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열두 번의 체크인
김미라 지음 / 니케북스 / 2025년 4월
평점 :
이탈리아 시칠리아, 프랑스 노르망디,
그리스 펠로폰네소스 여행의 기록을 음악으로 엮어낸 에세이
김미라 작가의 '열두 번의 체크인'
KBS 클래식FM ‘세상의 모든 음악' > ’여행자의 노트' 코너에서
오랜 시간 청취자들의 여행 경험을 풀어내던 노련함일까
흔하디 흔한 여행 기록이 아니다
화려한 관광지 나열이 아니라
도시 속 익히 알려져 있지 않은 곳, 역사, 예술과 문화 등
작가의 방대한 지식이 어우러져 마치 다큐 느낌이었다
아직 가보지 못한 그곳의 온도가 느껴질 정도로
감성적이고 섬세한 묘사,
특히 체크인 마다 멋진 음악을 선별하여 넣은 QR 코드까지
도시와 삶, 음악과 감정이 교차하는
‘감각의 기록'처럼 읽혔다
“
시칠리아에는 시칠리아식 문제 해결법이 있었다.
태양의 세례를 듬뿍 받은 사람들이라 그런지
무거운 것을 가볍게 다룰 줄 알았다.
여행 내내 곤란하거나 속상한 일이 생길 때마다
시칠리아 사람들은 느긋하고 가볍게 문제를 해결해 주었다
(중략)
그래. 죽고 사는 일만 아니라면야 뭐 어때?
천천히, 쉬엄쉬엄, 가볍게 사는 거지! 쓸데없이 무거운 마음은
이따금 번쩍번쩍 들어 올리면서 사는 거지!
”
P 64, 세 번째 체크인
”
'노동의 숭고함과 현대인의 고독'을 상징한다는
해머링 맨에게서 나는 '영혼의 망치질'을 떠올렸다
대장간에서 울퉁불퉁한 금속을 펴기 위해 망치질을 하는 것처럼, 인생의 울퉁불퉁한 슬픔과 상처를 펴는 망치질이
여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날 나는 노트에
’한 번의 여행은 한 번의 망치질이라고 써 놓았다.
“
P 240, 열 번째 체크인
여러 도시에 이르러 열두 번의 체크인은 곧,
지친 일상에서 벗어나
나를 잠시 내려놓는 쉼표의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