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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개월 시한부, 나는 계속 살기로 결심했다 - 9년 차 희귀 암 생존자가 들려주는 암과의 싸움에서 지지 않는 비결
그레이스 히로 지음, 어문학사 편집부 옮김 / 어문학사 / 2024년 11월
평점 :
《1개월 시한부, 나는 계속 살기로 결심했다》라는
이 책을 쓴 저자가 ‘1개월 시한부’였다는 뜻일 것이다. 자세히 보니, 부제가 또 붙어 있었다. “9년 차 희귀암 생존자가 들려주는 암과의 싸움에서 지지 않는 비결”...
희귀암에 걸려 1개월 시한부 판정을 받은 사람이 무려 9년 동안 암과의 싸움을 이겨내고 생존해 있다는 것이, 과연 가능한가?
이 책의 저자인 그레이스 히로(Grace ひろ)는 2015년 처음 유방암 진단을 받아 수술을 받고 퇴원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전신 전이로 인한 1개월 시한부 선고를 받았다고 한다. 그러나 그로부터 항암 치료를 받으면서 간호사로 근무하기도 했고, 책도 3권을 쓴 작가이기도 하다. 그렇게 9년째 암과 ‘비기며’ 공존 중인 유방암 메타 생존자로서 희망을 실천하며 살아가고 있다.
이 책이 왜 이토록 나의 눈길을 사로잡고, 내게 무척 놀라움을 안겨주는지... 이유가 있다.
나 또한 이 책의 저자처럼 희귀암 환자이기 때문이다. 나는 신장암 중에서 희귀암에 속하는 Tubulocystic RCC라는 병명의 암환자이다. 2022년에 암 3기 상태로 발견되어 콩팥 제거 수술을 받아 예후가 좋았다. 그래서 그 이후 사회활동을 재개하여 한동안 즐겁게 생활할 수 있었는데, 수술 후 1년도 안 된 시점에 간으로 전이가 되었다.
병원에서 항암 치료를 권하여 몇 달간 항암 주사 통원치료를 하였는데, 효과가 없었다. 그런데 뜻밖에도 더 이상의 항암 치료를 권하는 걸 병원에서 머뭇거렸다. 알고 보니, 뚜렷한 항암치료효과를 낼만한 표준항암치료제가 딱히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다시 알아보니, Tubulocystic RCC라는 병이 발병률 1%대의 희귀성 신장암이라는 것이다!
즉, 제약회사에서 발병률 낮은 희귀성 신장암 치료제를 만들지 않았다는 거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으로, 국립암센터 등 큰 병원들을 찾아가 내 몸 상태와 치료가능성을 확인해보았는데... 모든 병원에서 부정적인 얘기만 해주었다.
-전이된 간 부분만 떼는 수술 : 안 됨
-간 이식 수술 : 암세포가 다른 장기로 전이될 확률 있어서, 실익이 별로 없음
-양성자 치료, 중입자 치료 : 전이의 경우, 치료가 안 되며 실익이 없음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나는 살아 있고, 잘 움직이고 있고, 잘 먹고 말하고 활동하고 있는데... 내 몸 속 암세포 하나 치료할 항암치료제가 없어서, 아무런 표준항암치료 대책도 없이 이대로 살다가 죽어야 한다는 것인가!
그러나 이렇게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암’ 관련된 책을 읽고, 정보를 알아보며 내가 해볼 만한 것을 찾아보았고, 걷기 운동, 항암 식재료 섭취 등을 하며 최대한 감기 등의 합병증이 생기지 않도록 몸을 돌보며 생활했다. 그렇게 수술 후 약 2년 째 살아오고 있다.
이럴 때 《1개월 시한부, 나는 계속 살기로 결심했다》를 접하게 된 것이다!
이 책을 읽다보면, “고농도 비타민 C 정맥 주사 요법”과 “약선 요법”이 전반적으로 소개되며 구체적인 내용들을 선보인다.
〈제3장 암 표준 치료를 뒷받침하는 보완 요법②〉에 소개되어 있는 “약선 요법”은 나도 대략적으로 알고 있는 내용들로, 항암에 좋은 식재료를 조화와 균형에 맞춰 선택하고 섭취하는 것이다. 내 경우도 내 몸에 맞고 항암에 좋은 식재료를 선택하여 섭취하고 있다.
특히 약선 식재료의 약리 작용, 균형과 조화, 영양분 등에 대해 페이지79에서 90에 걸쳐서 자세하게 소개되어 있다.
나의 관심을 끈 부분은 〈제2장 암 표준 치료를 뒷받침하는 보완 요법①〉에 소개되어 있는 “고농도 비타민 C 정맥 주사 요법”이다. 작가는 2015년부터 표준 항암제 치료와 함께 고농도 비타민 C 정맥 주사 요법을 병행하고 있으며, 그 결과 면역력 향상과 암성 통증 완화를 실감하고, 식욕 저하를 막아주어 체력을 유지할 수 있었고, 항암제 치료로 인한 부작용 감소, 스트레스에 대한 회복력 증가 등의 다양한 부가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고 한다.(p54)
어쩌면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의 나에게 “고농도 비타민 C 정맥 주사 요법”은 꽤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여기서 중요한 점이 하나 있다. 저자인 그레이스 히로는 “고농도 비타민 C 정맥 주사 요법”과 “약선 요법”의 효과를 경험한 사례자임에도 불구하고, 꼭 이들 요법을 맹신하라고 하지 않는다!
〈제6장〉~〈제9장〉에 걸친 4개의 섹션을 통해 각 요법들에 대한 효과성, 현실, 안정성 및 부작용 과제 등을 상세하게 소개함으로써, 독자들이 이성적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안내해준다.
저자 그레이스 히로는 항암치료를 하면서 상기에 소개한 보완 요법을 이행하였고, 그 결과 9년째 암에 맞서서 생존해 오고 있다. 저자는 책의 상당부분을 병리적, 약리적 내용을 경험, 조사자료에 비추어 상세하게 소개하고 있는데, 치료에 임할 때 가장 중요한 게 있다고 밝힌다.
“저는 ‘암에 목숨을 빼앗기지 않겠다’는 강한 자기 암시를 가지고 치료에 임했습니다.”(p5)
나도 그레이스 히로 작가처럼, “암을 이길 수 있다”는 긍정적인 자기 암시를 유지하며, 암에 굴복하지 않고 항암을 위한 ‘시도’를 해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