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로 쓴 카피 오늘도 쓴 카피 - 모든 걸 경험할 수 없어 문장을 수집하는 카피라이터의 밑줄 사용법
이유미 지음 / 북스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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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오늘로 쓴 카피 오늘도 쓴 카피>를 택한 건 순전히 ‘카피’에 대한 관심 때문이다.

나는 수년 전 광고회사 카피라이터가 되고 싶어, 광고 교육기관인 한국광고연구원에서 카피라이터 과정을 밟았다. 예전에 카피라이터 공부할 때, 다양한 관련 전문서적을 탐독했다.

<카피라이팅의 원리와 공식>(천현숙), <컨셉 크리에이터>(김근배), <오길비의 광고>(David Ogilvy), <광고로 배우는 광고>(차유철), <마케팅 불변의 법칙> & <광고 포지셔닝>(Al Ries, Jack Trout), <성공광고특강>(박문수), <성공하는 광고의 숨은 심리>(신강균). <카피라이터 정철의 내 머리 사용법>(정철), <크리에이티브테라피>(윤수정) 등이 내 집 서재에 꽂혀있다.

카피라이터 이유미 작가만의 어떤 카피 이론 및 작법이 담긴 일종의 ‘전문서적’을 상상하며, 이 책을 펼쳤는데...


어라? 기존의 카피 관련 책들과 그 결이 다르다.


그래서 책을 읽으면서 상당히 의아했다. 에세이 같았다. 여러 사물과 일상 등에서 묻어 나오는 저자와 관련된 이야기와 느낌들이 다분히 실려 있다.

그런데 꼭 그런 것만은 아니었다.

‘카피’에 관한 이야기들이 섹션마다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있고, 실제로 저자가 작성한 카피 예시들이 매 장마다 소개되어 있다. 그렇다면 ‘카피’ 서적이 맞는 건가?

그런데 다양한 소설과 에세이 등의 문학책 속 문장들이 보인다. 저자가 엄선(?)한 문장들이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문학을 소개하고 개인의 생각과 느낌을 적은 ‘서평집’ 같기도 하다.


“너, 정체가 뭐냐?”



책에 이런 문장이 나온다.

‘한 권의 책을 백 명이 읽었다면 백 개의 텍스트가 된다.’(p254)


정이현 작가의 에세이 <우리가 녹는 온도>에 있는 글귀라는데, 수많은 사람들이 <오늘로 쓴 카피 오늘도 쓴 카피>을 읽는다면 각자의 머리 혹은 가슴에 그들만의 ‘텍스트’로 남을 것이다.


나는 이 책을 한 번 읽어봐서는 이 책의 정체에 대한 감이 제대로 오지 않았다. 아마도 ‘카피’ 관련 책은 ‘전문서적’이라는 틀 속에서 이 책을 읽어서 그런 게 아닌가 싶었다. 그래서 이번엔 그런 편견 없이 다시금 찬찬히 읽어 내려갔다.


저자 이유미 작가는 스스로 이 책을 이렇게 정의했다.

“모든 걸 경험할 수 없어 문장을 수집하는 카피라이터의 밑줄 사용법”


나는 이 책을 한 번 더 읽고 나서야, 뭔가 ‘텍스트’들이 내게 와닿았다.


다음은 <오늘로 쓴 카피 오늘도 쓴 카피>을 읽고 느낀 나만의 ‘텍스트’이다.


첫째, 이 책은 ‘카피 에세이’다.

이유미 작가가 소설 및 에세이 등에서 수집한 ‘문장’들과 이를 응용하고 변형한 작가만의 공감어린 말맛 나는 ‘카피’들이 한 데 어우러진, 카피라이터 이유미의 ‘카피 일상 에세이’다.

이 책을 통해, 저자의 이력, 가족 간의 에피소드, 저자가 일상에서 읽고 보고 느끼는 감상, 관심, 생각 등을 읽어낼 수 있다.

‘글 쓰는 일이 본업이 되기 전 나는 편집디자이너였다.’(p249) / 색감에 민감한 남편과의 인테리어 취향이 달라, ‘그래, 당신 하고 싶은 대로 해’하면서 손을 놓자, 남편의 손길이 닿아 ‘점차 달라지는 집 분위기가 꽤 마음에 들었다’라고 했던 에피소드.(p36) / “엄마, 엄마는 커서 뭐가 되고 싶어?”라는 다소 갑작스럽고 적잖이 당황스러운 질문을 던진 아들과의 대화 이야기.(p39-40) / ‘주말은 무조건 빨래하는 날이다.’로 시작하는 빨래 에피소드(p126) 등...

