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돌이 푸 1~2 초판본 The World of Pooh 스페셜 박스 세트 - 전2권 classic edition
앨런 알렉산더 밀른 지음, 어니스트 하워드 쉐퍼드 그림, 박성혜 옮김 / FIKA(피카)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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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곰돌이 푸’를 처음 알게 된 때는 1987년이었던 거 같다. 어릴 때 어머니께서 사주신 《계몽사 판 디즈니 그림명작 시리즈 60권 세트》였다. 그림이 예쁘고 귀여웠다. 스토리도 재미있었다. 그래서 책이 닳을 정도로 자주 보았고 책 속의 캐릭터를 갖고 싶은 마음에 그림으로 그려 보기도 했다. 그 중에 〈아기곰 푸와 호랑이〉라는 제목을 달고 있는 제36권 책에 곰돌이 푸가 있고, 그때 푸를 알게 되었다. 지금도 이 책들을 소장하고 있다!


그런 이유로 ‘곰돌이 푸’는 디즈니 창작물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원작이 있다니!


‘곰돌이 푸’는 영국의 작가 A. A. 밀른(Alan Alexander Milne)이 집필한 동화 《WINNIE-THE-POOH》가 원작이고 무려 1926년 작이다. 그리고 ‘곰돌이 푸2’에 해당하는 속편 《THE HOUSE AT POOH CORNER》가 1928년에 출간되었다. 이번에 《곰돌이 푸 1-2 오리지널 초판본 스페셜 박스 세트》를 통해 이런 사실을 알게 되었고, 곰돌이 푸가 이토록 오랜 기간 사랑받아왔음을 처음 알게 되었다.


작가 밀른과 아들 크리스토퍼는 런던동물원을 자주 찾았는데, 아들이 유독 위니(Winnie, 캐나다 흑곰)를 좋아했다고 한다. 그래서 밀른은 위니를 모델로 아들이 가진 테디 베어 인형에 이름을 붙였고, 아들에게 읽어줄 잠자리 동화를 지었다. 이후 친구인 일러스트 작가 E. H. 쉐퍼드(Ernest Howard Shepard)에게 삽화 그림을 부탁하여 1926년에 책으로 펴내면서 곰돌이 푸가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졌다고 한다. 그렇게 곰돌이 푸 동화가 유럽에서 크게 성공하자, 디즈니 사의 월트 디즈니는 이 동화를 애니메이션으로 만들고 싶어 하였다. 그래서 디즈니는 1961년에 원작 판권을 획득하고는 단편 애니메이션 〈곰돌이 푸와 꿀나무〉(1966년)를 발표하였는데 크게 흥행하여 미국 어린이들이 곰돌이 푸에 열광하게 되었고, 두 번째 단편 〈곰돌이 푸와 폭풍우 치던 날〉(1968년), 세 번째 단편 〈곰돌이 푸와 티거〉(1974년)까지 흥행하게 되었다. 이후 디즈니 사는 세 개의 단편을 엮고 몇 몇 장면들을 추가하여 1977년에 장편 애니메이션 〈곰돌이 푸의 모험(The Many Adventures Of Winnie The Pooh)〉을 개봉하였다.




이렇게 A. A. 밀른의 ‘곰돌이 푸’는 동화로도, 미디어 믹스로도 성공을 거둔 세계적인 캐릭터로 발돋움하였고, 지금껏 오래도록 사랑받는 최고의 인기 콘텐츠가 되었다.




이번에 새로 발간된 《곰돌이 푸 1-2 오리지널 초판본 스페셜 박스 세트》는 곰돌이 푸 시리즈 책 2권과 그림 포스터 2종, 삽화 스티커 2종이 함께 들어 있는 구성이다. 책은 1, 2권 모두 하드커버에 크라프트지(kraft紙) 소재의 겉표지가 인상적이다.


이제껏 나는 ‘곰돌이 푸’라고만 알고 있었는데, 동화 원작의 원제는 《WINNIE-THE-POOH》였다. 크리스토퍼 로빈의 테디 베어 인형에 ‘위니(Winnie)’라는 이름이 붙게 된 경위는 알게 되었으나, ‘푸(Pooh)’는 어떻게 해서 이름에 넣은 걸까?


