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의 감각
조수용 지음 / B Media Company / 2024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첫 만남부터 좋아하는 일을 찾을 수도 있지만, 대부분 그렇지 못합니다. 이럴 때 마음을 살짝 다르게 먹어보면 어떨까요? 일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겠다는 생각은 버리고, ‘새로운 발견’에 관심을 가져보는 거죠. 관심 없거나 힘든 일도 일단 해본 뒤 스스로 몰어보는 겁니다. ‘그럼에도 재밌는 부분이 있지 않았을까?’ ‘그게 뭐였을까?’

내가 해야 할 일이 정해지면, 거기서 의미를 발견하기 위해 그 주변을 계속 맴돌며, 좋아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어떤 것이든 좋아해보려고 노력하는 마음이 감각의 시작입니다.

스스로에게 질문을 해서 내가 선택하지 않아도 될 것들을 하나씩 골라내면, 점점 내가 만들고 싶은 모습이 선명하게 그려집니다. 결국 선택하지 않아야 할 것을 버릴 수 있는 용기, 그게 감각입니다.

감각은 해야 할 일과 하지 않아야 할 일을 구분하는 능력입니다. 따라서 직군에 따라 필요 유무가 결정되는 능력이 아닙니다.
감각은 모두에게 꼭 필요합니다. 단, 실행하고 싶은 기발한 아이디어를 찾는 일보다 안 해도 될 일을 찾아내는 감각이 더 중요합니다.

디자인 전문성이 있어야만, 심리학을 공부해야만 이런 고민을 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말 그대로 상식, 즉 커먼센스가 있어야 합니다. 기획은 정성이 있다면 전공과 무관하게 누구나 할 수 있고, 기획에서 가장 중요한 역량은 나와 타인의 경험에 대한 깊고 세심한 관심입니다.

전문가는 없다.

제가 일을 할 때 직원들에게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은 이런 겁니다. 이 일은 왜 하는 건가요? 안 해도 되는 건 아닐까요? 우리는 뭐 하는 회사인가요? 이걸 하면 수익이 생기나요? 어느 조직에서든 제게 회의 시간이란 이런 질문을 하고 거기에 답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저의 역할은 업의 본질에 대해 반복해서 묻는 질문자였습니다.

의뢰받는 요청을 기반으로 시안을 디자인하고 의뢰한 사람을 만족시키는 게 디자이너의 일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의뢰를 받았을 때 "이게 이 사업에 어던 의미가 있죠?"라고 물을 수 있어야 기획자로 한걸음 나아갈 수 있습니다. 이 질문을 늘 했기에 저는 디자이너임에도 여러 기획을 맡을 수 있었습니다.

은 브랜드가 큰 브랜드를 지향하는 경우 또한 많습니다.

일본의 발뮤다라는 생활가전 브랜드를 보겠습니다. 발뮤다 주력 제품은 대기업이 시장에서 철수해 중소기업들만 만들고 있는 선풍기와 토스터였습니다. 하지만 그 뻔한 선풍기, 토스터라도 마음먹고 진심으로 만들면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를 보여줬습니다. 바람을 일으키는 스크류를 일반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만든다든지, 토스터에 물을 조금 넣어 죽은 빵을 살려내는 발상을 한 게 대단한 게 아니라, 그런 아이디어를 떠올릴 만큼 계속 생각하고 발전시킨 그 ‘진심’이 대단한 것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