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로운 보수 의로운 진보 - 최강 형제가 들려주는 최소한의 정치 교양
최강욱.최강혁 지음 / 한겨레출판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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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너선 하이트Jonathan Haidt는 인간의 도덕적 판단(무엇이 옳고 그른가에 대한 판단)이 감정(코끼리)과 이성(기수)으로 구성된다고 설명합니다. 대부분의 판단은 감정(코끼리)에 의해 먼저 이루어지고, 이성(기수)은 나중에 그것을 정당화하는 역할만 수행한다는 것입니다. ‘직관이 먼저고 추론이 다음이다.’ 진보와 보수가 서로를 쉽게 이해하지 못하는 이유가 이것 때문이랍니다. ‘이건 좀 아니잖아’를 직관적으로 판단하는 기준이 서로 너무 다르다는 거지요. 하이트에 따르면 보수의 역할은 기존의 가치와 시스템을 유지하고, 급격한 변화로 인한 혼란을 방지하는 것입니다. 진보의 역할은 새로운 문제를 발견하고, 변화를 통해 사회적 불평등을 개선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서로의 ‘도덕적 기반’이 다르다는 점을 이해하기만 하면, 보수와 진보가 서로를 적으로만 보지 않고 협력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결국, 상대와 사이좋게 잘 지내려면(이성격인 기수 말고) 감성의 코끼리에게 말을 걸어야 합니다. 배우자가 교통사고를 내서 새로 산 차 헤드라이트가 박살이 났더라도 "어디 다친 데 없어? 몸은 괜찮ㄹ아?"라고 물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어쩌다 이런 사고를 내게 되었는지’ 같은 걸 먼저 물어봐서는 안 됩니다. - P113

인간은 환경을 바꿀 수 있습니다. 함께 머리를 맞대면 전쟁 대신 평화를 선택할 수 있고, 독재자를 몰아내고 민주국가를 세울 수 있고, 더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 수 있고, 인간의 삶 전반을 함께 나아지게 할 수 있어요. 자기 개성과 정체성을 마음껏 표현할 권리도 있지요. 성별, 성적 지향, 인종, 종교 등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차별받지 않고 동등한 권리를 보장받아야 한다고 나는 믿습니다. 불평등과 편견, 약자를 위해 싸운 이타와 투쟁의 역사, 그래서 생긴 세상의 모든 변화, 이것이 내가 사랑하는 진보의 모습입니다. - P119

전통과 권위를 맹목적으로 따르지 말라. 비판적인 서고를 통해 자신만의 가치관을 가져야 한다. 너를 둘러싼 기대와 관습에서 벗어나서 너만의 꿈을 꿔라.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여정에는 때로 두려움을 넘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 기존의 질서가 너를 억압하면 네가 그 억압에 맞서고 저항해야 한다. 그게 곧 변화와 진봉의 원동력이다. 시의 아름다움과 낭만과 사랑 같은 것이 인생의 목표여야 한다. - P128

시장이 만들어낸 불평등은 갈수록 심각해집니다. 빈부격차가 심각한 수준으로 벌어지는 게 어느 나라에서든 지금 큰 문제고요. 자본과 기회가 누구에게는 너무 많고 누구에게는 너무 적어요. 가능한 한 모든 사람에게 동등한 기회가 주어져야 하는 게 맞잖아요. 이런 불평등이 계속 되면 기회의 불평등이 고착될 거고, 갈등은 지금보다 더 심해질 것입니다. 정부가 개입을 해서 위로 올라갈 수 있는 사다리를 좀 놓아주고, 소득 불평등을 줄이고, 소외계층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의료나 교육 서비스 같은 건 국가책임이 아주 중요합니다. 사회 안전망을 잘 구축해서 노인, 장애인, 저소득층을 보호해야 하고요. 아무리 시골 마을이라도 사람이 사는 곳이면 도로 깔고 다리 놓고 치안 유지도 해야죠. 이런 건 그냥 시장에만 맡겨 놓아서는 절대 해결이 안 될걸요.
모든 국민이 기본적인 삶의 수준은 유지할 수 있도록 해 줘야 해요. - P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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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욱.최강혁 지음 / 한겨레출판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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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다른 사람보다 우월하다고 해서 고귀해지는 건 아무 것도 없다. 진정한 고귀함은 과거의 너 자신보다 더 우월해지는 데 있다. - P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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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욱.최강혁 지음 / 한겨레출판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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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버트 스펜서(Herbert Spencer’라는 영국학자는 다윈이 생물 진화의 원리로 제시한 ‘자연선택natural selection’을 ’적자생존survival of the fittest’이라는 개념으로 바꿉니다. 자연선택이란 ‘자연이 여러 변이를 지닌 생물 가운데 특정한 개체를 선택한다’라는 뜻이고, 적자생존이란 ‘주어진 환경에 가장 잘 적응한 생물이 살아남는다’라는 뜻입니다. 비슷한 말이지요. 자연을 주체로 하면 자연선택이고, 생물을 주체로 하면 적자생존입니다.

