었으리라.. 그렇기에 아이들이 어른들이 하는 것을 따라해보고 싶은 심리를 잘 표현해서 집중력있게 볼수 있도록 유도한 듯하다. 립스틱을 바른다든지, 넥타이를 한다든지 등등..

 

책보고 나도 따라하면서 우리 애기랑 놀면서 교육하는 시간을 더욱 자주 가져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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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약국의 딸들 - 박경리 장편소설
박경리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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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약국의 딸들을 읽으려고 마음 먹은 적은 많았지만 그리 쉽게 손이 가지는 않았다. 왜냐하면 생각만큼 썩 기분좋게 읽히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에서였다. 내용을 보면 알겠지만 김성수의 다섯 딸들은 하나같이 성공적인 삶을 살지 못한다. 늘 기구한 운명에 정상적인 삶을 살지 못하고 죽거나 미쳐버리거나 그들이 살았던 고향인 통영을 떠나거나..

 

하지만 이런 내용이 우리 근대사 속에서 민중들의 힘든 삶의 한 면모를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저 운명이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시대 속에서 말이다. 작가는 이 운명이라는 단어 속에서 한 가족이 맞이할 수 있는 극단적인 순간들을 여지없이 보여주고 있었다. 작가의 화려한 필력으로..

 

왜 이렇게 극단적으로 한 가족을 내몰수밖에 없었을까? 이 책은 대놓고 무조건 비극적인 가족사를 보여주고 있었는데 그 이유를 곰곰히 생각을 해봤다. 출발.. 마지막에 김성수가 죽는 장면의 제목에 출발이라고 적혀있다. 비극적인 추억을 간직하게 만든 통영을 떠나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출발을 시작하라는 작가의 바람일까? 작가의 고향인 통영을 이런 비극적인 이야기속의 배경으로 삶은 것은 또 무엇때문일까?

 

통영 옆에 살고 있어서 한달에도 몇 번씩 시락국밥을 먹으러 가곤 하는 푸근하고 인심좋은 동네.. 거기다 한국의 나폴리라 불리우듯 너무나도 이쁘고 정감있는 다도해를 작가는 왜 그렇게 비극적인 곳으로 설정하였는지... 이는 아마도 고향이기 때문에 그리했을 것 같다. 고향은 어머니같아서 내가 무얼 하든 다 받아줄 것이고 용서해줄 것이고 사랑해줄것이다. 이런 믿음이 있었을거라 생각한다.

 

이 책의 숨은 그림하나.. 겉표지의 안쪽 면을 보면 생전에 글을 쓰시는 박경리 선생의 사진이 숨겨져 있다. 한땀한땀 수를 놓듯 글을 정성스레 쓰시는 모습이 참으로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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