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이 없는 나라 - 서열화된 대학, 경쟁력 없는 교육, 불행한 사회
이승섭 지음 / 세종(세종서적)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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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들이 “바다를 향한 동경심”을 가지고, 하고픈 대로 행하고 하고픈 공부를 뜻대로 하는, 그럼으로써 ‘제2의 데미스 허사비스’들이 무수히 많아질 수밖에 없는 ‘교육으로 다시 일어서는 나라’에서 살 수 있는 날이 곧 올 것이라 믿는다. 이 책엔 그런 ‘믿음‘이 담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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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이 없는 나라 - 서열화된 대학, 경쟁력 없는 교육, 불행한 사회
이승섭 지음 / 세종(세종서적)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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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는 흔히 ‘교육으로 일어선 대한민국’이라는 자랑거리가 있다.

6.25 한국전쟁으로 건질 것 없이 무너져버린 이 나라는 못 살고 모두가 어려웠으나, 열심히 공부하는 수많은 학생들과 더불어 외국 유학을 떠났던 학생들도 있었다.(p23) 그들은 1970년대 이후 우리나라의 산업역군이 되었고, 1980년대를 거치면서 우리나라는 눈부신 발전을 거듭하였다.

1971년 우리나라 일인당 국민 소득이 300달러 미만(p25)이었으나, 2022년 기준으로는 30,000달러 이상이 되어 무려 100배 이상 증가하였다. 6.25 한국전쟁 이후(일인당 국민 소득 67달러)로는 500배 증가한 수치이다!

이런 수치만 놓고 보면, 정말 우리나라는 ‘교육으로 일어선 나라’가 맞는 것 같다.


이렇듯 우리나라가 교육으로 일어서고자 노력하던 1970년대 말, 영국에서는 영국 교육의 현실을 비판하는 노래가 뜨고 있었다.


Another Brick in the Wall


영국의 전설적인 록밴드 ‘핑크 플로이드(Pink Floyd)’가 1979년 발매한 음반인 <The Wall>의 타이틀곡이다. ‘벽(Wall)’이라는 주제를 통해 획일화된 교육으로 인한 인간 부재, 소통 부재와 단절을 표현한 곡이다.


1970~1980년 동시대에, 우리나라는 교육이 자랑거리였으나 영국은 교육문제를 거론하며 비판한 것이다. 그런데, 2000년대 들어 우리나라에서 과감히 ‘교육문제’를 꺼내든 책이 있다. 바로 <교육이 없는 나라>이다.


“잘못된 교육 제도와 그로 인해 비롯된 사회 환경 탓으로 우리 사회와 아이들은 엉뚱한 곳에서 시간과 노력을 낭비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 사회의 학부모와 아이들이 억울하고, 국가와 사회는 교육을 통해 국가 경쟁력을 더욱 높일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있다.”(p48)


“우리나라에는 ‘교육’은 없고 ‘대학 입시’만 있는 것 같다.”(p59)


이 책 속에 있는 문구들인데 책을 읽다보니, 우리나라 교육현실에 암울한 느낌이 들었다.

그럴 만도 하다. 내 주변에 수험생들이 있기 때문이다. 고교 졸업하고 재수 중인 조카애의 창백한 얼굴이 떠오른다. 아침 7시에 독서실로 나가 공부하다가 재수학원에서 강의 듣고 다시 공부하다가 밤 11시에 귀가한다고 했다.


이 책에 한국, 중국, 일본, 미국 4개국 대학생들에게 자신이 느끼는 자국 고등학교에 대한 인식 조사를 한 결과가 소개되어 있는데, 우리나라 대학생의 80.8%가 자신이 경험했던 고등학교 시절을 ‘사활을 건 전장’이라 답했다.(p107)



지금 내 주변의 아이들을 비롯하여 우리나라 대부분의 학생들이 그러할 것이다.


친구 중에 수학 선생님이 하나 있다. 그 친구 말이 “요새 내신등급 높이기 위해 물불 안 가린다. 학교 수업과 학원 수업을 병행하면서 학창시절을 보내는 학생들을 보면 안타깝다.”고 하는데, 요즘 시류가 ‘서울대’ 아니면 ‘의대’를 목표로 몰아붙이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 ‘명문고’를 결정하는 것은 안타깝게도 ‘의대와 서울대 합격생 숫자’이다.(p65)


음... 학생들의 목표가 ‘의대’ 혹은 ‘서울대’여야 하나?

