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은 말이야 어깨동무문고 8
최지예 지음 / 넷마블문화재단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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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제목은 사실은 말이야이다.

이미 이 책을 처음 보았을 때부터, 궁금했다.

사실은 말이야.”라면서, 산양 할아버지가 토끼에게 이야기한 비밀은 무엇이었을까?

 

책 표지만 보았을 때, 단순하게 생각했다.

산양 할아버지와 토끼 사이에 대화를 하면서 옛이야기를 전해주는 형식일까?

그러나 책을 읽으면서, 나의 단순했던 생각은 여지없이 무너져버렸다. 표지를 포함해 총 48쪽에 불과한 책 속에는, 여러 가지 내용이 오밀조밀 담겨있었다.

 


우선, 토끼의 고민이다.

무지개 언덕에 가면 그 고민을 해결할 수 있다기에 집을 나섰다.

 

그리고 토끼와 산양 할아버지가 함께 하는 로드무비가 펼쳐진다.

함께 무지개 언덕을 향해 가는 도중에 산양 할아버지가 토끼에게 사탕을 건네기도 하며, 길을 걷다가 안내판을 마주하기도 하며, 토끼가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기도 한다.

 

그 와중에 산양 할아버지는 사실은 말이야...”라면서 비밀을 하나씩 이야기 한다.

 

이 부분을 접하는 순간, 감탄이 절로 났고 이 책의 참 가치가 느껴졌다.

 

토끼가 말을 하는데 산양 할아버지는 대답도 없이 저만치 먼저 가버렸다.(p11) 그래서 토끼가 산양 할아버지에게 할아버지!”라고 큰 소리를 외쳤고, 산양 할아버지는 깜짝 놀랐다.(p12-13)

그러자 산양 할아버지는 비밀 하나를 말했다.

 

사실은 말이야... 네 말을 못 들었단다.”(p15)

 


내 귓속에는 아주 많은 종달새들이 살고 있어. 종달새들의 노랫소리 때문에 다른 소리는 잘 들리지 않는단다.”(p17)

 


! 그렇구나.

흔히 난청이라고 부르는 이 딱딱하기만 하고 다소 부정적인 어휘를, 저토록 아름답게 느껴지게 풀어 낸 작가님의 표현력이라니!

 

이에 대해서는 최지예 작가님의 소개 부분을 읽어보니 어느 정도 감을 잡을 수 있었다.

손자에게 한없이 따뜻한 지혜로운 저희 아빠와, 하루에도 몇 번씩 감정이 요동치는 사랑스러운 제 아이 은율이를 생각하며 할아버지와 아이의 이야기를 만들었어요. 서로 이해하고 격려하는 따뜻한 세상이 되기를 늘 바랍니다.’

 


또 하나, 이 책의 발간 취지를 통해 가늠할 수도 있었다. 이 책은 어깨동무문고중 하나이다. ‘어깨동무문고는 장애인부터 사회적 약자까지 모두가 조화롭게 공존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넷마블문화재단에서 발간하고 있는 그림책 시리즈라고 한다.

 


우리는, 나이 들어 신체 활동이나 인지능력에 어려움을 겪는 부모님 혹은 주변의 노인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감정을 느끼며 어떤 행동을 하고 있을까?

공경하는가?

아니면 공감하며 슬퍼하는가?

아니면 회피하는가?

 

사회에 나와 직장이나 조직 생활을 해본 사람이라면 흔히 알고 있을 것이다.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을 달리 해보라. 그러면 해결의 실마리가 보일 것이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신체가 약해지고 노환이 생기며 거동에 제약이 걸릴 수도 있다. 그러나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더욱 경험이 쌓이고 성숙해지며 지식이 많아지다 못해 지혜로워진다.

 

시간은 흐른다. 지금 현재 노인의 현실은, 미래의 이다.

지금 현재 노인을 대하는 생각과 감정과 행동은, 고스란히 미래의 에게 하는 그것과 같다.

 

이 책은 내게 포근한 감동을 줌과 동시에,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아직 이야기가 끝나지 않았다.

토끼와 산양 할아버지가 함께 펼치는 로드무비의 결말은 어떻게 될까?

토끼는 무지개 언덕에서 정말 고민을 해결했을까?

 


!

토끼의 고민은 애초에 무엇이었을까?

그리고 산양 할아버지의 나머지 비밀들은?

 

이 책을 펼치는 순간, 토끼의 고민도 산양 할아버지의 비밀도 따뜻하고 아름답게 풀리게 된다. 왜냐하면, 최지예 작가님의 따뜻한 그림과 아름다운 표현력이 빛을 발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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