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멸감 - 굴욕과 존엄의 감정사회학
김찬호 지음, 유주환 작곡 / 문학과지성사 / 2014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의도는 선하다. 가족이나 친지들은 나를 진심으로 걱정한다. 그런데 바로 그렇기 때문에 더 버겁다. 나쁜 뜻으로 하는 말이 아니기에 무시하거나 정면으로 반박하기가 어렵다. 사람들이 듣기 싫어하는 말 중에 하나가 ‘내가 한마디 하겠는데‘라면서 시작되는 충고라고 한다. 물론 쓴 약이 양약이듯 고언이 꼭 필요한 경우가 많지만, 어설픈 단정과 주제넘은 조언이 짜증을 불러올 때도 적지 않다. 상대방이 놓여 있는 처지, 어쩔 수 없는 상황, 거기에서 겪는 일들과 그에 대한 느낌 등에 대해 무심한 채 피상적으로 판단하고 자기식대로 도움말을 주는 것은 모멸감을 자아내기 쉽다. - P19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모멸감 - 굴욕과 존엄의 감정사회학
김찬호 지음, 유주환 작곡 / 문학과지성사 / 2014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소통에는 정성이 중요하다. 정성이란 몸과 마음이 함께 있는 것이다. 지금 몸으로 함께 있는 사람이 내게 온 마음을 기울여줄 때 자신의 존귀함을 느끼게 된다. 그렇지 않고 듣는 둥 마는 둥 건성으로 경청하고, 하나 마나 한 말들만 늘어놓으면 자존감이 상한다. 그렇게 겉도는 만남과 대화 속에서 심성은 자꾸만 건조해지고 냉랭해진다. 친밀한 관계일수록 사소한 부주의가 상대방을 무시하는 태도로 받아들여져 섭섭한 감정을 자아낼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모멸감 - 굴욕과 존엄의 감정사회학
김찬호 지음, 유주환 작곡 / 문학과지성사 / 2014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자신과 타인을 구별하는 이분법은 다양하다. 나는 선하고 너는 악하다. 나는 옳고 너는 틀렸다. 나는 똑똑하고 너는 멍청하다. 나는 유능하고 너는 무능하다. 나는 강하고 너는 약하다. 나는 예쁘고 너는 못생겼다. 나는 깨끗하고 너는 더럽다……… 이런 구분 속에서 스스로에 대해 우월감을 느끼고 상대방의 열등감을 자아낸다. 단편적인 잣대로 사람의 격을 나누고 자의적으로 가치를 매기는 속에서 모멸감을 주고받는다. - P17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모멸감 - 굴욕과 존엄의 감정사회학
김찬호 지음, 유주환 작곡 / 문학과지성사 / 2014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악플의 즐거움은 무엇인가. 자신이 올린 글 한 줄에 다른 사람들이 동요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기 효능감self-efficacy을 맛볼 수 있다. (그것은 컴퓨터 바이러스를 유포해 세상에 혼란을 일으키는 사람들이나 시스템을 파괴하는 해커들이 느끼는 쾌감과 비슷하다. 그들도 의외로 유약하고 소심한 성격의 소유자가 많다고 한다) 아무에게도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고 자신의 삶과 환경을 통제하지도 못하면서 무력감에 시달리는 사람일수록 공격적인 발설로써 자기 효능감을 느끼려 한다.
그런데 자기 효능감은 상대방의 반응에 좌우된다. 마구 욕을 퍼부었는데 상대방이 별로 개의치 않는다면, 계속할 마음이 사라질 것이다. 무시당했다는 생각에 오히려 자괴감에 빠질 수도 있다. 개인주의가 안착된 사회에서는 자신을 향한 비판에 대해 ‘그건 너의 생각‘이라면서 넘겨버리는 사람들이 많다. 말도 안 되는 욕설이나 험담이 날아오면 제정신이 아닌 사람의 소행으로 웃어넘기거나 법적인 조치를 취할 것이다.
개인주의는 여러 속성을 지니고 있지만, 자신의 존재 가치를 스스로 매긴다는 긍정적 측면이 있다. 한국에서는 그런 의미에서의 개인주읙가 뿌리내리지 못했다. 남에 대해 신경을 너무 곤두세운다. 그것은 두 가지 차원으로 나뉘는데, 한편으로 타인에게 필요 이상의 관심을 보이면서 참견하고 타인의 영역을 침범한다. 다른 한편으로 자기에 대한 타인의 평가와 반응에 너무 예민하다. 이 두 가지 특성이 인터넷 공간에서 맞물려 악플을 양산한다. 우선 다른 사람에 대해 너무 쉽게 험담을 늘어놓고 당사자에게 악담을 던진다. 그렇게 약을 올리면 상대방이 발끈하거나 움츠러든다. 이따금 일파만파로 사회가 요동을 치기도 한다. 악플러 입장에서는 재미가 쏠쏠하다. 예상했던 피드백을 즉각적으로 받으면서 자기 효능감을 맛볼 수 있기 때문인다. - P14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모멸감 - 굴욕과 존엄의 감정사회학
김찬호 지음, 유주환 작곡 / 문학과지성사 / 2014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느 사회에서나 계약의 당사자가 완전히 동등한 입장에서는 경우는 거의 없다. 자본의 크기, 조직의 규모, 네트워크의 범위, 관련 경험의 유무, 정치권력과의 거리, 사회적 인지도와 평판 등 여러 가지 요인에 의해서 어느 한쪽이 유리한 고지에 서는 것은 불가피하다. 다만 한국의 경우, 그 불균형이 지나칠 때가 많아 ‘갑의 횡포, 을의 눈물‘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특징이 있다. 상하관계가 아닌데도 엉뚱한 권력이 작동한다. 그래서 이것저것 눈치를 봐야 할 때가 많고, 비본질적인 것들에 시달리며 마음고생을 해야 한다. - P13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