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편

p.270

언은 주머니에 얼굴을 묻으며 나직이 그리움을 토해냈다. 시간이 흘러갈수록 더한 그리움이었다.기억할 것이 자꾸만 작아져서 언은 괴로웠다.

p.336

"거꾸로 가고 계시다는 것 언제쯤 깨달으실 겁니까. 세상이 없다 생각되는 건, 앞을 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뒤돌아 과거로 가고자 자꾸만 헛된 걸음만 하시는데, 어디에도 닿을 수가 없지요. 그걸 언제쯤 깨들으실 겁니까?"

"흘러야 할 물길의 입구를 막아서고 있으면, 그 물은 차이고 차여서 언젠가는 터져 버립니다. 막고 있는 사람을 쓸어 버릴 정도로 거대로 물줄기가 되어 버립니다. 그러니 그만 막아서고 비켜나십시오. 물은 멈추지 않고 흘러야 하듯, 사람의 시간도 흘러야 하는 것입니다. 억지로 막아선다고 해서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만 앞을 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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