서울대, 의대에 못가는 다른 인생들은 무엇이 목표이기에 그토록 공부를 하는가.



<교육이 없는 나라>의 저자 이승섭 교수는 KAIST에서 학생처장, 입학처장, 글로벌리더십센터장을 역임하면서 교육과 입시에 대한 관심과 문제의식을 갖게 되었는데, 대학 입시만을 목적으로 진행되는 우리 교육의 문제점과 그로 인한 사회적 어려움과 국가 경쟁력 상실 등을 짚고 그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고자 이 책 <교육이 없는 나라>를 집필하였다고 한다.


이 책은 다음의 5개 장을 통해 우리나라 교육문제에 대하여 다각도로 다루고 있다.


1장. 교육으로 일어선 나라

2장. 교육이 없는 나라

3장. 미래를 위한 교육, 공부와 연구

4장. 대학의 혁신: 서열화에서 차별화로

5장. 교육으로 다시 일어서는 나라



1~3장에서는 우리나라 근대 교육 시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시간의 흐름 축과 초중고 및 대학의 단계적 수직 축을 중심에 두고, 다양한 조사 및 연구자료, 언론보도, 인터뷰, 사례, 경험, 현상 등을 기반으로 하여 현재 우리나라 교육의 문제점을 짚어보았고, 4장과 5장에서는 우리나라 교육 현실을 타개할 수 있는 대안 및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책 본문 중에서 눈길을 잡는 언론보도기사(p69-71)가 하나 있다. 미국의 경제미디어 <블롬버그> 2022년 11월 14일자 “과거 한국의 경제 성장을 이끌었던 교육의 성공이 이제는 국가 발전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되었다”는 기사인데, 비교 대상인 OECD 15개 국가 중 우리나라의 ‘교육 비용 대비 경제 효과’는 꼴찌이다.



우리나라에서 초중고대 학생의 교육을 위해 교육 비용을 쏟아 부어서 사회에 나온 이들이 나라 경제 발전에 미치는 효과는 겨우 6.5%라는 것이다.

그래프 상에서 일등인 아일랜드는 무려 22.8%인 것에 비하면 격차가 크다.


이 기사에는, 지나친 사교육, 일류 대학에 대한 집착, 그리고 높은 청소년 자살률 등에 대한 언급과 함께, 교육에 일찍 지쳐버린 우리나라 젊은이들은 막상 사회에 나가서는 자기 계발을 소홀히 해 OECD 국가 중 인지 능력이 가장 빠른 속도로 떨어진다고 한다.


기사에서 ‘지나친 사교육’이라고 언급하였는데, 우리나라의 사교육 비중이 어느 정도인지 다음 그래프를 보면 가늠할 수 있다. 아일랜드와 비교해보면 무척 흥미롭다.



저자는 오늘날 우리나라 교육 상황에서 ‘학교는 학원을 결코 이길 수 없고 그래서 공교육은 무너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는데 그 이유는 ‘교육 기관인 학교’와 ‘입시 준비 기관인 학원’이 ‘입시 준비의 장’에서 경쟁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한다.(p83)



이런 ‘입시 준비의 장’이 왜 이토록 우리나라에서 판을 치는 것인가.

바로 이 사회는 학벌, 인맥 등이 얽히고설킨 ‘학벌사회’이고, 대학은 소위 SKY 등으로 통칭되는 ‘서열화된 대학’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현 시점에서 학벌사회와 서열화된 대학 환경 속에서 가장 큰 피해자는 과연 누구일까?


초중고 시절 죽도록 공부에 매달려 서열화된 대학 중에 한 곳을 점수 따라 골라 입학하고, 대학 시절엔 취업 등을 위한 스펙쌓기에 열을 올리다 막상 취업을 해도 전공과 무관하거나 적성에도 맞지 않는 경우가 부지기수이다.


이렇듯 서열화된 대학 체계에서는 학생들 자신이 좋아하는 대학교 혹은 자신의 적성에 맞는 전공은 존재하지 않는다!


