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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달아
박세연 지음 / 난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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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서평
#사랑은, 달아
#글, 그림: 박세연
#난다 출판사

#모른 척 하기엔 너무 늦은 밤 찾아오다
사랑은 그렇게 찾아온다.모른 척하기에는 너무 늦은 밤에 말이다.
젠틀한 달씨는 갈 곳 없는 개를 모른 척 하기가 더욱 어려웠을터이다.
할 수 없이 개를 받아들이지만 달씨는 나름 단호하게 말한다. 자신의 몸에 다른 존재의 흔적인 것을 남기기 싫은 듯 바지에 붙은 개털을 떼어내면서 말이다.

"당분간이야." "사소한 규칙 몇가지만 주켜주면 돼."

달씨의 기준에서는 아주 사소한 규칙인 오줌은 화장실에서만 쌀 것, 식물을 물어뜯지 말 것, 짖지 말 것이다. 인간인 달씨에게는 참으로 기본적인 규칙들이지만 달이 지켜내기에는 어렵다.
달씨는 당황하면서 달에게 묻는다. "너의 규칙은 뭐야?"

다급해진 달씨와 달리 개는 함께 걸으면서 규칙이 아닌 존재로서 함께함의 의미를 던져준다.

#함께하면서 성장하는 존재

우리는 사랑한다고 하면서 나의 기준과 규칙을 상대에게 내민다. 자식에게 사랑한다 말하면서 내가 원하는 기준까지 따라오면 사랑해주겠다고 위협하기도 한다.
하지만 부모들은 자식들을 기르면서 차츰 알아간다. 아이와 속도를 맞추어 걷고, 서로를 닮아가고, 나와 다른 너를 받아들이는 방법을!

달씨도 개가 걸으면 따라 걷고, 멈추면 함께 멈추고, 가끔 개똥을 치우면서 사랑이 어떤 것인지 깨달아간다.
개와 산책하면서 더 좋은 것은 자연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는 눈을 가질 수 있는 것이다. 흙냄새, 낙엽 밟히는 소리, 하늘의 색..

우리는 사랑을 하면서 좀 더 나은 존재가 되어간다.
혼자일 때는 내 규칙 안에서 벗어나지 못하지만 타인을 정말로 사랑하게 되면 나만의 규칙을 깨고, 더 넓은 원을 그릴 수 있게 된다.
달씨가 규칙으로 이루어진 완벽한 일상을 잃은 대신 얻었던 매일의 햇살, 건강, 미소, 그리고 사랑하는 개처럼 나도 아이를 키우고 가르치면서 자연의 섭리를 기다리는 법을 배우고 성장하고 있다.
나에게 이익이 되지 않아도 그저 아이와 손잡고 꽃길을 걷는 것, 맛있는 음식을 함께 먹는 것의 기쁨을!
#사랑은, 달아
달씨는 사랑하는 존재인 달이를 나지막이 부르는 자신의 목소리를 사랑하게 된다. 다른 존재를 사랑하는 일은 곧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일이다. 내게서 샘 솟는 사랑이 있어야 다른 존재를 여유롭게 바라보고 나지막이 부를 수 있게 된다.

처음에 달이를 만났을 때는 자신의 규칙 안에 들어오지 않아서 다급해졌던 달씨는 이제 조급함은 내려놓고 여유롭게 달이를 부른다. "달아!"
그렇다. 사랑은 단 것이다.

달씨처럼 나도 사랑을 알아가면 알아갈수록 나를 더 사랑하면서 이렇게 고백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
"사랑은, 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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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겐 권리가 있어요
레자 달반드 지음, 이세진 옮김 / 책연어린이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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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서평
#나에겐권리가있어요
#글, 그림: 레자 달반드
#옮김: 이세진

