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유쾌하게

고황식 Go!
정허덕재 지음 / 문화구창작동 / 2010년 10월

얼마 전 어느 유명한 분의 책을 읽었다. 청춘소설이고 픈, 연예소설이고 픈 소설을 쓰고 싶다고 했던 그분. 하지만 책을 읽는 내내 내 마음을 움직이지는 못해서 조금 아쉬웠다. 청춘소설이라고 할 만한 젊음과 유쾌함이 연예소설이라고 할 만한 사랑이 느껴지지 못해서였던 것 같다. 아마도 내 느낌일 뿐이지만 단어의 선택이나, 흐름을 너무 어렵게 진행하려고 했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그래 이 책이 바로 청춘소설이지 않을까 생각을 해보았다. 단어의 선택이나 흐름 등이 쉽게 서술되어 있어서 우선 읽기가 편했다. 무거운 주제를 가지고서도 재미있게 잘 풀어나가는 것도 그것에 한 몫 했다고 생각을 한다. 우리 생활 속에 들어있는 청춘들이 겪을 여러 여러움들을 쉽게 풀어씀으로서 독자들이 작품속으로 재밌게 잘 들어갈 수 있게 해준 것 같다. 여러 영화의 시나리오를 써오면서 독자들을 쉽게 끌어갈 수 있는 힘이 길들어 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책의 내용은 간단하다. 겉으로 보기에는 쥐뿔도 없는 백수인 주인공. 그의 여러 인물들간의 관계. 새로운 등장인물과 싹트는 사랑. 짧게 말하면 이렇게 끝낼 수 있다. 그러나 더 깊숙이 들어가면 그의 불우한 환경이 보이고 그의 한심스러운 처지가 보인다. 그런 생활속에서도 활기차게 살아가는 주인공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요즘 그와 같이 어려움을 많이 겪고 있는 우리에게 많은 힘을 주고 싶어한다는 생각이 든다.
정허덕재. 앞으로 그는 많은 영화 시나리오에 참여할 것이다. 그러나 나는 그가 책을 더 많이 써줬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힘든 삶을 그대로 보는 것이 아닌 즐겁게 풀어주는, 그리고 재밌게 엮어주는 그의 글을 다시 보고 싶어진다.

그리스도를 본받아

그리스도를 본받아 - 토마스 아 켐피스의
토마스 아 켐피스 지음, 박동순 옮김 / 두란노 / 2010년 9월

요즘 기독교 서적을 많이 읽으려고 한다. 그래서 접하게 된 책.

책의 저자인 ‘토마스 아 켐피스’도 역자인 ‘박동순’도 처음 들어본 이름이다. 그런데 책을 읽으려고 이래저래 알아보니 정말 유명한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책 또한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읽힌 책이었다. 이런 책을 접하게 돼서 떨리는 마음으로 읽게 되었다.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는 동안 많은 사람들을 롤 모델로 뽑는다. 특히 크리스챤들은 성경에 나오는 인물들 중 자신이 약한 부분이나 존경해 하는 부분을 보고 자신의 롤모델을 뽑는다. 그러나 아직 한번도 그리스도를 롤모델로 뽑는 사람은 보지 못했다. 그러한데에는 역시 다른 이유가 있을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하더래도 성경에서 많이 나온다면 많이 나온 그의 삶을 롤모델로 뽑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우리가 삶을 살아가는 동안에는 그리스도를 닮아가는 삶을 살아가야 할 것이다. 이 책은 그러한 면에서 여러 가지 모습에서 닮아가도록 도와주고 있다.

이 책은 크게 네게의 영역으로 우리의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알려준다. 그런데 놀랬던 것은 너무나도 엄격하게 느껴졌다는 것이다. 물론 주님의 삶을 따라간다는 것은, 그리스도를 본받는 다는 것은 그럴 것이다. 하지만 이전까지 읽어왔던 책들과는 다르게 우리의 생각과 행동, 모든 면에서 너무 조여오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물론 그것 때문에 멀리해야 겠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과연 이런 삶을 살아갈 수 있을까? 이런 삶을 살지 못하면 나중에 어떻게 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두려움이 마음 한편에 생겼기 때문이다.

어느 누구에게나 적용가능한 복음. 어느 믿음 상태에 있든지 이 책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거룩한 부담을 느꼈으면 한다. 비록 나는 제대로 느꼈다는 생각이 들지 않지만 다른 사람들은 그렇기를 바란다.

빵가게 재습격

빵가게 재습격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권남희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9월

