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빛낸 50개의 고전들 - 만화로 보자!
올드스테어즈 편집부 지음 / oldstairs(올드스테어즈)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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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고등학교 다닐 때, 국어 과목을 접하고는 다소 혼란을 겪었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초등, 중등 시절 국어는 그냥 국어였다. 국어 과목 안에 어법, 문법, 설명문, 논설문, 수필, 문학 등이 혼재되어 있었고, 그래서 이런 게 그냥 국어구나하고 배웠다.

그런데 고등 국어는 그 분량과 수준이 달랐다.

국어가 따로 있고, ‘현대문학고전문학이 새로이 등장하였다. 이렇게 국어라는 분야가 갈래갈래 나뉘고 분량이 증가했으며 공부해야 할 수준도 높아져서, 아찔했다. 우리말로 된 과목이고 우리말 관련된 내용을 공부하는 것이었는데 분량이 좀 늘고 수준 좀 높아졌다고 해서 어려울 게 뭐 있었을까 싶지만, 정말 어려웠다.

 

일반 국어 과목은 초등, 중등 때부터 배우던 가락이 있으니 그럭저럭 따라갔다고 쳐도, 새롭게 등장한 문학 계열은 수준과 폭이 너무 컸다. 과목 속에 등장하는 각종 문학 작품들(, 소설, 수필, 고전 등)을 각 작품별로 샅샅이 공부해야 했는데, 작가의 창작 의도, 소재, 주제, 문법 등등 하나의 문학 작품에서 뽑아내고 훑어낼 만한 것들은 죄다 공부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문학 작품이 교과서에 있는 것뿐인가!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준비하는 학생이라면, 교과서 밖 작품들도 읽어야 한다.

특히 고교시절엔 대입수능 준비가 임박한데다 공부해야할 과목도 많고 수준도 높아 시간이 부족하다고 하소연하는 시기인데, 교과서 밖 문학 작품들도 시간 내서 읽어두어야 한다고?!

 

고전문학이라고 하면 옛 문헌, 훈민정음, 향가 등의 장르가 생각나고, 문법이나 어휘 등도 오늘날의 그것과 사뭇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관련 분야의 전문가가 아니고서는 고전이라는 단어만 들어가도 그런 책에 선뜻 손이 잘 가지 않게 된다. 우선 어렵다고 느껴지기 때문이다. 또한 나와 딱히 상관없다는 생각에 거리감도 느껴진다.

 

이 책 한국을 빛낸 50개의 고전들, 어렵게만 느껴지고 선뜻 손이 가지 않는 고전문학 분야와의 거리감을 줄여줄 수 있는 획기적인 책이다.

 

우선,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겨냥된 고전문학 관련 책이다.

흔히 고전문학 전문가, 전공자 이외에는 고전문학과는 거의 담을 쌓게 된다. 즉 어른이 되어갈수록 그 현상이 심해지는데, 만약 어른이 아닌 초등학생이라면?

어릴 때 접하고 배우고 익힌 것들은 잘 기억한다고 한다. 미취학 또는 초등학생이 고전문학을 일찌감치 알게 되고 읽게 된다면, 자연스럽게 뇌리에 남을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고전문학에 관한 내용을 무턱대고 주입시킬 순 없다. 그러므로 만화형식을 빌려 어린이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수학 분야 수학도둑, 한자 분야 마법천자문, 과학 및 역사인물 분야 WHY?, 세계사 분야 먼나라 이웃나라만화형식의 어린이 대상 책들이 유용하다는 것은 이미 알려져 있다.

 

또 다른 점으로, 한국을 빛낸 50개의 고전들이란 제하에 단 한 권으로 집약한 책이다.

제목에서 보이는 것처럼, 이 책 한 권 속에 50개의 고전이 집약되어 있다. 마구잡이로 선정한 것도 아니다. ‘최신 초등교육과정에 맞추어 초등학생이 알아두어야 할 고전 작품들을 중심으로 엄선하여 수록하였다.

여타 학습만화 시리즈와 비교하면, 확연한 차이가 드러난다. 예를 들어 수학도둑은 수학 관련 내용을 수 권에 걸쳐 시리즈로, 마법천자문은 한자를 소재로 무수한 시리즈를 낸 바 있다. 수학분야, ‘한자분야를 전반적으로 학습하려면 시리즈 전질이 필요하다.

혹시 몰라 검색해보니, 미래엔아이세움에서 발간하는 흔한남매 이상한 나라의 고전 읽기라는 고전분야 학습만화 시리즈가 있다. 시리즈를 이루는 권 당 3~4편의 고전문학이 수록되어 있는데, 상기의 여타 학습만화 시리즈물과 그 결이 같다.

그러나 한국 고전문학분야를 학습하려는 독자는, 이 책 한국을 빛낸 50개의 고전들단 한 권이면 충분하다.

 

한국을 빛낸 50개의 고전들의 특징을 한번 살펴보자.

 

1. 만화 구성이다.

위에 언급했던 것처럼, 어린이들이 읽기 편하고 이해하기 좋은 만화형식이다.

