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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언덕에 가면 보일까? ㅣ 소원우리숲그림책 25
한라경 지음, 무운 그림 / 소원나무 / 2025년 11월
평점 :
¹ 약점이 아닌 ‘차이’로 만나는 ‘관계의 미학’
토끼의 겁 많음과 두더지의 낮은 시력은 언뜻 극복해야 할 약점처럼 보이지만, 한라경 작가는 이를 서로를 필요로 하는 관계의 전제 조건으로 전환시킵니다. 출렁다리 앞에서 주춤하는 토끼를 두더지가 이끌고, 어둠 속에서 길을 잃은 두더지를 토끼가 안내하는 장면은 단순한 도움의 교환이 아니에요. 각자의 '다름'이 서로에게 필요한 '보완'이 되는 순간을 보여줍니다. 이는 관계에서 상대를 바꾸려 하기보다 있는 그대로 존중하며 함께 선을 이뤄가는 성숙한 태도를 은유해요. 특히 무운 작가가 그려낸 달언덕으로 가는 여정의 풍경들은 이러한 관계의 변화를 시각적으로 아름답게 담아내고 있습니다.
² 일상을 벗어난 곳에서 발견하는 진심
"서로의 심장 뛰는 소리가 콩콩 아주 잘 느껴졌어"라는 문장이 인상적입니다. 여행이라는 낯선 상황은 평소 보지 못했던 상대의 모습을 드러내게 하고, 그 과정에서 우리는 관계의 본질을 재발견하게 되죠. 달을 보여주려던 토끼가 오히려 두더지에게 위로받는 반전은, 돌봄이 일방적이지 않고 상호적임을 보여줍니다. 이 책을 읽으며 '내가 잡은 손, 내가 잡았던 손'을 떠올려보라는 작가의 말처럼, 우리가 맺고 있는 관계들 속에서 서로 주고받는 돌봄의 순간들을 되새기게 됩니다. 결혼을 앞둔 커플이나 새로운 관계를 시작하는 이들에게 선물하고 싶어지는 이유도 여기에 ㅎㅎ
☺︎ັ#그림책추천
서로 다른 두 사람이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우고 싶은 예비 부부
친구 사이의 차이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법을 배울 어린이
'돌봄'의 상호성에 대해 생각해보고 싶은 성인 독자
관계의 의미를 다시 돌아보고 싶은 모든 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