앞서 언급했던 <블롬버그> 2022년 11월 14일자 뉴스에서도, 우리나라 대학 졸업생 절반 이상이 전공과 관련이 없는 직종에 종사하고 기업 종사자의 2/3가 전공과 연관성이 없는 업무를 수행한다는 내용이 있다.(p70-71)



예를 들어 어릴 적부터 로봇을 만드는 과학자가 꿈이었던 학생도 입시 공부를 하면서 높은 점수를 받으면 의대에 가라는 주위의 성화에 의대로 발길을 돌리고, 입시철에 이루어지는 고액 입시 상담의 핵심은 해당 대학과 학과에 가장 낮은 점수로 들어가게 하는 것이다. 그렇게 들어간 대학과 학과 그리고 전공에 무슨 애정이 있고 배우는 즐거움이 있겠는가.(p168-169)


이와 비교될만한 다른 소식으로, 2016년 구글이 만든 AI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와 이세돌 9단과의 바둑 경기가 온 세상의 주목을 받았던 적이 있다.(p79)

이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AI에 대해서 많은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 이런 알파고를 만든 사람은 ‘데미스 허사비스(Demis Hassabis)’ 구글 딥마인드 CEO이다.


그는 어릴 적부터 체스 천재였는데 13세에 세계 체스 대회 2등까지 올랐다. 이후 게임 회사에 들어가 게임 개발자로 경험을 쌓고 학교로 돌아와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에서 컴퓨터공학으로 학사를 마치고 다시 게임 사업을 하면서 런던 대학에서 뇌과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p79)


저자는 말한다.

“우리 사회가 기대하고 키우고 싶은 과학 영재는 이런 모습이 아닐까?”


하지만 13세에 체스에 빠져 있는 아이, 15세에 게임 개발자가 되는 아이, 그리고 그 모든 것을 바라보고 허락하는 부모, 다시 돌아와 컴퓨터공학과 뇌과학을 공부할 수 있게 하는 대학교.

이들 중에서 그 어느 것 하나 가능할 것 없는 우리의 교육 현실에서, 우리 사회는 ‘성공한 데미스 허사비스’만을 이야기 하고 ‘알파고의 산업적 가치’를 논한다. 우리나라는 초등학교부터 학원에 가서 밤늦게까지 어려운 수학, 과학 문제를 풀기 시작하는데, 체스를 배우거나 게임 개발자가 되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p80)인데도 말이다.



생텍쥐베리의 <어린 왕자>에 이런 글이 있다.

“배를 만들게 하고 싶으면 먼저 바다를 향한 동경심을 갖게 하라.”(p105)


꿈을 지닌 아이가 그 꿈을 이룰 수 있게 관심 갖고 지지하며 지원해 줄 수 있는, 우리나라 교육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이승섭 교수는 무엇보다도 우선 대학의 서열화가 아닌 “차별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하면서, 저자가 생각하는 ‘대학 차별화 제도를 위한 기본 원칙’(p182-183), ‘교육 중심 대학의 발전방안’(p192-193) 등을 비롯한 다양한 대학 차별화 대안을 4장에서 설파하였고, 5장에서 우리나라가 ‘교육으로 다시 일어서는 나라’가 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저자 이승섭 교수는 말한다.

“오래전 몇 사람의 연예 기획자가 꿈꾸었던 하지만 결코 실현될 수 없을 것 같았던 세계 속의 한류는 오늘날 세계 1등 <기생충>과 BTS, 그리고 <오징어 게임>과 함께 세계적인 흐름의 중심이 되었다. 급변하는 오늘날, 우리 교육 당국이 미래의 ‘K-교육’을 향한 용기와 지혜 그리고 시대적 안목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다.”(p161)


얼마 전 ‘MZ 노조’로 불리는 서울교통공사 올바른노동조합이 영업본부 노동자 대표 선거에서 양대 기득권 노총을 제치고 당선되었다는 뉴스를 접했다. 양대 노총이 아닌 노조가 서울교통공사 근로자 대표가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MZ 노조’는 정치 세력화와 수직적 문화로 대표되는 기존 강성 노조 운영 방식과 파업 투쟁 위주인 운동 방식에 대한 거부감, 직장에서 얻을 수 있는 구체적인 이익이 아닌 전체 노동자로서 누리는 ‘계급적 권익’을 우선시 하는 기존 노조의 기조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며 탄생한 노조이다. 어떤 문제에 대한 대안을 실제 행동으로 옮긴 사례라 할 수 있겠다.