기타, 카피라이팅 강의를 할 때, 틈틈이 하는 독서법, 문학책 이외에도 다양한 방식으로 ‘문장’을 수집하는 저자의 문장 수집기 등 다채로운 이야기가 펼쳐져 있다.


둘째, ‘문장’을 수집하는 다양한 방법과 수집한 이들을 가지고 어떻게 하는지 저자만의 ‘문장 수집 일상 활용법’이 펼쳐진다.

우선 ‘책읽기’를 권한다. 저자 스스로도 잠들기 전 장편소설을, 지하철 등에서 에세이를, 짧은 시간 틈틈이 시집 등을 읽는다.(p208) 관심이 가는 책이든, 좋아하는 작가의 책이든 좋다. 심지어 기대하지 않은 책이라도 읽어볼 이유가 있다. 테마소설집 <LOVE OR LIKE>(나카무라 코우)는 기대하지 않고 봤던 책인데 의외로 너무 좋아서 두고두고 들춰보고 있다(p252)고 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저자는 “카피 쓸 때 때론 소설뿐만 아니라 다양한 장르에서 소스를 찾는다.”(p136)라고 말하고는 “가까운 주변에서 원하는 소스를 구하면 좋다. 꼭 책이 아니어도 된다. 유튜브, 팟캐스트, 라디오, TV, 카페에서 들은 누군가와의 대화, 동료가 툭 내뱉은 말 한마디, 하다못해 화장실 입구에 붙은 메모지에서도 (카피) 아이디어는 얼마든지 얻을 수 있다. 감각의 촉만 세우고 있다면! 꼭 소설의 문장으로 한정 짓진 말자.”라고 강조한다.


실제로 저자는 소설이나 에세이 등의 문학책 이외에도 여러 장르를 통해 다양한 소스(문장)를 수집한다.

잡지 인터뷰에서 읽는다.

‘그러다 작업실에 오면 20분 정도 워킹패드 위를 걷고 씻으면서 집안일을 지우고 대본을 쓸 수 있는 머리를 만들어요. 쓰기 이전의 삶과 쓰기의 삶 사이를 구분하기 위해 하는 빗질 같은 거예요. ...’(드라마 <작은아씨들> 작가 정서경 인터뷰-<씨네21×한겨레21 DRAMA WRITERS> 1397호)(p217-218)

팟캐스트를 청취하면서도 문장을 수집한다.

‘글은 삶의 구체성과 일상성을 확보해야 한다. 즉 생활에 바탕이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은 글은 공허하고 헛되다. 나는 글을 쓸 때 되도록 개념어를 쓰지 않는다. 개념어는 실제가 존재하지 않고 언어만 존재하는 것 같다. 자기 삶을 통과해 나온 언어를 써야 한다.'(소설 <공터에서> 작가 김훈 인터뷰-도서 팟캐스트)(p82-83)

여타 광고들-예를 들어 산토리 위스키 광고 카피 ‘저 사람도 한잔해보면 좋은 사람일지도 몰라.’(p162)-도 좋은 문장 수집 사례이다.

드라마를 보다가도 캐치한다.

최근에 본 JTBC 드라마 <대행사>의 한 장면-회의실에서 회의에 열을 올리는 중에 답답해진 카피라이터가 육포를 꺼내 질겅질겅 씹는 장면-이 인상 깊었다는데, 저자는 이때 “회의하며 먹을 수 있는 유일한 고기 – 육포?!”를 떠올렸다고 한다.(p53)

상기의 드라마 사례처럼, 여러 ‘문장’들을 수집하다보면 카피를 쓸 때 ‘힌트’가 될 수도 있다. 심지어 ‘배움’도 된다고 하는데, 소설 <미스터 하이든>(사샤 아랑고)을 읽던 중 ‘오후 4시. 하루 중 가장 편안한 시간이 아닐까?’(p99)로 시작하는 인상적인 문장을 통해 저자는 “낮 4시를 이렇게 표현하다니. 이 문장을 읽고 시간을 표현하는 방식을 또 하나 배웠다.”고 고백한다.


이토록 다방면으로 수집한 문장들이 카피를 쓸 때 유용한 ‘소스’가 된다고 저자는 말했는데, 실제로 이유미 작가는 이들 ‘문장들’을 데이터베이스화 하는 작업을 한다. 이 방법은 [창의적으로 필사, 필타하는 방법](p214) 속에 자세히 소개되어 있다.


그리고 저자는 문장 수집의 중요성에 대해 다음처럼 부연하고 반복적으로 강조한다.