스펜서는 이 적자생존의 원리를 인간 사회에 적용합니다. 생물 세계에서도 가장 잘 적응한 녀석이 살아남는 것처럼 인간 사회에서도 가장 잘 적응한 자가 살아남는다는 것. 단, 스펜서에게 ‘가장 잘 적응한 자’는 ‘가장 우월한 자’입니다. 스펜서는 적자생존의 원리가 사회에서도 발현되면 인간 사회가 끝없이 진보하는 것은 물론, 부적응자가 자연스럽게 도태하고 우월한 인간만 남는 행복한 미래가 열릴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우월한 자가 열등한 자를 지배한다는 ‘우승열패’, 강한 자가 약한 자를 먹이로 삼는다는 ‘약육강식’ 등이 스펜서의 세계에서 당연해집니다.

스펜서식 적자생존에서의 ‘적자’는 부자와 권력자, 성공한 사람들입니다. 이 사람들은 유전적으로 우수하다는 것입니다. 가난하고 약한 사람들은 열등하다고 여겼습니다. 스펜서는 사회를 자연과 비슷한 상태로 놔두어야 한다고도 믿었습니다. 자연 상태에서 적자가 살아남아 진화하는 것처럼, 사회도 인위적인 개입을 하지 않고 그대로 둘 때 가장 빨리 진보한다는 것입니다.

제국주의자들은 스펜서로부터, 강한 나라가 약한 나라를 지배해야 사회가 진보한다는 결론을 끌어냅니다. 그렇게 침략과 식민 지배에 대한 도덕적인 부담을 덜어 냅니다. 더 우월한 자를 낳아 기르고 나머지를 도태시키는 것이 인류발전에 이롭다는 ‘우생학’도, 우월한 인종이 열등한 인종을 지배하여 번성하는 것이 사회진화의 법칙이라는 ‘인종주의’도 모두 사회적 다윈주의(사회진화론)의 영향 아래 있습니다. 일본이 큰 죄의식 없이 조선을 침략할 수 있었던 것도 바다 건너 동아시아까지 넘어온 이 이론 덕분이었습니다. 조선의 지식인들마저 사회 진화론에 젖어 들어서 일본의 지배를 역사의 필연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사회적 다윈주의는 진화론 오독의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다윈이 생각한 적자는 가장 강한 자가 아닙니다. ‘주어진 환경에 가장 적합한 자’입니다. 사회적 다윈주의는 생물학적 진화가 사다리를 밟고 ‘위로’ 올라가는 과정, 즉 진보와 같다고 여겼습니다. 그러나 정작 다윈이 묘사한 진화의 모습은 ‘위로 올라가는 사다리’가 아니라 ‘여러 방향으로 넓게 가지를 뻗는 나무’입니다. - P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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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는 현재를 ‘과거의 정점’으로 보고, 진보는 현재를 ’미래의 출발점‘이라고 본다."(미국의 사회학자 로버트 니스벳의 분석에서 비롯한) 이 한 문장이 보수와 진보의 차이를 가장 잘 함축하고 있습니다. 보수는 과거로부터 이어진 눈앞의 현실에 주목합니다. 미래에 대한 ‘두려움’은 사람을 현재에 기대도록 만들지만, 미래에 대한 ‘믿음’이 있으면 사람은 변화를 받아들이게 됩니다. 아이들에게 ‘세상은 이런 곳이다’라고 가르치는 부모가 보수, ‘세상은 이런 곳이어야 한다’라고 가르치는 부모는 진보입니다. ‘사람이니까 그럴 수도 있지’라고 인간 본성의 불완전함을 말하는 사람들이 주로 보수, ‘사람이 그러면 안 되지 않을까’하며 이성의 역할을 말하는 사람들이 주로 진보입니다. 인생에서 올바른 답을 찾아야 한다는 쪽이 보수, 올바른 질문을 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쪽이 진보입니다. - P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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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비오는 ‘보수가 자유를, 진보가 평등을 중시한다’라는 흔한 논리를 비판하고 거부합니다. ‘자유’는 우파와 좌파 모두에게 중요한 가치이고, ‘사회적 평등에 대한 태도’가 우파와 좌파를 구분하는 일차적 기준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평등과 불평등, 자유주의와 권위주위를 축으로 삼아, 보비오는 정치적 스펙트럼을 네 범주로 나눕니다. 권위주의적인 동시에 평등주의적인 ‘극좌’, 자유주의적인 동시에 평등주의적인 ‘중도좌파’, 자유주의적인 동시에 불평등주의(능력주의)적인 ‘중도우파’, 권위주의적인 동시에 불평등주의(능력주의)적인 ‘극우’가 그것입니다.

사람들이 100미터를 평균 17초에 뛰는 세상이 있다고 가정해 봅시다. 철수는 14초가 걸리고 영희는 20초가 걸릴 때, 철수와 영희 모두 17초에 뛰도록 강제하는 것이 평균주의이고, 20초 걸리던 영희가 19초에 뛸 수 있도록 도와주려는 것이 평등주의입닏가. 좌파는 당연히 평등주의적인데 이것은, 모든 사람이 어떤 수준에서 완전히 똑같아지기를 바라는 평균주의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고 보비오는 강조합니다. "좌파 역시 개인의 차이를 인정한다. 하지만 좌파는 이런 개인 간의 차이가 사회적, 제도적인 차별로까지 이어지는 것을 막으려고 한다. 평균주의가 유토피아적 이념인 반면, 평등주의는 지금 불평등한 곳에 있는 이들을 조금 더 평등한 쪽으로 이끌기 위한, ‘정책 추진을 위한 이념’이라고 보아야 한다. 이것이 보비오의 생각입니다. - P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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