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날로그 사랑법 - 돌보고 돌아보며 사랑을 배우다
우석훈 글.사진 / 상상너머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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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돌본다는 것, 내가 막연히 생각했을때의 느낌은 그냥 덜 아픈자 더 가진자가 더 아픈자 덜 가진자를 보살핀다는 의미 정도로 해석하는 것 같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인 우석훈 박사님은 그런 막연함 보다는 또 다른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돌봄과 사랑은 비슷해 보이지만, 조금은 다르다. 사랑하면 보통 소유하려고 하고 집착으로 바뀌기 쉬운데 돌봄은 그 대상을 가지려고 하는 건 아니다. 내가 길거리에 떠도는 고양이 몇 마리에게 밥을 준다고 해서, 그들이 내 소유가 되는 것은 결코 아니듯이 말이다.'

 

이렇듯 저자는 이 책에서 돌봄의 의미를 '소유하지 않으려는 사랑'으로 해석하고 그 의미를 행동으로 하나하나 보여주고 있다. 길고양이들에게 밥을 먹이면서..

 

나는 꼽사리다를 통해서 알게 된 우석훈 박사님은 늘 따뜻한 마음씨를 가진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늘 약자의 편이었다. '88만원세대'에서부터 'FTA한스푼'에 이르기까지 그의 모든 책들이 약자를 위하는 책들이었다. 근데 사실 그는 그럴 필요가 없는 사람이다. 그는 경제학자이기 때문에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돈을 모을 수 있는 사람이고, 얼마든지 상위 1%에 들어갈 만한 능력을 가진 사람이다. 하지만 그는 더불어 살아가는 것의 의미를 정확히 알고 있었으며 그러기 위해서 늘 민중의 삶을 걱정하고 그 한가운데서 민중들이 더불어 잘 살수있는 길을 모색하고 있었다.

 

그러한 의미에서 이러한 감성적인 책인 '아날로그 사랑법'을 쓴 것은 저자이기에 너무나 당연한 것이다. 길고양이를 사랑하는 경제학자... 너무 멋진 그다.. 이 책을 읽으면서 늘 작은것에 행복을 느끼며 살아가는 인간 '우석훈'을 만날 수 있다.

 

'특별할 것 없는 토요일 그 산책길. 고목나무 아래에 이끼들이 한참 물을 끌어올리고 있고, 그 사이로 새싹이 나는 광경을, 우연히 보다 난 눈물이 핑돌았다. '삶이란 이런 것이고, 존재란 이런 것이구나.' 서로가 서로에게 의존하고 서로를 돌보며 살아가는 것...'

 

그렇다. 우리는 사실 누군가를 돌본다고 하지만 그건 내가 돌봐지는 것이고 내가 더 따뜻해지는 방법인 것이다.

 

나도 저쪽 방에 지금 아내와 딸이 자고 있다. 내가 그들을 돌보는 것일까? 그들이 나를 돌보고 있는걸까? 나는 이끼일까? 아니면 이끼가 길러준 물을 머금고 피어난 새싹인 걸까?

 

아무렴 어떤가.. 난 지금 여기에 있고 내 주위엔 그들이 있으며 서로가 서로를 '돌보고 있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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