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과 딸
딸이 십대가 되었다. 이제는 나보다 키가 약간 크지만 옷을 함께 입기도 하고, 신발도 함께 신는다. 나만 보았을 때에는 옷을 사는 것을 극히 꺼렸는데 딸을 위해서는 쇼핑을 하게 된다. 딸은 교복을 주로 입기 때문에 평상복 입을 기회는 별로 없지만 소풍이나 친구들과의 나들이를 위해서는 옷을 준비하면서 일회용처럼 여기기도 하는 것이 놀라웠다. 한편으로는 예쁜 옷을 1만원도 안되는 돈으로 구입해서 잘 입고 버리는 것에 대해 지혜롭다고 생각했다. 나처럼 옷을 고르는데 스트레스 받지 않고, 패션 감각이 있어서 자유롭게 옷을 고를 줄 아는 소비 습관을 가진 딸이 부럽기까지 했다.
#fast fashion에 대하여
패션 감각이 있는 딸의 덕을 좀 볼 겸, 이제부터는 옷을 좀 사려던 참이었다. 이제 40대를 지나면서 주름이 늘었고, 나이들어 보여서 옷이라도 젊게, 자주 사서 입어야 할까 생각하던 참이다.
예전에 가지고 있던 중고 옷들을 처분해야 짐이 좀 가벼워지지 않을까하고 생각했던 나인데, <지구를 살리는 옷장>을 읽으면서 옷을 버리는 행위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된다.
20대에 산 옷도 그대로 가지고 있는 나인데, 4년전 즈음 자라에서 구입했던 옷이 너무 낡아져서 입지 못하게 되어서 나는 내가 옷을 잘 관리하지 못한 것인줄 알았는데, 원래 제조할 때부터 빠르게 소비하고 버려지게 하려는 것이었음을 책을 읽고 알게 되었다. 그리고 fast fashion이 지구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알고 나니 옷 구입에 대한 습관을 좀 바꾸어볼까하던 마음에 브레이크가 걸린다.
"과잉 생산과 과잉 소비의 악순환은 인류의 소비 습관과 형태를 완전히 바꾸어 우리의 삶뿐만 아니라 지구 환경에도 엄청난 영향을 끼치고 있다." -지구를 살리는 옷장 53쪽-
#The True Cost에 대하여
특히 책 58쪽에 소개된 패스트 패션 및 패션 산업의 환경오염과 인권 침해를 다룬 'The true cost(2015)' 다큐멘터리와 한국에서 소개된 전태일의 분신에 대한 영상을 보고 나서는 옷이 단순히 패션에만 관계된 것이 아니라 노동자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것일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거대한 쓰레기로 버려질 지 모르는 옷을 과잉 생산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옷을 싸게 만들어야 하는 노동자들의 희생에 대한 이야기가 노동자의 딸로 자란 내게는 남 이야기처럼 들리지 않는다.
우리나라의 70,80년대의 아픔을 현재에도 여전히 방글라데시나 인도의 노동자들의 목숨을 위협하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 서글프다.
https://www.youtube.com/watch?v=0wB2SS1GC3M&t=620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