이렇듯 우리나라 교육계에 교육현장에서 문제를 드러내고 대안을 제시하는 ‘이승섭’ 교수와 같은 교육전문가, 과감하게 비판하고 선동할 수 있는 ‘핑크 플로이드’와 같은 선구자, 각성하고 행동하는 ‘MZ 노조’와도 같은 행동가가 서서히 등장하여 우리나라 교육체질 개선을 이룰 날이 곧 올 것이라 믿는다.


우리나라의 모든 아이들이 “바다를 향한 동경심”을 가지고, 하고 싶은 공부를 뜻대로 공부하고 하고 싶은 바대로 활동할 수 있는, 그럼으로써 ‘제2의 데미스 허사비스’들이 무수히 많아질 수밖에 없는 그런 ‘교육으로 다시 일어서는 나라’에서 살 수 있는 날이 곧 올 것이라 믿는다.


이 책 <교육이 없는 나라> 속에 그 ‘믿음’이 담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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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이스라엘 - 7가지 키워드로 읽는
최용환 지음 / 세종(세종서적)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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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뉴스에 이스라엘 관련 내용이 자주 등장하고 있다.


‘올해 들어 사법개혁 논란으로 나라 안팎에서 거센 비판을 받고 있는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 4월 10일 기자회견에서 자신에게 공개적으로 반대해 해임했던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에 대한 해임 결정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군부의 불만이 커진 데다 최근 국경 안보가 흔들리면서 내린 결정으로 보인다.

지난해 우파 진영의 연정을 통해 생애 6번째 총리에 오른 네타냐후는 지난 1월 법무장관을 통해 사법개혁안을 발표했다. 해당 계획에는 법관 선정과정에서 정부 여당의 추천인이 다수를 차지하고 의회가 과반수 의결로 대법원 판결을 무력화하는 등 논란이 되는 항목이 있었다. 이에 이스라엘 전역에서는 올해 1분기 내내 반대 시위가 발생했고 이스라엘 현역 군인과 예비역까지 시위에 동참했다. ... 반정부 시위는 갈란트 경질 선언 이후 더욱 심해져 총파업까지 발생했다.

안보 상황도 불안해졌다.

지난 2일에는 이란제로 추정되는 정체불명의 무인기가 시리아에서 국경을 넘어 이스라엘을 침범했다. 5일 예루살렘에서는 이스라엘 경찰이 이슬람 3대 성지 중 하나인 알아크사 사원에 진입해 신도들과 충돌했다. ...’


1995년 라빈 이스라엘 총리가 유대인 시오니스트 극우세력에 의해 암살당하고 뒤이어 치러진 총선에서 강경파인 베냐민 네타냐후가 집권하면서(p89) 총리 연임을 거치다가 지난해 우파 진영의 연정을 통해 생애 6번째 정권을 잡은 이래, 네타냐후 총리 집권 하에 사법개혁 발표에 이은 반정부 시위, 국경을 침범하는 무인기, 여러 종교 신도들 간의 충돌 등 불안한 국가 안보 상황의 연속이다. 단지 뉴스 하나 접했을 뿐인데, 이스라엘의 정치적, 군사적, 종교적인 여러 복잡한 단면들이 언뜻 보였다.



내가 그동안 알고 있던 이스라엘은, 유대인의 나라, 성경과 밀접한 국가, 오래된 역사와 더불어 오랜 디아스포라 시기, 히틀러의 홀로코스트, 2차 세계대전 직후 신생국가로 건국 독립, 여러 차례 주변 이슬람국가들과의 중동전쟁 그리고 승리, 팔레스타인 등이다.


그렇다고 상세하게 이스라엘을 안다고 볼 수는 없다.


이스라엘의 정치 외교 경제적 상황, 군사적 면모, 경제적인 내용과 이스라엘의 오랜 유랑기 및 건국 이야기, 주변국과의 갈등과 전쟁, 종교적인 문제, 유대국가로서의 정체성과 율법, 현재를 살아가는 이스라엘 사람들 등 ‘이스라엘’이라는 한 국가를 현재 시점에서 전반적으로 알아보려면 쉽지는 않을 것이다.