'검은 무엇'과 '진정한 챔피언'을 쓴 이란 작가 레자 달반드는 독일과 이탈리아에서도 활동하고 있는 작가라고 한다.
책을 펼치면 어린이의 권리에 대해 세계 여러 나라의 글로 쓰여 있다. 그 중에서 우리가 이해할 수 있는 영어와 한글, 한자를 유추하여 권리에 대하여 이야기 나누어 보는 것이 재밌다. 전쟁에 참여하지 않을 권리가 가장 먼저 다가온다.
국제법에서 18세가 안된 모든 사람을 어린이라고 하는데, 책에는 어린이가 가진 여러 권리가 나열되어 있다. 이름과 국적과 가족을 가질 권리, 보살핌을 받고 아프면 치료를 받을 권리, 몸에 좋은 음식을 먹고 깨끗한 물을 마실 권리, 학교에 다닐 권리,떠돌아다니지 않고 일정한 곳에서 지낼 권리, 위험한 상황에서 구조되거나 안전한 환경에서 자라도록 도움 받을 권리, 폭력에서 보호 받고, 학대 받지 않으며, 이용당하지 않을 권리, 차별 당하지 않을 권리, 피부색이나 국적 때문에 따돌림을 받지 않을 권리, 남자 혹은 여자라는 이유로 차별받지 않을 권리, 병이나 장애때문에 버림받지 않을 권리, 종교나 가족의 배경 때문에 사람들에게 거부를 당하지 않을 권리, 인터넷, TV 책에서 정보를 얻고, 말이나 글, 그림으로 생각과 느낌을 표현할 권리, 전쟁에 참여하지 않고 전쟁에서 보호받아야 할 권리, 군대에 들어가거나 전투에 참여하지 않을 권리, 신나게 웃고 마음껏 웃을 수 있을 권리, 친구를 사귈 권리, 부모님과 함께 살 권리, 어쩔 수 없이 떨어져 살더라도 계속 연락할 수 있는 권리,사랑받을 권리 등이 그것이다.
이 세상의 어린이들이 과연 이 권리를 잘 행사하고 있을까? 내가 어릴 적에 이 권리를 잘 행사하지 못했다고 현재의 어린이에게 지금의 환경에 감사해야 한다고 강요하고 있지는 않는지 생각해보게 된다.


#어린이의 보편적 권리를 예술적으로 표현한 레자 달반드
그림책 작가 레자 달반드는 권리에 대한 다소 무게 있는 이야기를 하면서도 그림은 화려하면서 가볍고 위트있게 그렸다.
안과에서 시력 검사하는 표가 우리나라와 다르다는 것도 즐거운 발견이다.
레자 달반드는 이렇게 말한다.
"이 책을 만드는 동안 참 행복했어요. 아이들을 행복하게 해주고 싶은 마음이 날마다 솟아났답니다. 세상에 이보다 아름다운 일이 어디 있을까요? 이 책은 아이들의 목소리를 담아내고 아이들의 권리를 알려준다는 점에서 특별히 소중합니다. 언어, 민족, 종교와 상관없이 세상 모든 아이에게 바치는 경의라고 할까요."

레자 달반드 작가님처럼 내 안에도 아이들을 행복하게 해주고 싶은 마음이 날마다 솟아날 수 있도록 건강 관리를 잘해야겠다^^

#유엔아동권리협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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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젤로와 곤돌라의 기나긴 여행 - 2023년 1차 문학나눔 도서 선정 향긋한 책장 3
최은영 지음, 오승민 그림 / 시금치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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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서평
#안젤로와 곤돌라의 기나긴 여행
#최은영 지음
#오승민 그림
그림책이지만 60쪽 분량으로 긴 편이다. 천사가 새겨진 머그컵 '안젤로'와 곤돌라 모양의 냉장고 자석 '곤돌라'는 여행을 추억하는 기념품으로 삶을 시작했다.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한 기념품 상점에서 한국이 가정집까지 그리고 한국의 집에서 바닷가까지의 안젤로와 곤돌라의 기나긴 여행은 글을 읽는 나에게도 긴 여행을 선물했다.
여행 기념품은 처음에는 정감있게 사람들 가까이에 있지만 사람들은 시간이 지나가면 여행의 모든 기억을 과거의 추억 속으로 밀어넣고는 망각한다. 안젤로와 곤돌라는 그렇게 서랍 속으로 사라지고 결국엔 쓰레기통으로 가고 만다.
경제활동이라는 명목으로 생산되고 버려지는 수 많은 물건들 틈 중에서 하나에 불과한 쓰레기였지만 이 둘은 바다로 가겠다는 희망을 놓치 않고, 꿈을 꾸면서 여행을 지속한다.
바다로 가는 과정에서 몇 차례 부서진 컵 안젤로는 돌로 돌아가 자연의 일부가 된다. 플라스틱은 곤돌라는 바닷가에 들른 어린아이의 손에 들려서 다른 여행을 시작한다. 사실 이 책을 읽으면서 사라지지 않는 플라스틱을 경고하는 <환경 그림책>으로만 보이지는 않았다. 돌이 되어 자연의 일부로 돌아가는 삶과 플라스틱으로 영원히 사는 삶 중에서 어떤 것이 좋다고 우리가 판단할 수 있을까? 하지만 나에게 이 둘의 삶 중에서 선택하라고 한다면 나는 자연의 일부로 돌아가는 안젤로의 삶을 선택할 것 같기는 하다.