 

2. 고전문학부터 근현대문학까지 엄선된 50편의 작품이 들어 있다.

최신 초등교육과정에 맞추어 알아두어야 할 고전 작품들을 엄선하여, 특히 초등학생들에게 요긴한 책이다. 목차를 보면, 50편의 고전 작품이 어떤 것들인지 바로 알 수 있다.(p2~3)

 

3. 설화, 고전 소설, 판소리계 소설, 역사 소설, 현대 소설까지 폭 넓게 소개되어 있다.

고전이 뭔지 전혀 알지 못하는 초등학생들이게 고전에 대한 개념, 종류 등을 이해시킨다.

 

4. 각 분야 섹션별로 도입부에 해당 분야에 대한 개요가 있다.

예를 들어 설화편을 들어가기에 앞서, 설화의 정의, 종류, 특징 등을 짚고 넘어 갈 수 있도록 도입 페이지를 설정하여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다.(p4~5)

 

5. 작품별로 만화와 함께 상세한 작품 줄거리가 있다.

<까치전>을 예로 들면, 4개 페이지에 걸쳐 이해를 돕는 만화가 실려 있고(p42~45) 1개 페이지에 상세한 줄거리를 기술(p43)해 놓아서, 만화로도 글로도 <까치전>을 두루 접할 수 있게 만들었다.

 

6. 작품별로 작품 키워드와 작가, 시대, 한줄 소개, 핵심 포인트 등 핵심요약이 실려 있다.

<홍길동전>을 예로 들면, ‘작품 키워드로 조선의 문제점, 서자, 허균 3가지를 뽑아 놓았다. 그리고 작가는 허균’, 시대는 조선 시대’, ‘한줄 소개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고라고 적어 놓았다. 또한 핵심 포인트개혁을 기술해 놓았다.(p78)

 

7. 만화 속에 속담사자성어를 가미하였다.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나라 고전문학과 더불어, 속담과 사자성어를 덤으로 익힐 수 있게 구성해 놓은 점이 눈길을 잡는다. 단순히 주석이나 꼭지 형식으로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만화 속 스토리에 속담과 사자성어를 녹여 놓아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게 한 것이 특징이다.

50편의 작품마다 최소한 1개 이상의 속담, 사자성어가 소개되어 있으니,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최소 50개의 속담과 50개의 사자성어는 익히게 되는 셈이 된다.

어떤 작품에서는 속담이 2개 소개된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현대 소설분야에 속하는 작품 <봄봄>열 길 물 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낫 놓고 기역자도 모른다라는 속담이 2개 나온다.(p131)

 

8. ‘최신 초등교육과정에 맞추어 편찬하였다.

책 말미에 최신 초등교육과정과 함께 해요!”(겉표지)라고 했는데, 초등 2학년~6학년 사이 초등 과정과 연동되는 고전 작품들을 중심으로 엄선하여 초등학생이 꼭 알아두어야 할 우리나라 고전 작품을 재밌고 손쉽게 이해할 수 있게 도와준다.

 

이 책을 읽다보니, 전혀 모르던 작품들도 눈에 띄었다. 예를 들어, 지귀설화(p14), 김현감호(p22), 바리데기(p24), 공방전(p32), 서동지전(p40), 금방울전(p62), 숙향전(p64), 채봉감별곡(p66), 운영전(p68), 홍계월전(p76), 최고운전(p98), 탈출기(p124), 만무방(p132), 돌다리(p142), 미스터 방(p144) 등이 그러했다.

아마 다른 성인들도 모르는 작품들이 꽤 있을 듯싶다. 초등학생 대상의 책이라고 하지만, 어른들도 읽어볼 필요가 있을 듯싶다. 이 책은 어른이 읽어도 재미있게 읽힐 것이다. 그러면서 몰랐던 우리나라 고전 작품을 알게 되어 상식을 더 쌓는 유익함이 있을 것이다.

 

덧붙여서 출판사 측에 한국을 빛낸~” 시리즈를 더 출판해 볼 것을 제안 드리고 싶다.

올드스테어즈 출판사 홈페이지를 보니 한국을 빛낸 100명의 위인들이란 책이 있던데, 이 책 한국을 빛낸 50개의 고전들과 맥을 같이 하는 초등학생 대상의 시리즈물 같다.

기왕에 한국을 빛낸~” 시리즈를 만드는 거라면, 한국을 빛낸 00개의 동시들, 한국을 빛낸 00개의 현대문학들등을 기획하는 것은 어떨까 싶다.

 

한국을 빛낸 50개의 고전들을 어린이가 초등학생 시절에 읽는다면, 우리나라 고전 작품들이 머리에 쏙쏙 들어박혀 잘 잊히지 않을 것이고, 중등, 고등 과정으로 올라가도 고전문학과목을 수업할 때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된다. 또한 어른이 이 책을 읽으면, 잘 알지 못했던 우리나라 고전의 세계를 접할 수 있게 되고 상식도 쌓는 재미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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