이 책의 저자 최용환 작가는 말한다. “서점에 들렀을 때, 이스라엘에 관한 책들을 살펴보게 되었다. ... 종교 서적에서부터 성지순례 안내서라든가 팔레스타인과의 분쟁 ... 등 다양한 분야의 책들 ... 유대인과 관련된 책들이 ... 많았다.” 라면서, “오늘의 이스라엘에서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다양한 스토리들을 개괄적으로 다루고 있는 책 ... 여러 목적으로 이스라엘을 처음 방문하는 사람들이 ... 참고할 만한 책이 많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p6)

그래서 이 책 <7가지 키워드로 읽는 오늘의 이스라엘>을 출간하였다고 밝힌다.


이 책은 7가지 키워드로 집약해서 이스라엘을 전반적으로 다루고 있다. 

1장. 시오니즘과 분쟁

2장. 디아스포라와 이민

3장. 유대 국가와 유대 정체성

4장. 작은 나라 강한 군대의 비밀

5장. 창업 정신과 후츠파

6장. 조약 없는 영혼의 동맹 미국

7장. 젊은 나라 속의 오랜 율법

목차와 그에 딸린 소제목들을 보면, 이스라엘에 대해 상당히 폭넓게, 그러면서도 다양하게 건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럴 만도 한 것이 저자 최용환 작가가 2018년부터 이스라엘 대사로 재임했던 터라, 현지에서 보고, 듣고, 경험하고, 수집한 풍부하고 생생한 내용들이 기반이 되기 때문이다.


이 책을 처음부터 읽으면 좋지만, ‘키워드’ 중심으로 책 내용들이 잘 분류가 되어 있어서 키워드별로 관심이 가는 부분만 따로 읽어도 좋다. 


읽다보면 이스라엘에 대해 전혀 몰랐던 내용들이 책 속에 가득하다. 


이스라엘은 1948년 5월 14일 건국을 선언하였는데, 그 즉시 주변 이슬람국들과 전쟁을 치러야 했고, 이후 “지금까지 10여 차례의 크고 작은 전쟁을 치렀다. 그뿐만 아니라 이란, 시리아, 팔레스타인 등과의 분쟁은 오늘도 현재 진행형”(p17)이라고 한다.

그리고 19세기 말 ‘시오니즘 운동’의 촉발로부터 이스라엘의 건국 기조가 가시화되었는데 그 중심에 ‘테오도르 헤르츨’이 있었고 오늘날 그는 건국의 정신적 아버지로서 이스라엘에서 ‘나라의 선지자’로 추앙받고 있다(p27)는 내용, 팔레스타인 지역 분쟁의 씨앗을 심은 장본인이 영국과 UN이라는 사실(p27-31), 기나긴 유랑시기 후 ‘알리야(이스라엘로 회귀=이스라엘로 이민)’를 통한 ‘올림(이스라엘로 이주해 온 유대 이민자)’들의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타국적 외국인의 이민에 대해서는 무척 제한적이고 배타적이기까지 하다는 내용, 출신 지역별로 유대인 구성이 다양하며 흑인 유대인도 있다는 몰랐던 사실(p118) 등을 비롯하여, 이스라엘의 다양한 뒷이야기들이 다채롭게 펼쳐진다.



특히 관심을 끈 부분은, ‘4장 작은 나라 강한 군대의 비밀’이다. 수많은 전쟁과 분쟁 속에서도  이스라엘에 무슨 비밀이 있기에 꿋꿋이 버티어 내는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스라엘에서 국방력을 담당하는 군을 히브리어로 ‘짜할’이라고 부른다.”(p209)는데, 이스라엘 방위군 정규 병력 규모는 17~18만 명 수준이고, 이에 못지않게 중요한 병력으로 약 46~47만 명 정도의 예비군이 있다. 전쟁이 벌어지면 예비군 동원령이 내려지는데 이들은 실제 수차례의 전쟁에서 상당한 역할을 수행했다(p210)고 한다.

이들 정규병력과 예비군 속에는 ‘여군’이 포함되어 있다. 미미한 수준이 아니다. 군대 내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전체 병력의 약 1/3 정도 수준이라고 한다.(p219) 가히 입이 떡 벌어질만한 수치이다.



그도 그럴 만한 것이, 이스라엘은 세계 최초로 남녀를 구분하지 않고 의무징병제를 도입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남성은 30개월 의무복무를 하는 대신 여성은 24개월 군복무를 한다고 한다.