#비효율적
최은영 작가의 인터뷰에는 이런 내용이 나온다. "작가의 일은 효율과는 거리가 멀어요. 얼마나 비효율적이냐면, 저는 세 시간 동안 책상에 앉아 한 문단의 글도 못 끝내는 때가 많아요. 그 비효율이 저에게는 일종의 죄책감을 안겨 주곤 했어요. 너무 무능한 인간이 되었다고나 할까요? 그런데 불과 작년에야 깨달았어요. 그렇게 비효율적인 시간을 견디는 것이야말로 작가의 일이라는 것을요."
그림책에서 안젤로는 바다에 가야 한다는 목표에 사로잡혀있는 곤돌라와는 대조적으로 봄을 느낀다. "정말 신기하지 않아? 매일매일 날씨도 다르고 공기도 달라. 나를 찾아오는 물건들도 다 다르고."
여름이 왔을 때 "뜨거운 여름 햇살. 정말 싫다."라고 말하는 곤돌라와는 대조적으로 안젤로는 말한다. "와, 나무가 정말 울창해! 여름은 참 아름다워."
가을이 왔을 때, "벌써 가을이야. 바다에 갈 수 있을까?"라고 목적지에 다다르지 않아 조급해하는 곤돌라에게 안젤로는 "하늘이 참 파랗다. 바다도 저렇게 파란색이지?" 안젤로는 바다로 간다는 목표를 완전히 상실한 것이 아니다. 다만 '지금, 여기'에 현존하고 있었을 뿐이다.
나는 비효율적인 시간을 견디는 것이 작가의 일인 것처럼 안젤로에게는 지금, 여기에 현존하는 것이 안젤로의 일인 것만 같다.
대부분 우리는 안젤로와 곤돌라가 바다로 가고 싶어했던 것처럼 삶의 끝에서 어딘가에 도달하고 싶어한다. 막상 그 곳에 도달해보면 우리가 그렇게 추구하고자 했던 행복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지 않을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안젤로가 봄, 여름, 가을, 겨울을 지나면서 자신에게 왔던 공기와 나무, 햇살을 환영했던 것처럼 살아가는 과정 내내 내게 오는 것들을 환영하면서 그 중에서 가장 좋은 것을 취하면서 살아가고 싶다. 그러다가 안젤로처럼 마지막에 편안함에 이르러 이런 고백을 하고 싶다. "곤돌라, 곁에 있어 줘서 고마워. 난 이제 편안해, 네가 옆에 있고, 바람은 향긋하고, 파도 소리가 들려. 꼭 고향에 온 것 같아...."

#최은영 작가님 인터뷰
http://ch.yes24.com/Article/View/5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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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를 찾는 회색 연기 밝은미래 그림책 55
이미성 지음 / 밝은미래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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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서평

#회색 연기의 정체

우리는 사실 지구라는 별에 지구인으로 태어나 지구 한 모퉁이를 빌려서 다른 동물이나 식물과 더불어 살아왔다.

그런데 어느 순간 더불어 사는 능력을 잃어버리고, 인간 혼자서 모든 영토를 독점하려고 하는 욕심이 회색 연기로 변해버렸다.

동물과 식물은 차츰 자신의 자리를 공장을 짓는 인간에게 내어주더니 종도 줄어들고, 지구에서 자취를 감추어 버렸을까? 인간만이 지구에서 우월한 큰 방 셋 집이고, 나머지 건넌 방의 다른 종들은 세 들어 살지 말고 나가라고 다 쫒아버린 셈이다. 집주인인 지구가 이 모습을 보면 뭐라고 할까?

이렇게 욕심 많은 사람들은 인간의 손이 많이 필요했던 가내 수공업의 형태였던 공장의 모습에서 이제는 사람이 별로 없는 자동화 시스템의 형태로 가면서 공장에서 조차 쫓겨나고 있다. 지구인들에게 밀려 자취를 감춘 동식물처럼 이제는 공장에서 기계에 밀려 인간이라는 생명체가 사라져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회색 연기로 변한 인간의 탐욕은 제 지구의 평지뿐만 아니라 예전에는 접근하기 힘들었던 북극과 바다 깊숙한 곳까지 침투한다. 만연설을 녹이고, 인간의 생명에 필요한 산소의 공급까지 어렵게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 생명체들은 위협을 느끼는데, 회색 연기인 인간만이 자기 성찰을 못하고 재미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우리가 절망만 하고 있을 것인가?