“평소에 책을 많이 읽고 메모하는 노력, 이런 노동, 밑 작업이 필요하다.”(p193)

“많이 체험하고 소화할수록 내가 풀어낼 수 있는 상품과 서비스의 영역은 넓어진다. 하지만 그 모든 걸 다 경험할 수 없어 간접 체험하는 것이고 실속 있는 체험 중 ‘읽기’만 한 것이 없다. 닥치는 대로 읽고 메모하자.”(p213)

“아무리 작고 사소한 것도 반드시 메모해놓자. 또렷한 기억보다 희미한 연필 자국이 낫다고 했다. 언젠가 반드시 유용하게 쓰일 날이 온다.”(p139)



셋째, 이유미 작가만의 ‘카피 쓰기 노하우 독본’이다.

‘독본’이라는 표현이 어울릴지 모르겠으나, 이 책에서 내가 느낀 ‘나만의 텍스트’로 ‘독본’이 새겨졌다. 독본은, 전문 분야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을 전달하기 위하여 지은 입문서라는 뜻을 지닌 단어이다.

이 책 <오늘로 쓴 카피 오늘도 쓴 카피>가 과연 그럴까?


우선 내가 예전에 카피라이터로 일을 했을 때, 흔히 처했던 상황이 있다. 바로 ‘창조적인 카피’에 대한 요구였다. 카피를 의뢰한 클라이언트들은 ‘창의적인 카피, 참신한 표현’을 요구했다. 그들은 ‘창조’를 쉽게 말하지만, 과연 이게 그리 쉬운 일일까?


이에 대해 저자 이유미 작가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말을 빌려 과감하게 단언한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말했다.

“그 어디에도 새로운 말은 없다. 지극히 예사로운 평범한 말에 새로운 의미나 특별한 울림을 부여하는 것이 작가가 할 일이다.”(p194)

이유미 작가는 말한다.

“카피도 창조가 아니라 편집이다.”(p194)


실제로 이 책을 다 읽고나면, 저자가 말하는 바를 이해하게 될 것이다.


몇 가지 좋은 예를 소개한다.

1. [소파]

- 소설 <노리코, 연애하다>(다나베 세이코) 중에서 - (p33)

‘그것이 진짜 침대가 아니고 시트나 베개가 없다는 사실이 저항감 없이 나를 편안하게 했다.’

- 이유미 카피 - (p34)

진짜 침대가 아니라서 더 편하다.

이불이나 베개가 필요한 진짜 침대가 아니라서

부담 없이 쉬게 되는 나의 임시 침대, OO소파.


2. [엄마의 의자]

- 자기계발서적 <김미경의 마흔 수업>(김미경) 중에서 - (p41)

‘아이들도 인재지만, 어른들도 인재다.’

- 이유미 카피 - (p43)

“엄마, 우리 더 클 수 있어요.”

어른을 더 큰 인재로 만들 가능성을 지닌 의자


3. [명품 가방]

- 소설 <불연속선>《중국식 룰렛》(은희경) 중에서 - (p49-50)

‘어떤 형태의 것이든 가방은 움직임을 예고한다.’

- 이유미 카피 - (p50)

기분을 예고하는 가방

주말 외출의 들뜬 기분, 준비와 결심

일주일을 망설이게 하던 고민에서

어딘가로 떠나고 싶은 마음까지

당신의 기분과 움직임을 먼저 알게 하는 OOO


4. [줄넘기 줄]

- 소설 <줄넘기>《어비》(김혜조) 중에서 - (p58)

‘아주 잠깐씩 그녀에게서 벗어날 수 있었으므로 줄넘기를 유용했다.’

- 이유미 카피 - (p59)

제자리에서 그녀를 잊는 법

줄을 회전시키는 두 손은 그녀에게 전화할 수 없고

제자리에서 도약하는 두 발은 그녀에게 달려갈 수 없다

매일 밤 술로 그녀를 잊기보다 더 나은 내가 되기로 했다

내가 멈추지 않는다면 줄은 쉬지 않고 돌아오니까


5. [작은 커피잔]

- 소설 <당분간 인간>(서유미) 중에서 - (p84)

‘자판기 커피의 양은 초면인 사람들이 대화를 나누면서 마시기에 적당했다.’

- 이유미 카피 - (p85)

처음 만난 사람과 어색한 대화를 나누며 / 커피를 마실 때 필요한 사이즈의 컵


6. [립스틱]

- 소설 <밤의 팽창>(구보 미스미) 중에서 - (p147)

‘그 불균형에 약간 가슴이 설레었다.’