제1권 《WINNIE-THE-POOH》를 펼치고 읽다보니, 첫 번째 이야기에 그 이유가 나왔더라.


꿀을 좋아하는 푸는 커다란 떡갈나무 꼭대기에서 시끄럽게 윙윙거리는 소리에 꿀벌이 내는 소리라고 생각하여, 꿀을 먹으려고 나무에 오르다가 나뭇가지가 부러져서 떨어지고 만다. 그래서 ‘크리스토퍼 로빈’의 도움으로 풍선을 붙잡고 나무 꼭대기 근처 6미터 높이까지 올라갔다.


-푸 “나 어떻게 보여?”

-크리스토퍼 로빈 “풍선에 매달린 곰처럼 보여.”

-푸 “아… 파란 하늘에 뜬 조그만 먹구름처럼 보이지 않고?”

-크리스토퍼 로빈 “그다지.”(p29)



나무 꼭대기에서 벌을 맞닥뜨린 푸는 꿀벌이 아니라는 결론을 얻고는 크리스토퍼 로빈에게 총을 쏘아 풍선을 맞춰달라고 요청하였고, 방아쇠를 당겨 맞춘 풍선에서 바람이 피식 새어나가 푸는 둥실둥실 땅으로 내려왔다. 그런데 오랫동안 풍선 줄을 잡고 있었더니 푸의 두 앞발이 굳어버려 일주일도 넘게 두 앞발을 번쩍 든 채로 지내야 했고, 파리가 푸의 콧잔등에 앉으면 입으로 바람을 푸푸 불어서 쫓아내야 했다.(p18-36)


“아마도 말이지, 그게 푸가 푸라고 불리게 된 이유가 아닐까 싶어.”(p36)


두 번째 이야기는 땅에 작은 구멍 출입구를 낸 집에서 살고 있는 ‘래빗’의 집에 푸가 방문하여 꿀과 연유를 대접받아 맛있게 먹고는 집에 돌아가려고 들어왔던 구멍으로 나가려고 몸을 집어넣었는데, 너무 많이 먹었는지 그만 구멍에 끼어버렸다는 에피소드이다.(p41-50)


이럴 때 보통의 어른이라면 아마도 여럿이 모여 온힘을 다해 강제로 푸를 뽑아내든가 아니면 장비를 이용해 구멍을 좀 더 파내는 등의 인위적인 방법을 모색했을지 모른다. 그런데 크리스토퍼 로빈은 이렇게 말했다.


“그럼 방법은 한 가지밖에 없어. 푸가 홀쭉해질 때까지 기다려야 해.”(p51)


홀쭉해질 때까지 밥도 못 먹고 구멍에 낀 채로 약 일주일 동안 있게 되어 우울해진 푸를 위해, 크리스토퍼 로빈은 책을 읽어 주었다. 일주일 뒤에 크리스토퍼 로빈이 푸의 두 앞발을 꽉 잡고 그 뒤로 래빗, 래빗의 친구들과 친척들이 줄줄이 붙들고 서서 힘껏 잡아당겨 푸를 자유의 몸이 되게 해주었다.



세 번째 이야기는 푸가 우연히 발견한 동물 발자국을 따라잡을 때까지 뒤쫓는 데 ‘피글렛’이 합류하였고 점차 발자국의 주인이 두 마리로, 세 마리로, 네 마리로 늘어나기까지 하자 두근거리고 초조해져 불안이 엄습하게 된다는 〈푸와 피글렛의 우즐 잡기〉이고, 뒤이어 나이든 회색 당나귀 ‘이요르’의 잃어버린 꼬리를 푸가 함께 찾아주기 위해 뭐든 잘 아는 친구 ‘아울’에게 도움을 청하는 네 번째 이야기, 미지의 생물 히파럼프를 잡기 위한 소동 이야기, 생일을 맞은 이요르를 위해 푸가 준비한 꿀단지와 피글렛이 준비한 풍선에 얽힌 이야기, ‘캥거’와 아기 ‘루’가 등장하는 〈캥거의 집에서 피글렛이 목욕을 하게 된 이유〉 이야기, 크리스토퍼 로빈과 친구들이 펼치는 북극 탐험에 얽힌 이야기 등이 연이어 펼쳐진다.



