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이스라엘 - 7가지 키워드로 읽는
최용환 지음 / 세종(세종서적)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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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뉴스에 이스라엘 관련 내용이 자주 등장하고 있다.


‘올해 들어 사법개혁 논란으로 나라 안팎에서 거센 비판을 받고 있는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 4월 10일 기자회견에서 자신에게 공개적으로 반대해 해임했던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에 대한 해임 결정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군부의 불만이 커진 데다 최근 국경 안보가 흔들리면서 내린 결정으로 보인다.

지난해 우파 진영의 연정을 통해 생애 6번째 총리에 오른 네타냐후는 지난 1월 법무장관을 통해 사법개혁안을 발표했다. 해당 계획에는 법관 선정과정에서 정부 여당의 추천인이 다수를 차지하고 의회가 과반수 의결로 대법원 판결을 무력화하는 등 논란이 되는 항목이 있었다. 이에 이스라엘 전역에서는 올해 1분기 내내 반대 시위가 발생했고 이스라엘 현역 군인과 예비역까지 시위에 동참했다. ... 반정부 시위는 갈란트 경질 선언 이후 더욱 심해져 총파업까지 발생했다.

안보 상황도 불안해졌다.

지난 2일에는 이란제로 추정되는 정체불명의 무인기가 시리아에서 국경을 넘어 이스라엘을 침범했다. 5일 예루살렘에서는 이스라엘 경찰이 이슬람 3대 성지 중 하나인 알아크사 사원에 진입해 신도들과 충돌했다. ...’


1995년 라빈 이스라엘 총리가 유대인 시오니스트 극우세력에 의해 암살당하고 뒤이어 치러진 총선에서 강경파인 베냐민 네타냐후가 집권하면서(p89) 총리 연임을 거치다가 지난해 우파 진영의 연정을 통해 생애 6번째 정권을 잡은 이래, 네타냐후 총리 집권 하에 사법개혁 발표에 이은 반정부 시위, 국경을 침범하는 무인기, 여러 종교 신도들 간의 충돌 등 불안한 국가 안보 상황의 연속이다. 단지 뉴스 하나 접했을 뿐인데, 이스라엘의 정치적, 군사적, 종교적인 여러 복잡한 단면들이 언뜻 보였다.



내가 그동안 알고 있던 이스라엘은, 유대인의 나라, 성경과 밀접한 국가, 오래된 역사와 더불어 오랜 디아스포라 시기, 히틀러의 홀로코스트, 2차 세계대전 직후 신생국가로 건국 독립, 여러 차례 주변 이슬람국가들과의 중동전쟁 그리고 승리, 팔레스타인 등이다.


그렇다고 상세하게 이스라엘을 안다고 볼 수는 없다.


이스라엘의 정치 외교 경제적 상황, 군사적 면모, 경제적인 내용과 이스라엘의 오랜 유랑기 및 건국 이야기, 주변국과의 갈등과 전쟁, 종교적인 문제, 유대국가로서의 정체성과 율법, 현재를 살아가는 이스라엘 사람들 등 ‘이스라엘’이라는 한 국가를 현재 시점에서 전반적으로 알아보려면 쉽지는 않을 것이다.



이 책의 저자 최용환 작가는 말한다. “서점에 들렀을 때, 이스라엘에 관한 책들을 살펴보게 되었다. ... 종교 서적에서부터 성지순례 안내서라든가 팔레스타인과의 분쟁 ... 등 다양한 분야의 책들 ... 유대인과 관련된 책들이 ... 많았다.” 라면서, “오늘의 이스라엘에서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다양한 스토리들을 개괄적으로 다루고 있는 책 ... 여러 목적으로 이스라엘을 처음 방문하는 사람들이 ... 참고할 만한 책이 많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p6)

그래서 이 책 <7가지 키워드로 읽는 오늘의 이스라엘>을 출간하였다고 밝힌다.


이 책은 7가지 키워드로 집약해서 이스라엘을 전반적으로 다루고 있다. 

1장. 시오니즘과 분쟁

2장. 디아스포라와 이민

3장. 유대 국가와 유대 정체성

4장. 작은 나라 강한 군대의 비밀

5장. 창업 정신과 후츠파

6장. 조약 없는 영혼의 동맹 미국

7장. 젊은 나라 속의 오랜 율법

목차와 그에 딸린 소제목들을 보면, 이스라엘에 대해 상당히 폭넓게, 그러면서도 다양하게 건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럴 만도 한 것이 저자 최용환 작가가 2018년부터 이스라엘 대사로 재임했던 터라, 현지에서 보고, 듣고, 경험하고, 수집한 풍부하고 생생한 내용들이 기반이 되기 때문이다.


이 책을 처음부터 읽으면 좋지만, ‘키워드’ 중심으로 책 내용들이 잘 분류가 되어 있어서 키워드별로 관심이 가는 부분만 따로 읽어도 좋다. 


읽다보면 이스라엘에 대해 전혀 몰랐던 내용들이 책 속에 가득하다. 


이스라엘은 1948년 5월 14일 건국을 선언하였는데, 그 즉시 주변 이슬람국들과 전쟁을 치러야 했고, 이후 “지금까지 10여 차례의 크고 작은 전쟁을 치렀다. 그뿐만 아니라 이란, 시리아, 팔레스타인 등과의 분쟁은 오늘도 현재 진행형”(p17)이라고 한다.