또 하나 이스라엘 군대의 비밀은, 혁신적이면서 독특하기도 한 이스라엘 군 엘리트 양성 프로그램인 ‘탈피오트 프로그램’이 있다. 이를 통해 양성된 군 엘리트는 이스라엘의 첨단 국방 분야를 이끌어 나간다고 한다.(p213)



또 하나 흥미를 끈 부분은, ‘5장 창업 정신과 후츠파’이다. 이스라엘은 1990년대부터 전자, 금속, 정보통신, 항공우주, 바이오, 의약, 방위산업, 신재생 에너지 등 기술집약형 분야가 비약적인 발전을 하면서 제2의 실리콘 밸리로 불릴 정도로 산업이 성장하였다(p266)고 한다. 


전혀 생각지도 못한 내용이었다. 이렇게 된 데에는 이유가 있다. “이스라엘 땅은 아주 좁다. 사막 지역이 6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국토는 척박하다. 인구 규모가 1천만 명이 안 되고 다른 환경도 상당히 열악한 편이다. ... 그렇다 보니 부가가치가 큰 ... 기술집약적 또는 지식기반형 산업의 비중이 훨씬 높은 편이다.”(p265)


유대인들이 소멸되지 않고 주변의 안보 위협 속에서도 살아남아 계속 성장 발전하는 것은 ‘후츠파 정신’ 덕분이라는 말이 있다. ‘당돌’, ‘뻔뻔함’, ‘독선적임’ 등 주로 부정적인 의미로 가득 차 있던 후츠파가 오늘날에는 이스라엘의 성공 비결이자 발전의 원동력이라 말한다.(p264)



책을 읽다보면, 계속 이스라엘에 대한 듣도 보도 못한 새로운 사실들이 불쑥불쑥 튀어나와 매우 신선하고 꽤 흥미롭다. 그리고 중간 중간에 책 내용의 이해를 돕는 그림, 사진, 도표 등의 자료들이 풍부하며, 매 섹션 마디마다 “이스라엘 속으로 한 발 더”라든가 “여행자를 위한 정보”와 같은 별도의 코너가 마련되어 있어 이스라엘에 대해 더욱 깊이 있는 이해를 돕고 있다.



“이스라엘이라는 에너지 넘치는 나라에 대한 관심을 가진 분들부터 현지 파견이나 비즈니스 출장 등의 목적으로 이스라엘을 처음 방문하는 분들까지, 중동의 오랜 분쟁의 원인을 궁금해 하는 분부터 이스라엘이라는 나라에서 새로운 모델을 찾는 분까지 이스라엘에 관심을 가진 분이라면 누구라도 큰 부담 없이” 읽음으로써 “그간 몰랐던 이스라엘의 속살을 조금 들여다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라는 최용환 작가의 말처럼, 이 책을 통해 많은 분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라는 작가님의 따뜻한 마음이 엿보인다.



‘이스라엘’. 이미 성경책을 통해 유대 민족을 오래도록 접하여 참 익숙한데, 실제로는 이스라엘을 ‘안다’라고 딱히 말할 수 없는 낯설기만 한 나라이자, 역사적인 나라이지만 실제로는 건국 70여년밖에 안된 나라. 이 책 표지 문구 “익숙하지만 낯선 나라, 젊지만 오랜 나라”는 이스라엘을 가장 잘 표현하고 있는 것 같다.


이스라엘을 알고 싶다면 이 책 <7가지 키워드로 읽는 오늘의 이스라엘> 하나면 된다. 이제 이스라엘을 ‘안다’라고 자부해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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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이스라엘 - 7가지 키워드로 읽는
최용환 지음 / 세종(세종서적)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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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다보면 이스라엘에 대해 전혀 몰랐던 내용들이 책 속에 가득하다.
이스라엘을 알고 싶다면 이 책 <7가지 키워드로 읽는 오늘의 이스라엘> 하나면 된다. 이제 이스라엘을 ‘안다’라고 자부해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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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는 두 번 살아요 도토리숲 과학 그림책 3
에이미 M. 비소네트 지음, 닉 존스 그림, 윤소영 옮김 / 도토리숲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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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의 두 번째 생에의 전말과 그 결말은?
이 책을 읽은 독자는 ‘나무의 두 번째 생‘의 뒷이야기와 함께 자연의 경이로움에 감탄하게 될 것이다.
또한 이 책은 아이와 함께 보아도 좋은 ‘자연과학 선물 보따리’로써 역할을 톡톡히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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