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축을 전공한 아빠를 둔 아이의 여행은 여행이라기보다 답사에 가까웠다. 어릴 적 우리 가족의 여행지는 산이나 바닷가보다 문화재가 있는 유적지인 경우가 많았다. 산에 가더라도 계곡물에 발을 담그는 대신 산속의 절을 찾았고, 여름에 해수욕장에 갔던 기억은 손에 꼽을 정도다. 해외여행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런 아빠의 딸이 이제는 엄마가 되어 아이를 데리고 다닌다. 초등학생 아들과 함께 떠난 여행지가 이집트와 모로코라니, 어쩌면 예견된 수순이었을지 모른다. 덕분에 아이도 이런 여행에 익숙해졌고, 세계적인 건축물에 자연스레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런 우리 가족에게 반가운 책이 출간되었다. 바로 유현준의 세계 건축 대모험 시리즈다. 그리고 이번에 건축가 유현준과 함께 세계의 명소를 여행하는 어린이 건축 동화 시리즈 3권, 《유현준의 세계 건축 대모험 3: 이탈리아 – 콜로세움의 마지막 승부》이 출간되었다. 이번 편의 무대는 이탈리아 로마의 콜로세움이다.


주인공 현준과 아키는 랜드마블 게임을 통해 고대 로마 제국으로 떠난다. 그곳에서 네로 황제의 황금 궁전이 무너진 자리에 시민을 위한 거대한 원형 경기장이 세워지는 과정을 직접 목격한다. 이어 로마인의 하루를 체험하며, 콜로세움 안에서 벌어졌던 검투사 경기와 당시 시민들의 삶, 그리고 도시의 구조를 배워 간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모험 이야기 속에 건축물의 구조적 특징과 역사적 의미를 자연스럽게 녹여냈다는 점이다. 아이들은 흥미로운 스토리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아치 구조, 원형 경기장의 설계 이유, 관중 동선과 같은 건축적 요소를 이해하게 된다. 만화와 글밥이 적절히 섞여 있어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또, 각 장 끝에 실린 <캣마블 후계자 양성소>는 해당 장의 핵심 내용을 한두 줄로 정리해 주며, 조금 더 깊이 있는 설명을 덧붙여 학습 효과를 높인다.


책은 단순히 건물의 생김새를 설명하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콜로세움은 왜 지어졌을까?”라는 질문을 통해 당시 사람들의 생각과 사회상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건축물에 담긴 역사, 기술, 예술, 사회적 의미를 함께 풀어내며, 하나의 건축물이 완성되기 위해 과학, 기술, 예술, 역사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 준다.
이 책을 통해 아이들이 머릿속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던 지식이 사실은 하나로 이어져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길 바란다. 여행이 곧 배움이 되고, 건축이 곧 세상을 이해하는 창이 되는 경험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
* 네이버 미자모 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솔직한 리뷰를 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