그래도 다행스러운 것은 지구의 한 쪽 모퉁이를 열심히 청소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고, "아직 우리 여기에 있어요."라고 자신의 존재를 알려주는 식물과 동물이 있다는 것이다. 회색 연기에 쌓여 우리 지구의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고, 자꾸만 다른 생물의 영역까지 욕심 내는 우리 인간들이 자아 성찰을 통해 왜 우리가 친구가 없는지, 꽃과 물고기, 북극곰과 재미있게 놀기 위해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깨달았으면 좋겠다.

#친구

사실 이 책을 읽으면서 <환경 그림책>으로만 보이지 않았다. 어제 들었던 연세대 김주환 교수님의 강의를 들으면서 회색 연기가 친구를 사귀는 대인 관계 기술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되었다.

https://www.youtube.com/watch?v=bnwlr958Xhk

역경을 이겨내는 마음의 근육, 회복탄력성 (김주환 교수 1부)본 영상은 2022년 PLAN DO SEE 다이어리 단톡방 참여자 분들을 위해 진행된 라이브 영상입니다. 김주환 교수님의 강연은 총 4부+ Q&A 영상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촬영일: 2022.09.24)1부: 마음근력 키우기의 기대효과 (+강사소개) https://youtu.b...

www.youtube.com

건강한 인간 관계를 맺는 능력은 사랑과 존중에 기반한다고 한다. 상대방에게 호감을 주고 신뢰를 높일 수 있으려면 나의 태도가 사랑과 존중에 기반해야 한다. 그런데 회색 연기는 자기 속에 다른 생명체에게 해를 끼칠 수 있는 CO2, CO, SO2등 독을 지니고 있다. 꽃처럼 좋은 향기를 품고 있을 리 없다. 분명 악취가 날 것이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그림책의 인물을 보면서 나를 성찰해보게 된다. 이렇게 내 안에 가지고 있는 것이 독이라면 상대방이 나에게 설득될 리 없고, 나 또한 리더십을 발휘할 수가 없다. 상대방에게 상쾌한 O2와 꽃향기처럼 기분 좋음으로 다가갈 수 있는 내가 되어야만 친구를 찾을 수 있겠다.

오늘 이 책을 통해 지구인으로서 살아가야 하는 태도와 좋은 친구를 찾을 수 있는 삶의 지혜를 동시에 얻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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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살리는 옷장

#지속가능한 패션을 위한 고민

#박진영, 신하나 지음

#창비 출판사

#옷과

책을 읽다 보니 나의 어릴 적 삶에 대해 자연스럽게 감사하게 된다.

나는 어릴 때, 새 옷을 입어본 적이 거의 없다. 넉넉치 못한 살림 덕에 옷 가게에서 스스로 옷을 골라서 사 보았던 기억이 없다. 돈도 없었지만 패션 감각도 없었기에 엄마가 동네에서 이리저리 구해다 주신 옷을 입는 게 편했다. 디자인에 대한 고민 없이 크기만 맞으면 모두 다 내 옷이니 말이다. 지금 돌이켜보니 결과적으로 지구에게 해가 되는 일을 적게 해서 얼마나 다행인가 싶다. 그래서인지 그 당시에는 물려받은 옷이 내게 와서 나의 옷이 된다는 인연에 대해 기쁘게 받아들였고, 그 옷과 관계 맺기를 잘했던 듯 하다. 옷이 많지 않았기에 구멍나거나 헤어질 때까지 오래 입었고, 애착을 가지고 있었다.

이제는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 나는 경제적 여유가 생겼다. 그렇지만 여전히 패션 감각은 없어서 1년에 한, 두번 쇼핑을 하는 것이 전부다. 사실 쇼핑 하는 것이 피곤하다. 그래서 여전히 중고로 구입하거나 교회 아나바다에서 물건 교환으로 가져오고는 했다.