무라카미 하루키가 들려주는 상실과 소멸에 대한 이야기.
무라카미의 이야기는 많이 들었지만 정작 그의 글을 읽은 것은 1Q84가 처음이였고 마지막이였다. 그리고 읽게된 두 번째 책이 이 책이다. 1Q84의 긴 장편과는 다르게 이번엔 단편이여서 새로운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읽게 되었다. 그러나 너무 기대한 탓일까? 다른 사람도 아니고 무라카미 하루키였기에 선택해서 읽었는데 너무 선급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 소개를 보지 않고 저자만 보고 골라서인지 단편 두,세개가 끝나고 나서 무엇을 말하려는 것일까란 생각을 갖게 되었다. 그제서야 책의 소개에 대해서 찾아보고 상실과 소멸에 대한 이야기임을 알고 무엇인가를 얻으려고? 아님 다른 재미를 얻으려고 노력했지만 그게 쉽지만은 안았던 것 같다. 그래도 하루키만의 문장력 때문인지 그럭저럭 재밌게 읽은 것 같다. 상실과 소멸의 이야기이기때문인지 책을 읽으면서 몽환적인 느낌도 들고 때론 나의 기억을 되돌려보기도 한 시간이었다.
기억에 남는 이야기는 세편 정도가 있다. 책의 제목이 되기도 한 빵가게 재습격. 빵가게를 찾지 못해 맥도날드를... 그것도 햄버거만 왕창 털어서 간 도둑들... 그리고 사라진 코끼리 이야기. 결론이라고 하긴 뭐하지만 정말 그 코끼리와 사육사가 어디로 소멸했는지 궁금하게 만드는 이야기였다. 마지막으로는 고양이를 찾으러 나갔다가 온 한 남자. 한 소녀와의 만남이 꿈인지 생신지 알지 못하고 가장 몽환적인 느낌을 준 소설. 그 외에도 태엽감는 새의 모티브가 된 이야기도 있다지만 아직 책을 안 읽어봐서인지 그리 기억에 남지는 않는다.
이 책 말고도 다른 2편의 단편책이 있다는데 상실의 시대의 모티브가 된 밧딧불이도 기대도 되고 다른 책도 기대가 된다. 기회가 된다면 함께 태엽감는 새와 상실의 시대와 단편을 함께 읽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왜 불안해하는가?

하나님의 돌보심에도 우리는 왜 불안해 하는가
한나 W. 스미스 지음, 김진선 옮김 / 두란노 / 2010년 8월

제목에서부터 관심을 가지게 만드는 책이다. ‘하나님의 돌보심에도 우리는 왜 불안해하는가?’라는 제목은 우리들이 살아가면서 항상 느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하나님의 곁에 있다는 것을 알고 믿으면서도 항상 무슨 일이 있어날 때 마다 우리는 하나님에게 매달리고 하나님을 찾게 된다. 우리의 곁에 계시고 항상 돌보고 계신다는 것을 잊고 있다.
이 책의 저자 한나W.스미스는 현대인의 그런 마음을 좀 더 편안히 하나님의 돌보심을 알아가게 하려고 한 것 같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조금 내가 생각하는 방향과는 조금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하나님의 모든 생각을 알려주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하나님에 대해 알려주고 우리의 모습에 대해 말해주고 그 안에서 평안을 찾는 법을 알려준다. 그러나 그 과정이 조금 딱딱한 면이 없지않아 있다. 책 소개에서 보면 ‘무너진 심령을 일으켜 세우는 같은 고전’이라는 말에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봤었지만 역시 쉽지 않은 책이었다.

책에서는 우리가 깨어있으라고 말한다. 다만 우리가 깨어있는 것이 우리를 향한 것이 아닌 하나님에 대한 것이다. 하나님에 대해 우리가 깨어있다면 우리는 지상 최고의 선물을 받을 수 있다. 바로 하나님의 재림. 그리고 우리가 그와 함께 영원한 삶을 사는 것이다. 하나님을 바라보는 모든 사람들의 꿈. 그것을 이룰 수 있는 것이다.

항상 불안한 삶을 살고 있는 우리에게 좋은 이야기를 해 주고 싶었던 저자. 그 마음이 잘 전달되지는 않았지만 두고두고 읽어봐야 할 것 같다.

A는 무엇일까

A
하성란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0년 7월

아직도 머릿속에서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지 감을 잡지 못하고 있다. 책의 표지에서 적어져 있는 것처럼 천사(Angel)인가, 아마조네스(Amazones)인가, 간통(Adultery)인가? 이게 그나마 고민하게 하는 주제인 것 같다. 과연 그녀들은 무엇인가? 자신들의 전 세대와 똑같은 삶을 유지해 나가는 그녀들. 그녀들 삶의 터전도 예전 시멘트 공장으로 모여드는...
'A' 정말 이건 무슨 뜻일까? 책을 읽으며 알려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끝까지 알려주지 않았다. 위에서 말한 천사와 아마조네스, 간통 모두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은 든다. 하지만 그 세가지 모두를 부정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어느 한 물체를 한부분만 본다면 다르게 보이듯이 이 이야기도 어느 한 부분만 본다면 천사나 아모조네스, 간통이 될것이기 때문이다.
이야기는 전반적으로 흥미를 끌긴한다. 하지만 이야기를 읽다보면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어서 였는지 조금씩 이야기가 끊긴다는 생각이 든다. 이야기의 스토리나 흐름을 중요시 하며 읽은 성격이여서 그런지 조금 아쉬운 부분이 남는다. 일반 가정이라고 하긴 뭐하지만 어딘가에는 있을, 티비에서 한두번쯤 봐옴직한 그런 가정의 모습. 하지만 죽음이라는 상황에 모든 것은 변한다. 이 부분이 가장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다. 그 많은 사람들의 죽음. 그러나 큰 비중을 차지 하지 못하는, 하지만 그 이야기가 있어야지만 이야기를 풀어 나갈 수 있는, 그러나 결국 답을 찾지 못하는....
아마 그래서 인지 이 이야기의 흥미가 조금 떨어진지도 모르겠다.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지 집지 못했고 잘 이어지지 않아서 읽기 힘들었다. 처음으로 접하는 하성란의 작품. 앞으로의 그녀의 글이 궁금해지기는 하지만 좀 더 매끄러운 글을 쓰면 하는 바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