그리고 19세기 말 ‘시오니즘 운동’의 촉발로부터 이스라엘의 건국 기조가 가시화되었는데 그 중심에 ‘테오도르 헤르츨’이 있었고 오늘날 그는 건국의 정신적 아버지로서 이스라엘에서 ‘나라의 선지자’로 추앙받고 있다(p27)는 내용, 팔레스타인 지역 분쟁의 씨앗을 심은 장본인이 영국과 UN이라는 사실(p27-31), 기나긴 유랑시기 후 ‘알리야(이스라엘로 회귀=이스라엘로 이민)’를 통한 ‘올림(이스라엘로 이주해 온 유대 이민자)’들의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타국적 외국인의 이민에 대해서는 무척 제한적이고 배타적이기까지 하다는 내용, 출신 지역별로 유대인 구성이 다양하며 흑인 유대인도 있다는 몰랐던 사실(p118) 등을 비롯하여, 이스라엘의 다양한 뒷이야기들이 다채롭게 펼쳐진다.



특히 관심을 끈 부분은, ‘4장 작은 나라 강한 군대의 비밀’이다. 수많은 전쟁과 분쟁 속에서도  이스라엘에 무슨 비밀이 있기에 꿋꿋이 버티어 내는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스라엘에서 국방력을 담당하는 군을 히브리어로 ‘짜할’이라고 부른다.”(p209)는데, 이스라엘 방위군 정규 병력 규모는 17~18만 명 수준이고, 이에 못지않게 중요한 병력으로 약 46~47만 명 정도의 예비군이 있다. 전쟁이 벌어지면 예비군 동원령이 내려지는데 이들은 실제 수차례의 전쟁에서 상당한 역할을 수행했다(p210)고 한다.

이들 정규병력과 예비군 속에는 ‘여군’이 포함되어 있다. 미미한 수준이 아니다. 군대 내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전체 병력의 약 1/3 정도 수준이라고 한다.(p219) 가히 입이 떡 벌어질만한 수치이다.



그도 그럴 만한 것이, 이스라엘은 세계 최초로 남녀를 구분하지 않고 의무징병제를 도입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남성은 30개월 의무복무를 하는 대신 여성은 24개월 군복무를 한다고 한다.

또 하나 이스라엘 군대의 비밀은, 혁신적이면서 독특하기도 한 이스라엘 군 엘리트 양성 프로그램인 ‘탈피오트 프로그램’이 있다. 이를 통해 양성된 군 엘리트는 이스라엘의 첨단 국방 분야를 이끌어 나간다고 한다.(p213)



또 하나 흥미를 끈 부분은, ‘5장 창업 정신과 후츠파’이다. 이스라엘은 1990년대부터 전자, 금속, 정보통신, 항공우주, 바이오, 의약, 방위산업, 신재생 에너지 등 기술집약형 분야가 비약적인 발전을 하면서 제2의 실리콘 밸리로 불릴 정도로 산업이 성장하였다(p266)고 한다. 


전혀 생각지도 못한 내용이었다. 이렇게 된 데에는 이유가 있다. “이스라엘 땅은 아주 좁다. 사막 지역이 6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국토는 척박하다. 인구 규모가 1천만 명이 안 되고 다른 환경도 상당히 열악한 편이다. ... 그렇다 보니 부가가치가 큰 ... 기술집약적 또는 지식기반형 산업의 비중이 훨씬 높은 편이다.”(p265)


유대인들이 소멸되지 않고 주변의 안보 위협 속에서도 살아남아 계속 성장 발전하는 것은 ‘후츠파 정신’ 덕분이라는 말이 있다. ‘당돌’, ‘뻔뻔함’, ‘독선적임’ 등 주로 부정적인 의미로 가득 차 있던 후츠파가 오늘날에는 이스라엘의 성공 비결이자 발전의 원동력이라 말한다.(p264)



책을 읽다보면, 계속 이스라엘에 대한 듣도 보도 못한 새로운 사실들이 불쑥불쑥 튀어나와 매우 신선하고 꽤 흥미롭다. 그리고 중간 중간에 책 내용의 이해를 돕는 그림, 사진, 도표 등의 자료들이 풍부하며, 매 섹션 마디마다 “이스라엘 속으로 한 발 더”라든가 “여행자를 위한 정보”와 같은 별도의 코너가 마련되어 있어 이스라엘에 대해 더욱 깊이 있는 이해를 돕고 있다.



“이스라엘이라는 에너지 넘치는 나라에 대한 관심을 가진 분들부터 현지 파견이나 비즈니스 출장 등의 목적으로 이스라엘을 처음 방문하는 분들까지, 중동의 오랜 분쟁의 원인을 궁금해 하는 분부터 이스라엘이라는 나라에서 새로운 모델을 찾는 분까지 이스라엘에 관심을 가진 분이라면 누구라도 큰 부담 없이” 읽음으로써 “그간 몰랐던 이스라엘의 속살을 조금 들여다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라는 최용환 작가의 말처럼, 이 책을 통해 많은 분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라는 작가님의 따뜻한 마음이 엿보인다.



‘이스라엘’. 이미 성경책을 통해 유대 민족을 오래도록 접하여 참 익숙한데, 실제로는 이스라엘을 ‘안다’라고 딱히 말할 수 없는 낯설기만 한 나라이자, 역사적인 나라이지만 실제로는 건국 70여년밖에 안된 나라. 이 책 표지 문구 “익숙하지만 낯선 나라, 젊지만 오랜 나라”는 이스라엘을 가장 잘 표현하고 있는 것 같다.


이스라엘을 알고 싶다면 이 책 <7가지 키워드로 읽는 오늘의 이스라엘> 하나면 된다. 이제 이스라엘을 ‘안다’라고 자부해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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