冊 it out YO!!! 제 10탄 - 인생은 타이밍?! |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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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타이밍이다"라는 말은 어디선가 들어서이기도 하지만 살아가면서 조금씩 체득하게 되기에 더욱 새드 벗 츄루(sad but true)한 말이기도 합니다. 어렸을 때는(그렇다고 제가 늙었다는 것은 아닙니다만) "한 번 더"라는 티비 퀴즈쇼의 에이알에스찬스보다 강력한 무기가 있었지만 찬스는 찬스인 법. 죽을 때까지 계속 주어질 수는 없는 것이겠죠. 슬램덩크의 정대만이 "농구가 하고싶어요"라며 안 감독님 앞에 무릎을 꿇었을 때, 북산에게도, 대만이의 인생에 있어서도 그보다 완벽한 타이밍은 없었겠지만 안감독님이 점심때 먹은 라면때문에 속이 더부룩해 집으로 바로 퇴근하셨다면 대만이는 촌스런 롱헤어를 하고 아직도 애들 삥이나 뜯고 다닐 수도 있었을 겁니다.

 


타이밍? 놓치고 싶지 않아~

 

조금씩 세월이 흐르면서 순간 순간의 타이밍에 점점 민감해지는 이유는 어렸을 적 그만큼 타이밍에 둔감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지하철을 타도 사람들 붐비는 것 뻔히 알면서  출구나 환승구에 가까운 칸에 타기 마련이고 찰나의 순간 때문에 버스를 놓치게 되면 빌어먹을 아침에 '똥싸지 말걸'부터 시작해 안쌌으면 지각 안했을 거고, 지금까지 무지각의 기록도 유지되며, 회사에서 만큼은 성실한 **씨로 이미지 굳히는 건데... 와같이 후회의 연속사슬은 이어지게 됩니다. 결국 10분차로 놓친 버스 한 대때문에 말이죠.
10년 전의 우리도 그랬을까요? 학원가는 버스 놓치면 놓쳤나 보다. 어? 근처에 떡꼬치집이 있었네 하며 100원 내고 먹는 달콤새콤한 떡꼬치양념을 음미하며 다음 버스를 여유롭게 기다렸을지 모릅니다. 어쩐지 슬퍼지네요.

 


나중에 먹어야 맛있는 것들...

 

허나 저에겐 아무리 타이밍의 법칙이 절대반지보다 더 중요한 요즘을 살더라도 한 가지 이것을 무시할 때가 있으니 바로 밥 먹을 때입니다. 가령 치킨 한 마리를 시켜먹어도 날개는 맨 마지막이요. 떡만두국을 먹을 땐 맛좋은 고기만두 고이 간직해 마지막을 장식해야 하죠. 돼지갈비는 또 어떠한가요? 자글자글 익어가는 갈비들을 맛나게 먹다가도 스톱! 냉면과 함께할 여서일곱조각은 살짝 남겨둬야 합니다.  우스운 것은 사실 퍽퍽살과 날개의 야들살을 함께 즐겨야 치킨이 더 맛나고 만두도 살살 잘라 떡과 함께 씹어야 그만인 법인데 굳이 "맛있는 부분은 나중에"라는 이상한 압박때문에 배부른 후에야 정작 맛있는 부분을 맛있게 느끼면서 먹는다는 것이죠.

 


이런 경우도 있습니다.

 

저는 수학 정말 진짜 킹왕짱 못합니다. 수능 수리1영역 점수 들으시면 놀라실 걸요? 인터넷 교보문고의 이미지를 위해 밝힐순 없습니다만 제가 수학을 못하는 것은 아니, 수학점수가 유난히 낮았던 것은 제가 멍청했던 것도 있지만 어려운 문제를 어떻게든 끝까지 풀어보려고 시간 다 쓰다가 정작 쉬운문제 날리는 전형적인 돌쇠스타일의 시험법을 고집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그 문제는 맞았냐. 그건 아니죠~
이건 노이로제인 것 같습니다. 수많은 학습지의 문제 푸는 방식에 "어려운 문제는 넘기고 쉬운 문제부터"라고 쓰여있어도 "훗 여기서 포기하는 거냐? 그럼 그렇지. 난 니가 넘볼 수준의 문제가 아니야..."라고 비웃는 것 같아서 고집스레 물고 늘어지게 됩니다.

 


퍼펙트 타이밍 대 타이밍 미스

 

솔직히 말하자면 제 인생은 퍼펙트 타이밍의 연속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신길에서 1호선을 타고 집에 가려고 하면 바로 예쁘게 3번 플랫폼으로 천안행 급행열차 와주시고(현실은 죽어라고 인천행만 오죠;;) 퇴근길 광화문에서 5호선을 기다리면 제 쪽 먼저 오길 바랍니다.(현실은 무조건 제 동기인 남일이 쪽 부터 옵니다.)

이 것뿐이겠습니까?  적절한 시기에 결혼해서 애놓고, 완벽한 시기에 펀드사서 대박나고(주식은 못해요 - 소심해서) 완벽한 노후 보장되길 바라는 게 모든 사람들의 바람아니겠습니까?
그러나 그것은 꿈일 뿐인거죠. 저도 알고 여러분도 알고 있습니다. '그냥 한 번 그랬으면 좋겠네'라는 상상 혹은 망상 한 번에 잠깐이라도 즐거울 수 있을 것도 같습니다.
DDR게임 처음 하는 사람 처럼 지겹도록 MISS만 찍히는 인생이라도 언젠가는 PERFECT 찍힐 날 올 것이니라 마음 먹으면 그 순간도 바로 퍼펙트 타이밍임을 믿어보고도 싶습니다.

써놓고 나니 뭐 타이밍 얘기했다가 음식 얘기했다가 수학문제에 지하철까지... 완전 짬짜면 저리가라할 만한 글이 되어버렸네요.
실은 제가 지금 휴가 중에 쓰는 글이라 히히.. 오늘 저녁은 짬짜면이나 시켜 먹으까?

 

[아무 이유없는 추천음악]  Mos Def - perfect timing

 


쓴 이 - 인터넷 교보문고 엠디 주용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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