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는 두 번 살아요 도토리숲 과학 그림책 3
에이미 M. 비소네트 지음, 닉 존스 그림, 윤소영 옮김 / 도토리숲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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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가 두 번 산다고?”


나무가 두 번 산다는 말이 언뜻 머리에 새겨지지가 않았다.

억지로 생각하다보니, 잘 자란 나무를 베어 펄프로 만들고 이를 종이로 생산해내는 과정이 떠올랐다. 나무를 가지고 건축자재로 사용하여 멋있는 건축물을 만드는 것도 생각이 났다.

저런 과정들에, 흔히 나무에 새 생명을 불어 넣는다는 어떤 ‘의미’를 부여하기도 하지만... 과연 이것이 나무를 두 번 살게 하는 것일까?

아니다. 나무를 원재료로 하여 인간 편의에 맞게 인공적으로 가공하여 변모시키는 것일 뿐, 나무를 두 번 살게 하는 것은 결코 아니라고 본다.


이 책 <나무는 두 번 살아요>는, 세계의 북쪽 끄트머리에 있는 냉대림숲 속 어느 호숫가에 서 있는 ‘발삼전나무’를 주인공으로 하고 있는 이야기이다.



예전에 작은 씨앗이었던 발삼전나무는 시간이 지나 어린나무가 되었다. 그리고 거대한 북쪽 숲에서 오랜 세월 동안 드센 비와 거친 눈보라를 견뎌 내기도 하고, 짧은 여름을 지내기도 하며 여기 서 있다.(p7)

그동안 새들의 집이 되어 주었고, 다람쥐에게 먹잇감과 놀이터를, 날씨가 궂은 날에는 사슴과 토끼, 올빼미 등에게 안식처를 제공해 주는 등 꿋꿋이 버티며 수 십 년 동안 이곳에서 동물들에게 편안한 잠자리와 쉼터, 먹잇감이 되어 주었다.(p11) 심지어 오염을 정화하기도 하고, 광합성으로 이산화탄소를 흡수해서 산소로 바꾸어 놓기도 하였다.(p12)

산불이 나기도 하고, 곤충들의 공격을 받아 병에 걸리기도 하는 등 주변의 나무들이 영원히 살 수는 없었는데, 어느 날 바람이 윙윙 휘몰아치면서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고 천둥 번개가 치더니 발삼전나무는 “우두둑! 우지끈! 쿵쾅!” 요란한 소리를 내며 땅에 쓰러지고 말았다.(p16)


여기까지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 만한 ‘나무의 생애’ 이야기이다.



그런데 이 책은 질문을 던진다.

“이것이 전부일까요? 나무의 긴 생애가 이렇게 끝난 것일까요?”(p18)


이어서, 이 책은 ‘아직 남아 있는 이야기’가 있다고 말한다.

“숲은 여전히 이 나무가 필요해요. 이제 나무의 두 번째 생애가 시작된 거예요.”(p18)


이 이후부터는, 지금껏 공부해 본 적도 들어 본 적도 없는 ‘전혀 새로운 이야기’가 펼쳐졌다.


만약에 숲에 죽은 나무가 있다면, 우린 아마도 ‘숲이 병들었다’라든가 ‘숲이 위험하다’라든가 의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은, 이 부분에 대해 다음과 같이 첨언한다.


‘숲에 있는 죽은 나무들은 숲이 병들었다는 신호가 아닙니다. 숲이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어떤 나무들은 죽음을 맞이하여 숲에 새 생명을 불어넣는 거예요.’(p33)


아! 그렇구나. 전혀 새로운 내용이었고, 처음 알게 된 사실이었다.


땅 위로 쓰러진 발삼전나무는, 다시금 여러 생명체들과 공존하면서 자기 자신을 내어주고 점점 자연에 동화되다가 급기야 흙의 한 부분이 되어, 사는 동안 땅에서 얻은 양분을 돌려준다(p28)고 한다.



이 책 <나무는 두 번 살아요>는, 표지 포함 총 40면의 지면 위에 아름답게 수놓은 이야기 그림책이다. 본 이야기는 28면을 차지하고 있는데, 그 중에 약 57%에 달하는 16면(본문 p18~33) 속에 이 책의 하이라이트인 ‘나무의 두 번째 생애’에 관한 이야기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이 책은 2차원 평면임에도 왠지 3차원 공감각적 느낌이 드는 착각이 들었다.

아마도, 자연을 사랑하는 작가 ‘에이미 M. 비소네트’의 이야기 음성이 바로 옆에서 말하는 듯 소곤소곤 잘 들리고, 삽화 관련 연구를 진행하면서 전문 그림 작가로 활동하는 ‘닉 존스’의 세밀하면서도 따뜻한 그림들이 내 눈 앞에 살아있는 듯 일렁이기 때문은 아닐까 싶다.



그리고 이 책의 페이지마다 본문 이외에 참고가 될 만한 자연과학 내용이 추가되어 있고, 마지막 부분에 [부러진 나뭇가지와 쓰러진 나무 탐구]라는 과학탐구질문이 실려 있다. 이 책이 그림책이긴 하지만, 그림책 형식을 빌린 자연과학책임을 잊기 않게 해준다.


발삼전나무가 다시금 살아가게 되는 ‘두 번째 생애’의 전말은 어떠할까?

그리고 그 결과 무슨 일이 벌어질까?


이런 호기심과 궁금증을 안고 <나무는 두 번 살아요>를 읽는다면, 독자는 ‘나무의 두 번째 생’의 뒷이야기와 더불어 자연의 경이로움에 감탄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은 아이와 함께 보아도 좋은 '자연과학 선물 보따리'로써 그 역할을 톡톡히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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