몇 몇 에피소드에서 크리스토퍼 로빈이 푸를 지칭하여 하는 말이 있다.


“암튼 바보 곰이라니까.”(1권 p31/50/69/180/224)


이 말은 푸가 ‘정말 바보 곰’이라고 놀리는 게 아니다. 크리스토퍼 로빈이 많이 좋아하는 푸에게 장난스럽게 혹은 다정하게 하는 말이다. 어쩌면 ‘정말 순수한 곰’을 뜻할 수도 있고, 크리스토퍼 로빈만이 푸를 지칭하는 애칭 같은 것일 수도 있다. 그만큼 크리스토퍼 로빈이 푸를 많이 좋아하고 위한다는 걸 책 곳곳에서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푸와 피글렛의 우즐 잡기〉에서 푸가 자책한다.

-푸 “나 멍청하게 착각하고 있었어. 나 정말 머리가 나쁜 곰이야.”

-크리스토퍼 로빈 “넌 세상에서 가장 멋진 곰이야, 푸.”

-푸 “정말?”(p69)


다섯 번째 이야기에서 히파럼프를 잡기 위해 구덩이 속에 미끼로 놓은 꿀단지의 꿀을 푸가 핥아 먹으려다가 단지에 머리가 끼어버린 푸를 보고 크리스토퍼 로빈이 깔깔 웃었지만, 그래도 푸에게 이렇게 말한다.

“내가 널 얼마나 사랑하는지 몰라!”(p114)


특히 아홉 번째 이야기 〈홍수에 갇혀버린 피글렛 구출작전〉에서, 고립된 피글렛을 구하기 위해 푸가 ‘꿀단지가 물에 뜬다’는 아이디어를 내어 ‘둥실 곰 호’를 만들었고, 여럿이 타야하는 상황에서 푸는 또다시 ‘우산을 타고 가면 된다’는 똑똑한 생각을 해내자… 크리스토퍼 로빈은 “푸가 정말 용감하고 똑똑한 곰이구나.”(p223-224) 싶었고 우산 배의 이름을 이렇게 지었다.

“난 이 배를 ‘푸의 천재적인 지능 호’라고 부르겠어.”(p225)




제2권 《THE HOUSE AT POOH CORNER》에도 다양한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첫 번째 〈추운 이요르를 위해 푸 모퉁이에 지은 집〉은 눈 내리는 겨울에 집이 없어 머무를 곳이 없는 이요르를 위해 푸와 피글렛이 바람을 피할 수 있는 소나무숲의 ‘푸 모퉁이’라는 곳에서 나뭇가지로 된 이요르의 집을 지어주는 이야기로, 푸와 피글렛의 착한 마음씨에 내 마음이 따뜻해졌고 다소 엉뚱하게 전개되는 이야기에 웃음보가 터졌다. ‘티거’가 첫 등장하는 두 번째 이야기에서 친구들은 티거의 먹을거리를 찾아 함께 도와준다. 이어서 래빗의 친구들과 친척들 중 하나인 ‘꼬마’가 안보여 수색대를 편성하여 찾는 과정에 일어난 에피소드, 나무 위에 고립된 티거와 루를 구출하기 위해 크리스토퍼 로빈의 외투를 친구들이 팽팽하게 잡아 당겨 외투 위로 뛰어내리게 하여 구하는 이야기, 아침마다 크리스토퍼 로빈이 집 문 앞에 안내문을 붙이고 집밖으로 나가서 뭘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 푸가 만든 ‘푸 나뭇가지’ 게임으로 다 함께 놀기, 일곱 번째 〈티거가 콩콩 뛰지 않으려면〉 이야기, 가을날 아침 바람이 심하게 부는 날에 푸와 피글렛이 아울 집을 방문했는데 강한 바람에 집이 쓰러져서 빠져나오지 못할 때 피글렛이 ‘아주 대단한 일’을 해낸 이야기와 새로운 집이 필요한 아울을 위해 친구들이 나서서 돕는 이야기, 그리고 〈크리스토퍼 로빈과 푸, 마법의 공간으로 향하다〉라는 최종 이야기로 마무리된다.


