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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가 행복한 회사
고두현 지음 / 21세기북스 / 2006년 12월
평점 :
벼랑 끝의 선택 - 이메이션코리아의 독서 경영
이메이션코리아는 CD-R과 컴퓨터 디스켓, 디지털카메라 메모리카드 등 정보저장 장치를 공급하는 외국계기업이다. 외환위기 때 자본잠식 상태까지 가는 지경이 되었고, 미국 본사에서는 철수를 종용하고 있었다. 당연히 직원들의 사기는 땅에 떨어졌고, 하나 둘씩 회사를 떠나기 시작했다. 상당수의 기업이 경영난에 부딪혔을 때 직원들의 임금을 삭감하거나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것이 보편적일 텐데, 이장우 대표는 직원들에게 ‘독서 경영’을 선포했다.
우선 이 대표는 북 랠리 행사를 열어 여러 권의 책을 구입한 후 회의실 책상에 펼쳐놓아 일찍 오는 직원들 순으로 읽고 싶은 책을 가져가게 했다. 이 후 직원들의 책값은 전액 社에서 지원했으며, 읽은 책에 대해 독후감을 쓰게 하지도 않았다.
희한한 일이 벌어졌다. 직원들은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각자 읽은 책의 내용을 서로가 공유하게 되었고, 업무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할 때는 옆 동료가 자신이 읽은 책의 내용을 소개하며 조언해 주기도 했다. 직원들은 스스로 독서 모임을 조직하게 되었고, 이 대표는 바쁜 일정에도 틈틈이 모임에 나가 직원들과 격의 없이 책을 주제로 열띤 토론을 했다. 자주 모여 서로의 의견을 교환하다 보니, 자연스레 커뮤니케이션도 원활해 졌고 때로는 문화생활이나 레저도 함께 즐기게 되어 직원들 간의 결속력도 높아졌다.
이런 지식의 선순환 활동이 회사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 이메이션코리아는 2년만에 흑자로 전환, 영업신장률 1위 신화를 일궈냈다. 1999년에는 Y2K로 잠시 주춤했지만 회사의 전폭적인 R&D 투자로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고, 연간 매출이 300억원에 이를 정도로 고속 성장하게 되었다.
이 회사가 직원들에게 지급하는 책값은 연간 2500여만원이라고 한다. 현재 직원이 24명이니 1인당 100만원이 넘는 액수다. 특히 마케팅 담당자는 다른 직원들보다 더 많은 책을 사 읽었다고 하니 이런 노력이 판매실적 급상승으로 이어진 건 당연한 귀결일지도 모른다. 이 대표 스스로가 연간 200~300권을 읽을 정도로 다독가로 알려져 있다. 그의 독서 경영에는 무엇이 있는 걸까? 그가 강조하는 독서 경영 10계명은 다음과 같다.
1. 잘생긴 나무를 택하라
자신에 꼭 필요한 책을 선택해 목록을 만들고 단계별로 한 권씩 정독하라.
2. 넓은 숲을 거닐어라
독서에도 편식은 금물, 즉 서서히 지평을 넓혀나가야 한다.
3. 뿌리를 짚어라
사물이나 현상의 본질을 꿰뚫는 책을 골라야 한다.
4. 함께 나눠라
마음 맞는 사람들끼리 독서토론을 가져라. 지식은 나눌수록 배가 된다.
5. 멀리 보라
활자 속에 펼쳐지는 트렌드의 흐름을 읽고 행간마다 숨겨져 있는 미래 예측을 활용하라
6. 가로로 읽고 세로로 생각하라
활자 사이를 넘나드는 생각의 씨줄과 날줄에서 빛나는 아이디어의 교차점을 찾아라
7. 메모하고 실행하라
책을 읽으면서 메모하는 습관을 들여라. 그리고 반드시 실천하라.
8. 멘토를 만들어라
진정 닮고 싶은 멘토를 골라 그가 쓴 책을 읽자.
9. 시간을 경영하라
날마다 자신의 뇌를 깨워줄 아침독서를 즐겨라.
10. 쾌감지수를 높여라
책 읽는 즐거움은 ‘영혼의 오르가슴’과 같다. 그 쾌감지수를 극대화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