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곤 씨드
마티 마쵸스키 지음, 박은선 옮김 / 홈앤에듀 / 2020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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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 내내 나는 줄곧 나의 중이병 시절이 떠올랐다. 그 때 이 책을 읽었다면 어땠을까? 드래곤씨드를 알고 있었더라면 분명 난 달랐을텐데 하고 말이다. 주인공 닉이 '그 이야기'를 읽으면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했던 것처럼 나 또한 그랬다. 하지만, 그 시절만일까? 아니다. 두아이의 엄마가 된 지금도 내 머리 위에 드리워진 그림자를 발견하며, 그들이 뿌려놓은 씨들을 자라게 내버려 둘때도 있음을 깨닫는다.

인생을 바꿀만한 어떤 책을 만난다는 것은 '신이 나를 사랑하여 특별히 준 기회'라고 생각한다. 나는 이 책이 충분히 그만한 가치를 가졌다고 단호히 말한다. 판타지 소설이 인생을 바꾼다고? 그렇다! 나는 청소년들이, 청년들이 앞서 말한 이 '기회'를 꼭 잡으라고 말하고 싶다.

성경 이야기를 모티브로 한 많은 영화, 소설 등의 작품들이 있다. 그것들이 성경의 어느 부분을 가져왔다면, 이 책은 전체적이다. 그리고 실제적이다. 무엇보다 다른 많은 판타지가 상상 혹은 몽상에서 끝난다면, 이 책은 실제 삶으로 이끈다. 바로 이 지점이 내가 생각하는 가장 강력한 무기다.

학창시절, 로맨스소설이나 팬픽에 빠졌었던 때가 있다. 오로지 어떤 상상을 하는데만 시간을 보내기도 했었다. 특히 좋아하는 연예인과 연인사이가 되는 상상은 아주 짜릿했었다. 그런데 지나고나서 그것이 나에게 무슨 유익이 되었나 생각해보면, 요즘말로 유익이라곤 1도 없었다는 사실이다.

'진짜'가 남는 책을 써준 저자에게 참 고맙다. 성경도, 자기개발서도, 인문고전도 아닌 판타지 소설에서 이런 깊이가 나올 수 있을까. 나는 이 책을 아주 진지하게 느리게 읽기를 권한다. 그러면 내가 생각하는 모든 것, 내가 하는 행동에 '무엇'이 작동하고 있는지 알게될 것이다.

나는 해독제를 쓸 12일을 앞두고 있다. 닉에게 일어난 변화가 나에게도 일어나길 기대한다. 바로 이 변화가!

'바로 그때 닉의 마음속 깊이 박힌 드래곤의 뿌리가 뽑혀 나갔다.' _202p


메리는 아들을 잃을까 봐 견딜 수 없었다. 아들의 방으로 가자니 너무 두려워 잠시 동안 꼼짝도 할 수 없었다. 하지만 책을 다시 되돌려 넣는건 더 공포스러웠다.

_ 19p

메리가 왜 공포스러운지 엄마가 되어보니 알겠다. 나 또한 그 책이 없다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으며, 아이들에 손에 그 책이 들려져있지 않는 것은 정말 공포다.

드래곤 왕은 드래곤들을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갔다. 그들의 마음속에 있는 목을 조이는 검은 뿌리가 복수와 원망을 싹 트게 했고, 그들의 육체에도 깊숙이 파고들었다.

_ 50p

사실은 그들 조차도 모두 '씨드'의 노예들이라는 것. 씨드 그 자체, 때론 거름과 열매. 그들 스스로도 어찌할 수 없는 무능력자들. 왕 되신 그분만이 할 수 있는...!

데마스는 고개를 홱 돌렸다. 아는 목소리였다.

"데마스, 나야."

"노아 형?" 데마스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어떻게? 왜 형이?' 그는 놀라 형에게로 달려갔다.

_142p

대부분의 우리는 노아와 같지 않겠나. 어쩌면 나도.

데마스는 무릎으로 땅을 디디고 가까스로 몸을 일으켜 세웠다. 그러고 나서 당당하게 서서 다시 말했다. "나는 드래곤에게 굴복하지 않을 것이다." … "왕자의 이름으로 말한다. 가라, 너 더러운 드래곤아, 사라져라!"

드래곤을 무찌를 이름은 왕자의 이름. 우리 모두에겐 이 이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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