특히 〈티거가 콩콩 뛰지 않으려면〉 이야기에서 래빗이 이렇게 말을 했다.


“티거가 요즘 콩콩 뒤는 게 심해졌잖아. 우리가 티거에게 교훈을 줄 때가 됐어.”(p169)라면서 “티거를 데리고 긴 탐험을 떠나. 티거가 가본 적이 없는 곳으로. 거기서 일단 티거를 길 잃어 버리게 하고, 다음 날 아침에 다시 티거를 찾아내. 그러면… 티거는 완전히 달라져 있을 거야. … 겸손한 티거가 될 테니까.”(p173)


그렇게 해서 래빗, 푸, 피글렛, 티거가 안개 낀 추운 날 탐험을 떠나게 되었는데, 래빗의 예상과는 전혀 다르게 상황이 전개돼 뜻밖의 반전과 뭉클함으로 인해 매우 흥미로웠다.(p179-193)


그리고 아홉 번째 〈새로운 집이 필요한 아울을 위해!〉 이야기에서 어려움에 처한 아울을 돕기 위해 친구들이 나서고 뒤늦게 “내가 그 애를 위한 집을 찾아냈어.”(p237)라며 이요르가 나타난 이후 웃어야 할지 어찌해야 할지 알 수 없는 상황이 되지만, 오히려 눈물겨운 우정(?)이 빛을 발하는 훈훈한 결말(p240-241)을 맺는다.


열 번째 이야기에서 왜 떠나는지 어디로 떠나는지 아무도 모르지만 크리스토퍼 로빈이 떠나게 되면서 모든 친구들과 인사하고, 마지막으로 숲의 맨 꼭대기 마법의 공간에서 푸와 이야기를 나눈다. “나… 나 이제는… 푸! 더는 아무것도 안 하는 일을 하지 않을 거야. … 내가 아무것도 안 하는 일을 하지 않는 동안에 네가 가끔 여기로 와줄 수 있어?”(p264-265)

그렇게 크리스토퍼 로빈과 푸는 약속을 하고, 함께 걸었다.


‘둘이서 어디로 가든, 도중에 무슨 일이 일어나든 상관없었어. 이 숲 꼭대기 마법의 공간에서 꼬마 남자아이와 친구 곰은 언제까지나 함께 놀고 있을 테니까 말이야.’(p266)


이렇게 《곰돌이 푸 1-2 오리지널 초판본 스페셜 박스 세트》의 모든 이야기가 마무리 된다.


책을 덮고 나니, 내 마음이 너무도 따스해져 왔다. 이 책을 읽은 동안 마치 어린아이 시절로 되돌아간 것 같았고, 옛 기억들이 간간이 떠오르기도 했다. 그리고 내 아이가 어렸을 적에 장난감과 인형들을 가지고 놀던 모습들이 알알이 생각나기도 하여 감회가 새로웠다.


푸, 피글렛, 이요르, 래빗, 아울, 캥거, 루, 티거, 크리스토퍼 로빈… 외모도 다르고 성격도 다르며 생각도 다르고 행동도 다른 이들 캐릭터들이 만들어가는 아기자기한 이야기를 읽다보니, 그들만의 순진무구함, 어린아이다운 천진난만함, 너무도 자연스럽고 너무도 당연한 생각과 행동이 비쳐 보여서 기분이 무척 포근해져왔다. 그리고 주변 환경과 상황, 인간관계 등에 얽매여 손익을 따지고 실질적인 것을 위해 신경 쓰고 몸부림치는 어른들에게 잔잔한 경종을 울리는 것 같다.