- 이유미 카피 - (p148)

그를 설레게 할 / 당신의 불균형


7. [풋크림]

- 소설 <설국>(가와바타 야스나리) 중에서 - (p232)

‘여자의 신상은 이상할 만큼 깨끗했다. 발가락 밑의 옴폭진 곳까지도 깨끗할 것 같았다.’

- 이유미 카피 - (p232)

발가락 밑 옴폭진 곳을 만져봐도 향기만 묻어날 뿐 / 부드럽고 고운 발을 위한 풋크림



책 속엔 이외에도 숱한 문장과 카피가 엮여 있는데, 한 가지 주의할 점이 있다.


저자는 분명 “카피도 창조가 아니라 편집이다.”라고 했다. 즉 ‘카피는 모방’이 아니다!

그래서 이에 대해 저자는 다음과 같은 당부사항을 남겼다.

“소설의 문장으로 카피를 쓸 때는 최대한 자기 스타일대로 응용해보는 게 좋고, 그게 힘들다면 조사 하나라도 바꿔 뉘앙스를 달리하는 등 조금씩 바꿔보는 연습을 해야 한다. 카피도 마찬가지다. 하나의 제품을 광고하기 위해 수십 수백 개의 슬로건을 써봐야 한다. 좋은 문장을 많이 찾아보고 다양한 카피에 접목해보면 자신만의 스킬이 생긴다.”(p205)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저자는 ‘모방은 가장 좋은 기초훈련이다.’(p215)라고 언급한다. 이건 또 무슨 소린가? 저자가 ‘모방’을 언급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p215-216)

“글쓰기가 막막한 사람이라면 일단 필사부터 해보길 추천한다. 좋은 글, 탁월한 문장을 부지런히 따라 쓰면 어느 순간 그 문체를 흉내 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따라하기와 흉내 내기를 충분히 한 다음에야 비로소 나만의 것(나만의 카피 스타일)이 탄생할 수 있다.”


그리고 이 책은 Part4 [나만의 문장을 위한 일상 활용법]을 통해서, ‘틈틈이 읽고, 규칙적으로 필사하고 의식적으로 다르게 생각하고 쓰기. 나(이유미)만의 문장을 쓰는 가장 빠른 지름길을 소개한다.’(p206) 이 Part4를 읽고 활용하면 무척 유용하게 쓰일 것 같다.



또한 책 전체를 통해 다양한 카피 쓰기의 자세 및 저자 이유미 카피라이터의 카피라이팅 노하우가 다채로운 문장, 카피 사례 등에 빗대어 ‘주옥같은 어록’이 되어 녹아들어 있다.


[사람을 관찰하기]

“아무리 물건을 팔기 위한 카피일지라도 제품보다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을 먼저 봐야 한다. 즉 사물보다 사람이 먼저다. 사람을 관찰해야 물건이 보인다. 관찰은 모든 마케팅의 시작이다.”(p158)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기]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물건 혹은 제품을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기, 이는 물건의) 이름 때문에 갖는 선입견을 가볍게 깨준다.”(p52)

“고객의 마음을 이런 역발상의 카피가 움직일 수 있다.”(p34)


[차별화]

“색다른 제품은 차별성이 곧 정체성이다. 평범하지 않은 물건을 사는 사람은 남들과 다르다는 취향과 감성을 즐긴다. 카피에서도 그 지점을 건들어 주자. 평범한 상품 설명 대신 의미와 가치를 넣자.”(p51)

“카피를 쓸 때 상품의 기능이 뚜렷하면 그걸 살려 쓰는 게 맞다. 하지만 딱히 이렇다 할 특징이 없다면 그걸 사용할 때의 분위기를 언급해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OO스탠드를 켰다. 내 방은 어둠이란 포근한 담요를 덮었다.’와 같은 카피처럼 말이다.”(p106)


[공감]

“모든 글은 공감이 우선이다. 그렇다고 모두를 설득해야 한다는 말은 아니다. 단 한 명의 마음에라도 가닿을 수 있다면 그게 좋은 카피고 좋은 문장이라 생각한다. 줄넘기를 꼭 다이어트나 건강으로 접근할 필요는 없듯이 말이다.”(p60)

“공감가는 문장을 쓰기 위해선 나도 공감력을 키워야 한다. 즉 누군가의 글에 잘 반응해야 한다는 뜻이다. 책을 많이 읽다보면 자연스럽게 생기기도 한다. 책에서 만나는 문장은 내가 겪은 상황, 기분, 감정 그리고 행동들이다.”(p107)


[구체성]

“구체적인 카피는 어떤 모습을 그려준다. ... 이런 시각적 텍스트는 읽는 사람에게 글이 아닌 이미지로 각인되어 더 오래 기억된다.”(p143)

