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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니와 마고의 백 년
매리언 크로닌 지음, 조경실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2년 11월
평점 :

자기 계발서, 육아서, 재테크 도서 등등.. 이런 이야기책만 읽다가 정말 오랜만에 골라본 영미장편소설. 소설을 예전엔 엄청 좋아했는데, 어느 순간 사실적 이야기와 현실적 이야기에 빠져 살았던 거 같네요.
소설은 상상력도 키우지만 감성적이라서 감정을 키울 수 있는 책들이라 좋아했는데 말이죠.
아이를 낳고 나서 내가 이런 소설들을 좋아했다는 게 옛말처럼 느껴질 정도로 그냥 소설을 보는 것을 사치라 생각했는데.... 너무 학습적인 책들을 읽다 보니 스트레스는 풀리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진짜 오랜만에 레니와 마고의 백 년이라는 책을 골라봤어요.
이 책을 고르게 된 결정적 한마디.
제가 그 글을 어디서 봤는지 가물가물하지만, 영미장편소설 레니와 마고의 백 년을 본 독자의 글이었던 거 같아요.
마냥 재미나게 읽고 웃다가 눈물로 마감한 책이라는 글을 보고 읽어 보고 싶었어요
전 드라마도 나쁜 드라마 싫어해요.. 스트레스 받거든요. 그런 선악의 구도가 있어야 재미나고 하는데 왜요???
나쁜 사람 욕하면서 매번 당하는 거 보면서 그걸 즐거워해야 하는 건가 싶은.. 전 그럴 때 스트레스를 받아서 드라마도 그냥 착한 드라마를 좋아합니다. 그냥 착하게 평탄하게 그렇게 흘러가는 게 좋은 사람인데요...
왠지 레니와 마고의 백 년도 그런 이야기가 아닐까 싶어서 골라봤어요.

터미널!!
터미널이란 단어는 어떤 것들을 떠오르게 하나요? 저는 나이가 많아서인가요? 어린 시절 버스 타러 다니던 생각에 버스 터미널이 먼저 생각이 나는데요, 레니는 공항 떠올렸다고 합니다.....
그러나 지금의 레니는 터미널이란 말을 들으면 공항 대신 시한부라는 말이 떠오른데요
간호사가 무심코 말한 터미널이란 단어는 공항 터미널, 불치병에 걸린 말기 환자를 가리키는 말이었다고 합니다.
레니는 ㅠㅠ 시한부 삶을 살고 있는 청소년이라는 소리인가 봐요.
헛...
시작부터 가슴 아프고로~

레니는 성당의 신부님과 이야기를 합니다. 조금은 당돌해 보이는 질문들이.. 왠지 제겐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데요..
그러던 레니의 질문 "저는 왜 죽어가는 거죠?"
여기에 도대체 무어라 답을 할 수 있을까요?
우연히 마주쳤던 레니와 마고.
그들이 정식적 첫 만남이 어쩜 이리도 유쾌한지요.
마고에게 레니는 자신이 곧 죽을 거라고 말하고... 이에 마고의 반응이.. 재미나요.
죽기엔 어리다는 것도, 운이 없다는 것도 아닌 "넌 너무 생기가 넘치는걸"이라는 말에 웃음이 팍!!!
둘의 대화에 끼려는 피파는 죽음에 관한 주제로 이야기하는 것에 대한 걱정과 슬픔과 그런 다양한 감정의 표정이 들어가지만, 정작 레니는 정말 담담하게 말하는 것에서 대조적이란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마고가 레니에게 하는 말.. "나도 곧 죽을 거야." 아놔 ㅜㅜ 머 이런 이야기들을 주고받나요
피파가 레니와 마고에게 "어떻게 생각하면 넌 죽어가는 게 아니야. 지금 넌 살아가는 중이야."라는 말을 해주는데요. 가슴이 좀 뭉클했어요.
피파는 계약직 직원이었지만 재계약은 하지 못하게 되는 미술 선생님이랍니다.
레니와 마고는 나이 차이가 많이 나기에, 병원에서 진행하는 미술 수업에 레니는 또래 친구들과 함께 하게 됩니다.
그러나 시간이 많아 보이는 아이들을 보면서, 자신은 시간이 얼마 없어 즐거움이 절박한 일이라 말하며, 마고와 함께 했던 수업이 즐거웠다고 말합니다. 10대 아이가 80대 할머니 할아버지와 수업을 듣고 싶다고 말하는 거죠.
연령대로 묶는 게 과연 옳은 일일까요? 건강한 아이들을 보며 레니는 즐겁지 못할 거라는 생각이 들긴 했어요
마고와 한 반에서 수업을 하게 된 레니.
레니는 마고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듣게 된답니다. 8대가 된 레니는 그 수업이 즐거워지고, 레니와 함께 한 마고 역시 즐거움을 느끼게 된답니다
그렇게 중간중간 레니와 마고의 어린 시절을 회상하는 이야기가 들어가게 되어 두 사람을 이해할 수 있었고, 어떤 삶을 살아가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레니와 마고의 백 년 저도 아직 읽어가고 있는 중이랍니다.
제가 읽었던 이 책의 소개 글처럼 맘 편하게 웃을 수 있기도 했고, 담담하게 고된 삶을 살아내는 레니와 마고를 보면서 재미있게 웃다가 울기도 했습니다....
삶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해 주는 그런 책이었어요.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는 17살 레니와, 심장이 좋지 않은 83세의 마고를 보면서 삶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볼 수 있는 책입니다.
그리고 이런 상황 속에서 그들이 담담하게 현실을 맞이하고 그 속에서 행복을 찾는 모습이 정말 멋있는 그런 책이었어요.
이 책이 영화로 제작 예정이라고 하는데 영화가 개봉되면 꼭 보고 싶네요.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아 직접 활용 후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