《곰돌이 푸 1-2 오리지널 초판본 스페셜 박스 세트》 속에는 피식~ 웃음 짓게 하는 유머 코드가 꽤 많이 눈에 띈다. 또한 읽다보면 뭔가 생각하게 만드는 내용들도 많다. 기억에 남는 내용들을 인용하면서, 책 소감 및 서평을 마치도록 한다.


이요르가 말했어.

“노래하는 거야. 쿵작쿵작 쿵쿵작. 다 같이 나무 열매와 산사나무 꽃을 따러 간다네. 그렇게 즐기면 돼.”(1권 p122)


푸는 캥거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혼자 생각했어.

‘나도 캥거처럼 점프할 수 있으면 좋겠다. 하지만 누군가는 할 수 있어도 누군가는 할 수 없는 일도 있는 거지. 세상일이 다 그렇지.’(1권 p164)


이요르가 고개를 들더니 입안의 풀을 우물거리며 말했어.

“…앞으로 다들 기억해줬으면 좋겠어. 조금만 더 깊이 생각해서 남을 배려하는 태도가 세상을 더 좋게 만든다고.”(1권 p193)


푸와 피글렛은 각자 깊은 생각에 잠긴 채 집으로 가는 길을 같이 걸었지.

-피글렛 “푸, 너는 아침에 눈 뜨면 무슨 생각을 제일 먼저 해?”

-푸 “‘아침 뭐 먹지?’하는 생각, 피글렛 너는?”

-피글렛 “‘오늘은 또 무슨 신나는 일이 일어날까?’하는 생각.”

-푸 “둘이 똑같은 거다, 그치?”(1권 p248)


“이렇게 약간의 수고만 들인다면 무엇을 해낼 수 있는지 보여주는 거야. 첫째로 머리를 써야 하고 그 다음부터는 열심히 노력해야 해.”(2권 p36)


-피글렛 “나 또토리 심는 중이야. 참나무만큼 키우려고, 그러면 집 바로 앞에서 또토리를 잔뜩 얻을 수 있잖아. 또토리 구하러 멀리까지 돌아다닐 필요도 없고, 무슨 말인지 알겠어, 푸?”

-푸 “음, 그럼 우리 집 앞에 벌집을 심으면 벌통으로 자라겠네.”(2권 p96)


숲에서 흘러나가는 시내는 숲의 바깥쪽에 다다를 때면 많이 불어나 있었어. 거의 강처럼 보였지. 그렇게 불어난 물은 작은 시내일 때처럼 힘차게 흐르며 물결치거나 물방울이 막 튀지는 않았어. 그 대신 물살이 전보다 천천히 움직였어. 이제는 어디로 갈지 알기 때문에 이렇게 혼잣말을 하지. “서두를 것 없어. 우린 언젠가는 그곳에 도착할 테니까.”(2권 p143)


“(친구들을) 모두 다 만나러 가자. … 목요일이니까 우리 모두에게 아주 행복한 목요일이 되길 빌어주러 가자.”(2권 p198)


-크리스토퍼 로빈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일이 뭐야, 푸?”

-푸 “내가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일은 피글렛이랑 같이 널 보러 갔더니 네가 ‘뭐라도 조금 먹을래?’하고 물어보고, 나는 ‘음, 조금이라면 괜찮을 것 같은데, 너는 어때, 피글렛?’하고 말하는 거야. 바깥을 보면 노래를 흥얼거리고 싶은 날씨이고 새들도 지저귀지.”

-크리스토퍼 로빈 “나도 그거 좋아해. 근데 내가 정말로 가장 좋아하는 일은 아무것도 안 하는 일이야.”

-푸 “아무것도 안 하는 일은 어떻게 하는데?”

-크리스토퍼 로빈 “우리가 지금 하려는 게 아무것도 안 하는 일과 비슷해. 그냥 길을 걸으면서, 잘 들리지 않는 온갖 소리에 귀를 기울여. 굳이 애쓰지는 말고.”(2권 p256-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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