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독자가 들려주는 매력적인 책이야기

밤은 책이다 - 시간과 연민, 사랑에 대하여 이동진과 함께 읽는 책들
이동진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1년 12월

영화가 좋다, 시네마천국, 출발 비디오 여행, 접속 무비월드.

영화를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좋아한다.

물론 시네마천국 외에 세 프로그램은 너무 동일한 영화들을

같은 시기에 소개해서 짜증나지만 그래도 몇몇 코너에서는

영화에 대한 자기만의 시선을 담아 압축해서 들려주는 재미가 쏠쏠해서

중독자처럼 여건이 되면 모두 챙겨 볼 정도로 좋아한다.

그런 맥락에서 책 이야기가 나오는 책도 좋아한다.

보통은 작가 자신들이 좋아하거나 인상 깊게 읽었던 책이기 때문에

줄거리나 구절들에 대한 이야기를 매우 흥미진진하게 풀어나간다.

덕분에 그냥 평소 눈 밖에 있던 책도 책에 대한 얘기를 읽고 나면

너무 읽고 싶어 미치겠는 매력적인 책으로 변해버리는 것이다.

'밤은 책이다'를 읽으면서도 당장 읽고 싶은 책이 너무 많았다.

물론 그들이 재미있게 읽었다고 해서 나도 무조건 재미있게 읽은 것은 아니다.

어떤 책은 실망스럽거나, 혹은 지루해서 재미없어 도중에 집어치운 책도

많았으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쨌든 책을 소개해 준 그 책 덕분에 또 다른 책을 알게 되고

읽게 되었다는 점은,

사람을 알게 되고 인연을 맺어나가는 과정과도 묘하게 닮아 있어서

참 좋다.

알지 못했으면 그냥 스쳐 지나갔을 것을,

알게 되어 좋아하거나 싫어하게 되고

그것이 내 삶에 한 부분 작거나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게,

이 얼마나 우주적으로 신기한 일인가.-_-;;;

내가 박제룡 덕분에 이동진을 알게 되고 그의 글을 읽게 되고

좋아하게 되고 그의 책속에 나오는 책을 또 읽게 되고 좋아하게 되고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 놀라운 관계들.

고전 읽기의 즐거움?!

리딩으로 리드하라 - 세상을 지배하는 0.1퍼센트의 인문고전 독서법
이지성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11월

정말 치열한 삶을 견디고 버티기 위해서,

혹은 진짜 천재가 되기 위해서

온 마음으로 고전을 읽어야 한다고 

세뇌에 가까운 열띤 주장을 펼치고 있다.

때때로 작가의 이야기가 유치하게 다가올 때도 있지만

이 책 덕분에 그동안 생각만 하고 쉽게 다가가지 못했던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을 대출해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다른 고전에도 조금씩 손을 대 볼 예정이다.

저자는 고전을 읽어야 한다고 강요하지만,

강요와 상관없이 고전을 읽고 싶게 만든다는 점에서

나에게는 이 책, 자기계발서보다 더 괜찮았다.

그런 사람.

아무도 그립지 않다는 거짓말 - 당신의 반대편에서 415일
변종모 지음 / 달 / 2012년 2월

1. 보고 싶은 사람

방금 헤어지고도 다시 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

다시 만나자고 이야기한 적 없는데 다시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다.

멀리 있지만 항상 마음에 두고 싶은 사람이 있다.

아득히 멀어졌지만 생생히 살아 있는 사람이 있다.

자주 못 볼 사람이지만 꼭 다시 만나게 될 것 같은 사람.

당신은 아무 말 하지 않았는데 나의 마음만 자꾸 부풀던 일.

그래서 가끔 반대편을 바라보며 위로하던 일.

결국 당신에겐 아무것도 아니지만 나에게 전부인 일.

그것은 모두 내가 사랑한 일.

그랬으니 괜찮다.

십년 뒤에도 당신일 것 같으니,

그 하나의 사랑일 것 같으니.

- 변종모 '아무도 그립지 않다는 거짓말' 중

책을 읽는 내내 든 한 가지 생각.

나는 10년 뒤에 무얼하고 있을까.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을까.

어떤 사람이 되어 있을까.

죽음, 어떻게 생각하세요?

50/50 - 50/50
영화

내가 죽을 확률은 100%. 

언젠가 분명히 나는 죽는다. 

그러나 '언젠가'가 붙어있는 동안 나는 이 '100%'를 망각하고 

불사신처럼 살아갈 거라, 내심 자신하고 있는 것 같다. 

이렇게 방탕(!)하다 살다가  

'언젠가'가 '조만간'으로 바뀌는 순간, 

나는 어떤 모습으로 내 생을 살아갈 것인가. 

그리고 그 확률이 100%가 아니라 50%이라고 할 때 

나는 어떤 방식으로 죽음에 다가갈 것인가. 

p.s 조셉 고든 래빗은 정말 매력적인 배우다.  

생활의 철학

에릭 호퍼, 길 위의 철학자 - 떠돌이 철학자의 삶에 관한 에피소드 27
에릭 호퍼 지음, 방대수 옮김 / 이다미디어 / 2005년 9월

"인간이 행하고 생각하는 모든 것은 그의 얼굴에 각인된다. 

인간의 얼굴은 자신의 모든 비밀을 드러내는 한 권의 열린 책이다. 

그러나 상형문자로 쓰여지기 때문에 그것을 해독할 수 있는 열쇠를 지닌 사람은 극소수이다." 

내가 좋아하는 철학자 에릭 호퍼. 

그는 철학을 삶으로 보여줬다. 

생활의 모든 순간순간을 고민하고 탐구한 그의 모습에서 

똑똑한 바보들의 우월주의에 어쩔 줄 몰라하는 내가 더욱 부끄러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