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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치동 학원 사용설명서 -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고 남에게 물어보기도 뭣한 대치동의 모든 것
정혜옥 외 지음 / 굿인포메이션 / 2011년 11월
평점 :
“대치동학원 사용설명서” 지은이
대치동맘들
처음 책 제목을 보고 나도 모르게
빵~하고 터졌다.
얼른 주위 한번 둘러봐 주고 10초간
처음부터 끝 페이지까지 휘리릭 넘겨 보았다.
처음에 웃은 이유는 대체 누가 이런
책을 썼을까였고
지은이가 대치동맘들이라는 것에 대단한
그녀들의 프라이드가 느껴졌기 때문이다.
소위 있는 집들이 즐비한 강남의
우리나라 사비 교육 1번지 성에 살고 있는
그녀들이 너희 우리 사는 것이 궁금해?
알려 줄께, 대신 따라올 수 없으면
꼬랑지 확실히 내려!라고 말하는 듯 느껴진 것은
나의 깊숙한 곳에 웅크리고 있던
자격지심이라고 해도 할 수 없다.
아무리 아니라고 해명해도 내가
그녀들에 대해 선입관을 가졌듯
내가 쓴 이 글을 읽는 순간 그래서
그렇게 느꼈을 것이라고 말하는 것은
거의 조건반사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내가 명색이 교육 쪽에
새끼발톱 정도 담그고 있고
질투를 느낄 원인이 되는 아이가
없다고 하면
선입관으로 똘똘 뭉쳐 눈 치켜 뜨고
읽은 것이 아니라
순수한 호기심으로 접급했음을
믿어줄려나!
아니래도 할 수
없고^^
10초간 넘겨본 책들 사이로 삐져나온
그림은 전단지 조각들과 약도,
배경색 가진 박스 안에 밑줄 쫙
그어댄 텍스트들이었다.
우선 나의 첫 호기심은 머리말에서
50% 충족되었다.
“동대문이 옷 시장으로 유명하고
양재동의 꽃 시장이 유명하듯
대치동이 학원으로 유명하기
때문”이고
이 책의 독자는 이미 잘 알고 있는
대치동 맘 보다는
그 외 지역의 엄마들을 위해 쓴
것이란다.
새내기 대치동 엄마들을 위해서는
아이를 기다리며 때워야하는(?)
1시간, 2시간, 4시간용 장소
소개로 선배의 역할을 하고 싶었고
무엇보다 이런저런 소문으로 한 곳으로
몰려 학원만 전전하지 않도록
학원마다의 특징과 강점을 알려주어
자신의 아이와
궁합이 맞는 학원을 찾도록 도와주고
싶었다는 것이다.
음,,, 내가 아이를 위해 대치동에
입성해야 할 입장이라면
무척 고마울 책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금 진지하게 책장을 넘긴다.
사실 학원이름, 강좌소개, 학원소개
및 특징 등은 내게 필요한 부분은 아니었지만
학원내부자가 소개한 글 중
“24시간 학생을 위해 고민하는
최고의 강사진을 잡아라.
철저한 수업준비 및 자료준비, 학생의
미래를 위해
학부모와 소통할 줄 아는 선생을
찾아라”고 한 대목은 눈길이 갔다.
중간중간 있는 대치동리포트란에는
엄마들을 위한 설명회처럼
조언과 토닥거림으로 이루어져있었다.
논술을 위해 신문의 칼럼(특히
오피니언)을 매일 읽거나
권장 도서 목록을 유심히 볼 것을
권하거나
요약하는 습관, 교과학습에 좌뇌와
우뇌를 골고루 활용할 수 있는
마인드맵을 소개한 대목은
비단 학생뿐만아니라 내게도 솔깃한
조언이었다.

무엇보다 놀란 것 중 하나는 엄마들이
학교와 학원에서 하는 설명회에
관심이 많을 텐데 누구도 직접 다
가볼 수는 없다.
정보의 부족이든 시공간적 불가능에
의해서 다 가보고 비교해 볼 수는 없을 텐데
그것을 나눠 가서 들어보고 꼼꼼히
정리해 두었다.
또, 전국 경향각지에서 영어 좀
한다는 아이들의 부모는 거의 알고 있는
‘집표’ 영어학습의 대명사 사이트
잠수네 커가는
아이들(http://www.jamsune.com/),
그보다는 조금 어린 유아·초등학생
영어를 위한 www.littlefox.com/,
내신과 수능의 바탕이 되는 역사공부를
위한
한국사능력검정시험에 대한 가이드와
공부해야 할 시기,
경제관련시험에 도움이 되는
경제한마당,
TESAT, TEST, 증권경시대회에
대한 소개,
정부에서 운영하는 교육관련 정보사이트
전국학부모지원센터(www.allparents.go.kr/)
진로탐색 가이드(커리어넷
www.career.go.kr
노동부 워크넷 www.work.go.kr
한국직업정보시스템
http://know.work.go.kr
한국직업능력개발원
www.krivet.re.kr
한국고용정보원 www.keis.or.kr
서울시립청소년직업체험센터
www.haja.net) 등…
그녀들의 호언장담을 그녀들의 능력으로
증명하고 있었다.
엄마들 아니랄까봐 책 끝머리에는
두뇌활동을 도와주는
‘브레인푸드’를 설명하는 코너까지,
귀여운 구석도 잊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놀란 부분은 책 끝의
‘부록’이다.
신들이 이 책을 만들기 위해 돌렸던
설문지와 미쳐 못 기재한
학원들 연락처도 꼼꼼히 실었고
그 동안 수집한 전단지와 학원원고
청탁서 무더기들,
학원 약도를 그리기 위해 4단계를
거쳐 고심한 흔적들까지
무슨 논문 준비하듯 후기를
작성해뒀다.
아마도 전문가가 아닌 엄마들이
작성했다고 해서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염려에 둔 것이 아닐까
싶다.

책을 통해 내게 뭔가 하려면 이렇게
끝장을 내야 한다고 조언하는 듯 했다.
예를들어 ‘휴지’라는 주제로 그녀들이
책을 썼다면
'종이의 역사와 전 세계에 유통하는
휴지의 포장지 샘플수거,
CF에 담고 있는 내용분석' 까지
하지 않았을까?
책을 다 읽고 난 후 나는 그녀들의
근성과 노력에 아낌없는 박수를 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