“여러 번 강조했지만 ‘눈앞에 그림이 그려지는 것처럼’ 글을 쓰는 것이 중요하다.”(p235)

“구체적인 카피가 고객에게 줄 수 있는 건 바로 행동하게 하는 것. 고객은 구체적일 때 움직인다.”(p236)


[일상성]

“습관적이고 상투적인 표현을 고민 없이 쉽게 쓰지 말자. 단 한 줄의 카피라도 우리의 일상과 얼마나 맞닿을 수 있는지를 생각해보자. 그래야 평범함에서도 특별한 울림을 주는 글이 나올 수 있다.”(p38)


[확신이 있다면 과감하게]

“카피를 쓰는 내가 납득할 수 있고 다른 사람도 설득할 용기도 있다면 때론 과감하게 써보자.”(p148)

“카피라이터는 밥상만 차리는 게 아니라 직접 떠 먹여주기도 해야 한다. 수많은 제품 중 하나를 선택하는 일은 늘 어렵다. 카피라이터는 그 고민과 결정에 확신을 심어줘야 한다.”(p181)


이처럼 이 책 <오늘로 쓴 카피 오늘도 쓴 카피>는 저자인 이유미 카피라이터만의 ‘카피 쓰기 노하우’가 담긴 ‘독본’이라 할 수 있겠다.


이에 이유미 작가님께 제안을 하나 하고 싶다.

기왕에 ‘카피 쓰기 노하우’ 이야기가 나서 말인데, 추후 <카피라이터 이유미의 밑줄 카피라이팅 테라피> 쯤의 제목으로 ‘전문적 카피라이팅 사례 및 작법’ 서적을 내보면 어떨까 싶다.


이상으로 이 책을 읽고 나서 나에게 다가온 ‘텍스트’를 3가지로 정리하여 적어보았다.



책 본문 중에 [믹스커피를 타듯 쉬워질 때까지]라는 섹션이 있다.

여기에 이유미 작가의 카피가 적혀있다.(p142)


‘쉬운 커피, 쉬운 출근. / 봉지 뜯고 물 붓는 OO커피처럼 / 출근이 쉬웠으면 좋겠다.’


까만 커피 속에 하얀 각설탕이 뱅글뱅글 돌면서 점점 사라지는 모습이 떠오르는 것처럼, 시각적 텍스트(p143)가 인상적인 카피이다.

그리고 이어서 저자는 이렇게 청유한다.

“처음 쓴 카피가 가장 완벽한 건 아니니 단어도 계속 바꿔보면서 가장 탁월한 한 줄을 완성해보자. 쉬운 커피처럼 쉬운 카피가 될 때까지. 그런데 뭐니 뭐니해도 가장 맛있는 커피는 ‘오늘 처음 마시는 커피’가 아닐까?”(p143)


문득 이유미 작가가 ‘오늘 처음 마시는 커피’라는 문구를 활용하여 카피를 써보라는 과제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아래처럼 내 느낌대로 카피를 써보았다.


‘오늘 처음 마시는 커피처럼 / 출근 첫 발걸음이 산뜻하다.’ [OO제화]

‘오늘 처음 마시는 커피처럼 / 출근 새 아침이 맛있다.’ [아침에 먹는 주스]


오랜만에 카피를 써보니, 감회가 새롭다.




내가 읽고 느낀 이 책 <오늘로 쓴 카피 오늘도 쓴 카피>는, ‘카피 에세이’이자 저자만의 ‘문장 수집 일상 활용법 소개서’이자 ‘이유미 카피라이터의 카피 쓰기 노하우 독본’이다.


작가의 일상을 재미지게 엿볼 수 있고, 작가가 밑줄 긋고 수집한 문장들을 간접적으로 음미하는 사치를 누릴 수 있으며, 작가가 쓴 카피들을 감탄하며 읽다보면 이 책에서 진하게 배어나오는 작가만의 카피 쓰기 노하우들을 ‘손쉽게 득템’ 할 수 있다.


그렇기에 이 책을 읽는 독자가 ‘카피라이터 지망생’이라면 어쩌면 각종 이론이 난무하는 ‘카피라이팅 전문서적’을 헤집으면서 공부하고 있을지도 모르는데, 이 책 <오늘로 쓴 카피 오늘도 쓴 카피>는 사뭇 편안한 마음으로 ‘현직 카피라이터의 카피라이팅 노하우’를 얻어갈 수 있는 책이 될 것이다.

카피라이터 지망생이 아니더라도 이 책을 읽는 모든 독자에게, 이 책은 이 책만의 독특한 구성과 읽을거리로 인하여 읽는 재미가 쏠쏠한 책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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