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출판계도 ‘친디아’에 주목

[사진]세계 최대의 ‘책 잔치’ 인 프랑크푸르트 국제도서전에 마련된 한국관의 모습. 이번 도서전에 한국 출판사는 모두 71개사가 참여했다.




지난 4~8일 열린 제58회 독일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은 ‘세계 최대, 최고의 국제도서전’이라는 평가에 모자람이 없었다. 도서전 사상 가장 많은 출판사가 참여했고, 도서전을 찾은 출판에이전시도 늘었다. 반면 독서 인구의 감소, 문화 다양성 위축 등 세계 출판계의 고민과 문제점들도 그대로 보여줬다. 미국·영국 등의 대형 출판사 부스는 장사진을 이뤘고, 출판의 ‘비주얼화’도 심화되는 느낌이었다.




이번 도서전에는 사상 최대인 113개국, 7,272개 출판사가 참여했고, 출판에이전시도 지난해보다 30개사가 많은 283개사가 참가했다. 17만㎡에 이르는 전시장 내 13개홀의 모든 전시공간이 다 찼다. 전시 도서도 38만2천4백66권으로 지난해(38만6백55권)보다 늘었다.




주빈국 인도를 비롯한 중국·일본 등 아시아권 출판사들의 참여가 크게 늘었다. 특히 지난해의 2배에 이르는 전시 공간을 차지한 중국은 30여개의 다양한 행사를 여는 등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다. 6관 2층의 중국관은 관람객들로 북적댔다. 장은수 민음사 대표는 “세계 출판계들이 새로운 판로를 확보하기 위해 거대 출판 시장인 중국과 인도 등에 주목하고 있다”면서 “아시아 출판 시장의 새로운 질서가 형성되고 있는 만큼 한국도 전략적으로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권의 성장에도 불구하고 출판 관계자와 관람객들이 가장 많이 몰린 곳은 자본과 저작권을 거머쥔 영미권의 대형출판사들이 포진한 8관이었다. 미국의 피어슨과 스콜라스틱, 영국의 펭귄과 헤칫 등의 부스 상담 테이블에는 빈 자리가 없을 정도였다. 8관의 한가운데를 차지한 펭귄은 칼리 피오리나 전 휴렛 패커드(HP) CEO의 회고록인 ‘Tough choices’와 영국의 스타 요리사 제이미 올리버의 책 ‘Cook with Jamie’ 등의 대형 포스터를 내걸었다. 프랑스의 갈리마르(6관), 독일의 베텔스만(3관) 등의 부스도 북적댔다. 반면 남미와 아프리카, 중동, 동구권 국가들이 모여있는 5관은 한산했다.




올해 도서전의 큰 흐름은 예년과 비슷했다. ‘묵직한’ 인문학서나 순수문예물보다는 유명인들의 자서전이나 여행·취미 등 각종 실용서들이 주목을 끌었다. 세계 3대 테너인 플라시도 도밍고의 ‘오페라의 즐거움’이라는 책의 초고가 나돌면서 화제가 됐다. 독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외장’에 신경쓴 책이 많았고, 아동서도 여전히 강세였다. 강인숙 부에노리브로 대표는 “아동서 시장에 새롭게 진입하는 출판사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면서 “세계적인 흐름이 책을 안 읽는 쪽으로 가면서 출판사들이 아동이나 교육 등 독자층이 확실한 쪽에 집중하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주최측은 도서전의 주요 주제를 ‘미래를 위한 교육’으로 정하고 ‘식자(識字) 운동’(literacy campaign) 등 다양한 행사를 열었다. 독서 인구 감소에 대한 고민이 엿보이는 부분이다. 위르겐 부스 도서전 위원장은 “출판이 독자의 존재에 기초하고 있다는 점에서 교육 문제는 기본적인 중요성을 갖는다”면서 “교육은 특히 세계화와 디지털화의 시대에 개인과 사회 발전에 무척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도서전에는 또 출판의 디지털화를 보여주는 ‘디지털 마켓 플레이스’와 15세기부터 20세기 초반까지 각종 필사본과 인쇄물을 볼 수 있는 ‘고서적 전시회’가 4관에서 나란히 열려 눈길을 끌었다.




한편 한국관에는 11개사가 전시 공간을 마련하는 등 45개 출판사가 1,300여종의 도서를 전시했고, 26개사는 독립 부스를 설치했다. 국내 부스에선 상담을 하기 위해 국내 출판 관계자들을 찾는 각국 출판 관계자들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대한출판협회 관계자는 “지난해 주빈국을 맡았던 게 한국 출판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는 등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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