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분
필립 로스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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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우리가 한 일을 후회하지 않아. 하지만 앞으로 어떤 걸더 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나를 잊고 네 갈 길을 가. 여기에는 너 같은 아이가 없어, 마커스. 너는 방금 어른이 된게 아니야. 아마 어렸을 때부터 평생 어른이었을 거야. ‘아이‘인 너를 상상할 수가 없어. 너는 틀림없이 네 주위의 애들 같은 아이는 절대 아니었을 거야. 너는 단순한 영혼이 아니기 때문에 여기에 있을 이유가 없어. - P80

폭이 좁은 ‘O’, 묘하게 높은 곳에 점을 찍은 두 개의 ‘i‘, 끝의 꼬리를 길고 우아하게 추켜올린 마지막 ‘a‘. 나는 입을 편지지에 대고 ‘O‘에 키스를 했다. 키스하고 또 키스했다. 그러다가 충동적으로 혀끝으로 이름의 잉크를 핥기 시작했다. 고양이가 우유 사발을 핥듯 끈질기게 핥아 마침내 ‘O‘ ‘l’ ‘i‘ ‘v‘, 두번째 ‘i‘ ‘a‘가 사라지게 되었다. 위로 추켜올라간 꼬리도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핥았다. 나는 그애의 글을 마셨다. 그애의 이름을 먹었다. 편지를 전부 먹고 싶은 걸 참으려고 안간힘을 써야 했다. - P81

나는 모두 A를 받는 학생이었다. 왜 모든 사람이 그것으로 만족하지 못하는가? 나는 주말에 일을 했다. 왜 모든 사람이 그 정도면 잘한다고 생각하지 않는가? 나는 처음으로 여자가 내 것을 빨아주는 동안에도 뭐가 잘못되었기에 내가 이런 것을 얻을 수 있나 의아해했다. 왜 모든 사람이 그 정도면 잘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가? 내가 나의 가치를 사람들에게 입증하려면 뭘 더 해야 한단 말인가? - P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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