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어깃장 놓기 - 어중이떠중이의 잡학사전
김건 지음 / 한국경제신문i / 2019년 4월
평점 :
절판


책에 대한 소개 내용 중 저자의 한 마디가 있다.

'이 책을 tvN의 흥미 넘치는 프로 <알씀신잡(알아두면 쓸데 없는, 신비한 잡학사전)>과 유사한 잡학사전(雜學事典)으로 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무슨 의미인가 했는데, 페이지를 넘기다 보니 아하... 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정말 성격이 잡다하다. 컬럼인가 싶다가는 국어사전 같기도 하고, 역사/정치의 한 단면이 있는가 하면, 조금은 엉뚱한 생각도 곳곳에 스며있다.



요즘 출간되는 책에 비해 조금은 평범한 표지 디자인에, 편집도 그리 세련되지 못해 의아했는데, 기우였다. 내용만 보면 재미있다.


하나의 방향으로 전체적인 흐름이 흘러가기 보다는 이 애기, 저 애기가 곳곳에서 나오는 점은 감안해야 겠지만, 마치, '너 이 애기 알어? 내가 어디에서 들었는데 말이지...' 하며 술 자리에서 소소하고 재밋게 오가는 애기들을 하나로 묶은 듯한 느낌이다.

책의 어느 곳을 펴건 짧은 스토리를 가벼운 마음으로 즐길 수 있다.


흙탕물을 일으킨다고 성화를 하기 전에 순기능을 살펴 봐야 할 미꾸라지의 존재,

상사화(相思花)에 얽히 부부간의 슬프고도 애절한 사랑 이야기, 튤립에 얽힌 인간의 욕망과 탐욕 그로 인한 네델란드의 몰락,

만리장성의 허와 진실, '만리장성을 뛰어넘었다'가 아닌 '겨우 만리장성으로 우리의 기개에 버틸 수 있겠어'라고 바껴야 할 생각,

짜장면이 자장면이 되었다가 다시 짜장면과 자장면이 함께 되었지만, 짬뽕은 변함없는 짬뽕이라는 이야기도 재밋다.


다양한 기업과 분야에서 분식회계의 하수인이자 전문가를 자처했다는 자신의 소개 처럼 곳곳에는 정치적인 성격을 띤 이야기도 많이 등장한다.

부담을 가질 수도 있겠지만, 이런 이면도 있었구나 큰 의미를 두지 않으면 역시 가볍게 즐길 수 있고, 의미를 가지고 곰곰이 생각하면 의외의 면, 세상을 향한 저자의 생각도 발견할 수 있음은 물론이다.




지금은 다른 사람의 어떤 일을 잘못되도록 훼방 놓거나 어그러지게 하는 행동과 말을 '어깃장 놓는다'라고 표현하지만, 본디 어깃장의 사용 목적은 일그러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라고 한다. 


저자가 책 제목에 '어깃장'을 넣은 이유는 세상이 잘못 되지 않도록, 모든 사람이 똑같은 생각으로 한 방향으로만 흘러가지 않도록 가끔은 이슈에 대해 다른 측면으로 생각하고, 자신만의 고민의 시간을 더 가져야 한다는 다른 표현이 아닌가 생각된다.



ㅇ 가치더블업의 스마일 코멘트는? 세상이 똑같은 생각을 가지고, 똑같이 생긴 사람으로만 가득하다면 재미없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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