#옷과

딸이 십대가 되었다. 이제는 나보다 키가 약간 크지만 옷을 함께 입기도 하고, 신발도 함께 신는다. 나만 보았을 때에는 옷을 사는 것을 극히 꺼렸는데 딸을 위해서는 쇼핑을 하게 된다. 딸은 교복을 주로 입기 때문에 평상복 입을 기회는 별로 없지만 소풍이나 친구들과의 나들이를 위해서는 옷을 준비하면서 일회용처럼 여기기도 하는 것이 놀라웠다. 한편으로는 예쁜 옷을 1만원도 안되는 돈으로 구입해서 잘 입고 버리는 것에 대해 지혜롭다고 생각했다. 나처럼 옷을 고르는데 스트레스 받지 않고, 패션 감각이 있어서 자유롭게 옷을 고를 줄 아는 소비 습관을 가진 딸이 부럽기까지 했다.

#fast fashion에 대하여

패션 감각이 있는 딸의 덕을 좀 볼 겸, 이제부터는 옷을 좀 사려던 참이었다. 이제 40대를 지나면서 주름이 늘었고, 나이들어 보여서 옷이라도 젊게, 자주 사서 입어야 할까 생각하던 참이다.

예전에 가지고 있던 중고 옷들을 처분해야 짐이 좀 가벼워지지 않을까하고 생각했던 나인데, <지구를 살리는 옷장>을 읽으면서 옷을 버리는 행위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된다.

20대에 산 옷도 그대로 가지고 있는 나인데, 4년전 즈음 자라에서 구입했던 옷이 너무 낡아져서 입지 못하게 되어서 나는 내가 옷을 잘 관리하지 못한 것인줄 알았는데, 원래 제조할 때부터 빠르게 소비하고 버려지게 하려는 것이었음을 책을 읽고 알게 되었다. 그리고 fast fashion이 지구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알고 나니 옷 구입에 대한 습관을 좀 바꾸어볼까하던 마음에 브레이크가 걸린다.

"과잉 생산과 과잉 소비의 악순환은 인류의 소비 습관과 형태를 완전히 바꾸어 우리의 삶뿐만 아니라 지구 환경에도 엄청난 영향을 끼치고 있다." -지구를 살리는 옷장 53쪽-

#The True Cost에 대하여

특히 책 58쪽에 소개된 패스트 패션 및 패션 산업의 환경오염과 인권 침해를 다룬 'The true cost(2015)' 다큐멘터리와 한국에서 소개된 전태일의 분신에 대한 영상을 보고 나서는 옷이 단순히 패션에만 관계된 것이 아니라 노동자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것일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거대한 쓰레기로 버려질 지 모르는 옷을 과잉 생산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옷을 싸게 만들어야 하는 노동자들의 희생에 대한 이야기가 노동자의 딸로 자란 내게는 남 이야기처럼 들리지 않는다.

우리나라의 70,80년대의 아픔을 현재에도 여전히 방글라데시나 인도의 노동자들의 목숨을 위협하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 서글프다.

https://www.youtube.com/watch?v=0wB2SS1GC3M&t=620s

#기대감을 가지고 기다리기

이 책의 저자들처럼 소수의 사람들이 아주 작은 실천을 한다고 이 세상이 달라지지 않을 거라고 절망하기 보다 책에서 언급된 것처럼 "내가 나의 세계이고 모든 변화는 나로부터 시작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는 말을 기억하고 싶다.

"2019년 8월 G7 정상회의에 맞춰 32개 글로벌 패션 기업의 150개 브랜드가 G7패션협약(Fashion Pact G7)에 서명했다고 한다.

이 협약이 지니는 환경 목표의 세 가지 핵심은 지구온난화 해결, 해양 보호, 생명 다양성 회복이다. 2100년까지 지구의 상승 온도를 1.5도 이하로 유지,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 제로, 2030년까지 일회용 플라스틱사용 중단과 같은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한다. 법적 효력은 없지만 많은 글로벌 브랜드들이 친환경적이고 지속가능한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필요성에 공감하며 동참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지구를 살리는 옷장 135쪽-

아디다스는 2024년까지 플라스틱 섬유 제품을 전부 재활용 폴리에스터로 교체하겠다고 발표했다고 한다.

재활용 섬유가 흔하고 당연한 것이 되고, 정성스러운 사육 속에서 이루어지는 동물 학대와 지구 환경 오염의 덫에서 빠져나와 과일 껍질 등의 식물 기반 대체 소재가 가죽을 대신할 수 있어서 순환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면 좋겠다.

쓰레기가 줄고 지속가능한 패션으로 우리가 지구를 좀 더 오래 빌려 쓸 수 있기를 기대하고 사람들의 인식이 환경 보호 중심으로 바꾸어 작은 실천을 함께 할 수 있기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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